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중국 베이징 지사 폐지 '법인만 유지' 이사회서 만장일치로 가결, 수주 경쟁력 약화에 '경영효율화'
전기룡 기자공개 2023-08-18 07:42:09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4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중국 베이징 지사를 폐지한다. 중국 시장에서 신규 수주가 사실상 힘든 상황이란 점을 고려했다. 다만 향후 중국 시장으로 복귀 가능성을 고려해 법인은 유지하기로 했다.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중국 북경지사 폐지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당시 이사회에는 윤영준 사장과 김광평 전무(CFO), 황준하 전무(CSO) 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4인이 참여했다. '경영 효율화' 차원의 결정이다.
우선 현대건설은 1995년 그룹 6개사와 중국 현지 합작회사 공동출자로 북경현대남양물업유한공사를 설립하며 중국에 첫 진출했다. 북경현대남양물업유한공사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던 '북경현대센터'의 발주처였다. 북경현대센터는 그룹 차원에서 베이징에 위치한 각 계열사들의 법인을 입주시켜 사옥처럼 사용할 목적으로 조성한 오피스 빌딩이다. 연면적 6만4000㎡, 지상 26층 규모로 당시 계약 규모는 1억달러를 상회한다.
덕분에 현대건설은 1996년 한때 중국에서만 해외건설협회 기준 3억1666만달러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렸다. 그해 현대건설과 현대전자·현대종합상사·현대상선이 각각 25%씩 출자해 설립한 현지법인 대련희망대하유한공사로부터 수주한 '대련희망빌딩'도 계약액을 쌓는데 보탬이 됐다.
이후 현대건설은 1997년(1억5430만달러)과 2005년(1억5038만달러), 2006년(1억3694만달러)에도 중국에서 상당한 계약액을 확보했다. 그러나 2007년(7701만달러) 이후부터 점차 중국시장에서의 성과가 축소되기 시작했다. 2013년 한때 중국에서의 계약액이 6만7000달러에 그친 이력도 있다.
사드(THAAD)로 야기된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 발표도 중국에서의 신규 수주가 사실상 힘들어진 이유다.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은 중국 정부가 외국인들의 투자 범주를 문서화한 것으로 건설업종 대부분이 '신규 투자 제한 사업'이나 '신규 투자 금지 산업'에 포함돼 있다.
외국 기업들에 대해 배타적인 정책이 시행된 만큼 현대건설은 중국에서 최근 5년간 4865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2019년과 2020년, 2022년에는 신규 계약액이 전무하다. 이에 현대건설도 베이징 지사의 업무 영역 대부분을 본사로 이관하고 폐쇄 수순을 밟기로 최종 결정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지사 폐쇄에도 현지 법인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법인 설립 시 △설립신청서 △타당성보고서 △정관 △법인등기등록 △은행신용 증명서류 △경영·기술인원 증명서류 △최근 3년간의 대차대조표 등이 요구되는 만큼 중국 시장이 재개방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베이징 지사가 한동안 설계·조달·시공(EPC)보다 구매나 협력사 관리 등의 업무정도만 처리해왔기에 본사에서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지사는 폐쇄하지만 향후 중국 시장에 복귀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법인과 현지 건설면허 등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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