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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하이트진로 vs 오비맥주]'순혈과 영입'…상반된 재무라인 인사 키워드⑨[인사]하이트 '사수·부사수' 바통 터치, 오비 '외부 전문가' 중용

박규석 기자공개 2023-08-18 07:38:2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4: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재무라인 인사 키워드는 완전히 다르다. 하이트진로가 내부 인사 중심의 순혈주의라면 오비맥주는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한다. 재임기간 측면에서도 하이트진로는 장기간 자리를 지키는 반면 오비맥주의 근속연수는 불규칙한 기조를 띄고 있다.

◇하이트진로 재무라인 '7년 한솥밥'

하이트진로의 재무라인은 2011년 진로와의 통합 출범 이후 3명의 인사가 한 몸처럼 움직였다. 심원보 전 재무부문 부사장을 필두로 현직인 최경택 부사장과 김기원 전 상무가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넘겨주는 기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사수와 부사수 형태로 회사의 재무를 관리했던 셈이다.

이들이 하이트진로의 경영진으로 함께 활동한 시기는 2012년 김기원 전 상무가 상무보로 승진하면서부터다. 이때 심 전 부사장은 회계팀과 재무팀, 경영지원팀을 총괄하는 전무이사였고 김 전 상무는 회계팀과 재무팀을 담당했다. 최 부사장의 경우 경영전략본부와 인사팀을 관리하는 상무이사였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2018년까지 약 7년간 이어졌다. 최 부사장 등 3명이 하이트진로의 경영진으로써 경영과 재무에 직간접적으로 함께 관여했다는 얘기다. 이 기간 동안 하이트진로의 재무라인은 사실상 심 전 부사장과 김 전 상무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최 부사장의 경우 경영전략실과 인사, SCM추진실, 신사업개발센터 등을 맡아 재무보다 경영과 기획파트에 집중하고 있던 시기였다.

2018년 7월부터 하이트진로의 재무 수장은 심 전 부사장에서 부사수였던 김 전 상무로 바뀌게 된다. 심 전 부사장이 퇴임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실무 차원의 인수인계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전 상무의 재임 기간은 길지 않았다. 재무부문장에 오르고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인 2019년 12월에 하이트진로홀딩스로 위치를 옮겼기 때문이다. 이듬해 하이트진로는 김 전 상무를 상무로 위촉해 다시 중용했지만 2021년 3월에 사임하며 하이트진로와 결별하게 된다. 사임 배경은 일산상의 이유였다.

사진(왼쪽부터)은 심원보 전 부사장, 최경택 부사장, 김기원 전 상무

심 전 부사장에서 김 전 상무로 이어졌던 바통은 최종적으로 최 부사장이 넘겨받게 됐다. 김 전 상무가 사임과 복귀를 반복하던 시기에 최 부사장의 역할이 재무파트까지 확장됐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2019년 12월을 기점으로 경영전략실 업무와 더불어 경영공시, 세무, 회계팀, 재무팀, 내부회계관리팀 등을 담당하게 됐다. 2023년 3월 말 기준으로 최 부사장은 경영전략실과 인사팀, 총괄지원팀, 자산관리팀, ESG팀, 재무팀, 회계팀 등을 컨트롤하고 있다.

◇오비맥주 인사 코드 '외부전문가→AB인베브'

오비맥주는 임원 등의 현황을 상세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비상장사인 만큼 임원의 상세한 이력 등이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매년 공시하는 감사보고서와 과거 인사 등을 통해 재무 수장은 외부에서 중용하고 있다는 기류를 일정 수준 가늠할 수 있다.

그동안 오비맥주가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추적해 보면 이러한 흐름은 대략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2005년 말에 재무부문 총괄을 맡은 유성한 부사장을 시작으로 이영상 부사장과 이동형 부사장, 박성훈 부사장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큰 틀에서는 변함이 없다.

이들 중 이영상 부사장이 대표적인 외부 인사다. 그는 2007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약 8년간 오비맥주의 재무를 총괄했다. 다른 인사들의 재직기간이 1~4년 사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는 오비맥주의 재무를 가장 길게 책임졌던 수장이기도 하다.


1962년생인 이 부사장의 경우 1994년 한국산업리스홍콩유한공사 이사를 시작으로 Rhodia Polyamide Controlling and Stratery 아시아담당 이사, 보루네오가구 대표이사 사장, AIG손해보험 CFO 전무 등을 거쳐 오비맥주와 인연을 맺었다. 오비맥주를 떠난 이후로는 투썸플레이스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오비맥주의 이러한 인사 기조는 지난해에 미묘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외부 인사라는 부분에는 변함이 없지만 모회사 AB인베브 출신의 재무 수장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오비맥주의 CFO 역할을 책임지고 있는 인사는 후안 카를로스 에스피노사(Juan Carlos Espinosa) 부사장이다.

후안 카를로스 에스피노사 부사장을 시작으로 오비맥주의 향후 재무총괄은 AB인베브 출신이 맡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2014년 4월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이후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모회사 차원의 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하고 있는 만큼 재무라인 역시 비슷한 기조를 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오비맥주는 AB인베브에 재인수된 이후 브라질 출신의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자르딤(Frederico Freire Jardim) 사장이 초대 외국인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브루노 코센티노(Bruno Cosentino) 사장이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 사장 체제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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