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협회 "中기업 모니터링 강화, 日과는 교류 확대" 글로벌 경쟁 심화 속 정보전 속도…투자금 안정적 조달도 중요
정명섭 기자공개 2023-08-14 08:14:42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3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전기차·이차전지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 간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배터리산업협회(이하 협회)가 중국 산업에 대한 정보전을 강화한다.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글로벌 규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는 일본 업계와 소통 접점을 늘린다.◇K배터리 최대 경쟁자 중국, 동향 파악 중요해질 듯
박태성 협회 상근부회장(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협회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중국 이차전지 기업이 급성장하며 정보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국내외 전문 시장조사기관이나 외신, 중국 개최 전시회·컨퍼런스 참여, 중국 기업과 교류하는 해외 기업과의 소통 등 간접적인 정보 획득 방식으로 중국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K배터리'의 최대 경쟁자다. 일례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유럽연합(EU)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64%,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34%다. 2020년만 해도 차이가 51%포인트에 달했으나 지난해 30%포인트로 줄었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앞으로 이 차이는 좁혀지는 것을 넘어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 생산기지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작년 8월 IRA를 도입해 전기차와 이차전지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 공략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동향 등 정보 파악은 전략적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같은 관점에서 협회는 일본 이차전지 업계와 협력을 강화한다. IRA나 유럽 이차전지 규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유사해 협력 시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박 부회장은 "미국에서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 간의 합작 투자가 진행되는 점, 그리고 핵심광물 등 공급망에 대한 협력 수요가 큰 점을 감안해 향후 어떤 형태로든 (일본 업계와) 상호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협회도 올 하반기부터 일본 협회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금 안정적 확보 중요…정책금융 역할 기대
박 부회장은 국내 이차전지 산업이 글로벌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자금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이차전지 업계는 현재 수주 계약 체결 규모만 약 1000조원에 달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설비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과 동남아 지역에서도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박 부회장은 정책금융당국이 민간금융 투자를 견인하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일본 등과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자금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며 "정책금융 영역뿐만 아니라 민간금융 분야에서도 이차전지 분야의 투자자금 지원이 활발하게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올해 하반기에 인재 육성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배터리 아카데미' 출범이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협회는 대학과 연계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울 계획이다. 초기 양성 목표는 1만6000명이다. 배터리 아카데미가 각 기업이 대학과 손잡고 개설하는 계약학과와 다른 점은 비전공자나 직장인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중소·중견기업의 위탁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는 점이다.
박 부회장은 "대학에서 이차전지 업계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신규 취업 교육', 타 업종에서의 이차전지 업계로의 '전직 교육', 중소·중견 기업에서 교육을 위탁하는 '위탁 교육' 등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라며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질적인 현장 실습 교육까지 진행해 예비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배터리 아카데미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전남 나주에 건설되고 있는 사용 후 이차전지 성능 검증을 위한 평가센터의 구축 현황도 공유했다. 이는 협회가 전남도, 나주시, 현대차 등과 함께 짓는 기관으로 지난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추진됐다. 총 사업비는 234억원으로 현재까지 장비가 80%가량 들어섰다. 예상 준공 시기는 2024년 하반기다.
박 부회장은 "(평가센터는) 사용 후 이차전지의 잔존 성능과 안전성 등을 평가해 재사용, 재활용 중 어떤 것이 적합할지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적인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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