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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를 움직이는 사람들]배창성 본부장, 유동화의 역사를 함께 쓰다③1999년 자산유동화팀 커리어 시작한 베테랑..."올해 부동산PF 면밀히 살필 것"

김슬기 기자공개 2023-08-28 13:56:24

[편집자주]

한국기업평가는 올해로 설립 40주년을 맞이했다. KDB산업은행에서 분사한 후 국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사업가치평가 사업을 진행해왔고 1987년부터 회사채 신용평가기관으로 지정된 후에는 신용평가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자본시장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는만큼 늘 보고서로 시장과 소통해왔다. 더벨은 보고서 대신 한국기업평가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자산유동화증권을 평가하는 곳은 SF본부다. 국내에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유동화법이 만들어졌고 한국기업평가도 제도 개편에 발맞춰 관련 부서를 만들었다. 매출채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NPL)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산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SF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는 배창성 본부장이다. 그는 중공업과 기계업종의 신용평가를 했으나 1999년 자산유동화팀이 만들어질 때부터 함께 했다. 중간에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던 3년을 제외하면 20년이 넘는 시간을 한 분야에 몸담은 것이다. 그는 유동화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 1998년 자산유동화법 제정으로 시장 열렸다

현재 SF본부는 SF1·2실 등 총 2개의 실로 구성돼 있고 각각 7명씩 근무하고 있다. 본부장을 포함하면 총 15명이다. SF1실은 소비자금융, 매출채권, 신용파생상품, 부채담보부증권(CDO) 등과 관련된 구조화금융 상품 평가를, SF2실은 부동산PF, 주택저당증권(MBS), 커버드본드, NPL 등을 담당한다.

SF본부에서 다루는 상품은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자산유동화법)에 따른 자산유동화증권을 포함해 명목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가 특정자산이나 계약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증권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 한국기업평가에서는 기업 신용평가만 진행했으나 IMF를 겪으면서 1998년말 자산유동화법이 통과되자 시작됐다.

당시 화두는 외환위기로 발생한 NPL 처리였다. 다만 입법 직후의 유동화딜은 자동차할부금융채권 유동화가 대다수였고 NPL이 유동화된 것은 2000년부터였다. 당시 한국·대한·국민투자신탁 등 3대 투신사의 부실채권이 대량으로 세컨더리 CBO 형태로 유동화됐고 금융기관의 부실대출도 유동화를 통해 처리됐다.

즉 제도 개편과 함께 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해왔던 것이다. 그는 "국내에서 신용평가사를 비롯, 주관을 하는 증권사나 업무수탁을 하는 은행, 법무법인, 회계법인, 발행기업 등 누구도 발행경험이 전무한 상태였기에 해외사례를 공부하면서 초기 유동화구조의 원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자산유동화서만 20여년 경력, 자산 위험분석 및 계약서 검토가 핵심

그는 유동화 시장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부터 SF본부장을 맡아왔고 올해 6년째 본부를 이끌고 있다. 그가 본부장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5년 한국기업평가에 입사, 중공업과 기계업종에 대한 신용평가 업무를 통해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었다.

1999년 자산유동화팀이 신설될 때 자원해서 부서를 이동했다. 그는 "최초의 유동화는 자산유동화와 구조화금융이 혼재된 형태였다"며 "자산유동화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해외 사례도 많이 공부를 했는데 MBS가 발달한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유동화의 양상이 다소 달랐다"고 설명했다.


2007~2009년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평가기준실은 모든 업종을 두루 살피면서 신용평가의 기틀을 세우는 곳으로 전문위원은 등급 평정에 있어서 투표권을 가진다. 금융과 SF 영역의 전문위원으로 금융 쪽 경험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후 다시 SF본부에서 활약했다.

SF본부의 평가 내용은 개별기업의 신용평가처럼 주목도가 높지는 않지만 구조가 복잡해 평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외부에 공시되는 평가자료도 있지만 미공시 평가자료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피평가자가 외부에 공개하고 싶지 않은 유동화 구조일수도 있고 유동화 자체에 대해 함구할 경우도 있다.

그는 "구조화상품의 경우 발행자가 명목회사이기 때문에 자산의 관리 등 모든 업무가 위탁되어 있고 자산의 관리를 포함한 투자자보호를 위한 장치들이 계약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계약서에 문제가 없도록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산고유의 위험분석 뿐 아니라 자산관리와 관련된 제반 계약내용의 검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저희의 이러한 방침은 간혹 시장참가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지만 이제까지 구조화금융상품의 안정성을 담보하며 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일조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때 오히려 호황, 올해는 재정비 시간 가질 것

SF본부는 기업본부와 달리 바쁜 시기가 정해져있지 않다. 딜에 따라 평가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데다가 발행시점이 제각각이어서 1년 12달 내내 골고루 일이 있다. 그가 본부장이 된 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장이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오히려 SF본부의 업무가 늘어나면서 쉴새없이 달려왔다.

특히 2022년 연간으로 봤을 때 1600여건의 평가가 이뤄졌는데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50% 가량 많은 수준이었다. 대신 올해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금리상승과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부동산PF에 대한 부실화 우려가 나오면서 딜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물론 실제 딜로 따지면 수치가 이보다 적을 수 있지만 부서원들이 매월 상당한 양의 업무를 소화해야 하고 사후관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가 많았다"며 "오히려 지금이 직원들이 추스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간 쌓였던 것들을 메뉴얼화해서 축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기존 부동산PF의 차환발행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처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금융회사와 건설사 평가에 도움이 될 자료를 확보해 교차검증을 하고 있다"며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등 부동산경기 하락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분양, 부실자산 처리 등과 관련된 내부 스터디를 강화해 향후 시장환경에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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