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JV 돋보기]롯데JTB, '계열사 시너지 활용' 크루즈 달고 반등 모색코로나 거치면서 매출 85% 이상 감소, 엔제리너스·롯데호텔앤리조트 등 협업해 차별화
변세영 기자공개 2023-08-24 10:46:08
[편집자주]
롯데쇼핑은 글로벌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왔다. 자사 오프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해 시너지를 도모하는가 하면, JV로부터 짭짤한 배당 수익까지 올리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다. JV 이사회에 임원을 투입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더벨은 롯데쇼핑의 JV 설립 배경 및 지분구조, 경영 현황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제이티비(JTB)는 롯데그룹의 유일한 여행업 계열사다. 롯데관광개발이 롯데라는 이름을 쓰고 있긴 하지만 지분 관계는 전무하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의 부인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이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막내 여동생이라 이름만 쓰고 있는 것뿐이다. 오히려 양사는 크루즈로 경쟁하는 사이다.2007년 출범한 롯데제이티비는 롯데닷컴과 일본 레저기업 JTB가 각각 50% 출자해 합작으로 세워진 법인이다. 롯데닷컴이 영위하던 여행사업부가 합작 법인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롯데의 여행사업 진출에 큰 관심이 쏟아졌다. JTB는 일본 최대의 여행사이자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경쟁력을 갖는데, 롯데의 오프라인 인프라까지 더해지면 단숨에 여행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시각이 짙었다.
◇글로벌 여행사과 한국 유통공룡의 만남, 부채비율 4000%에 이르기까지
여행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롯데제이티비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JT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와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를 투트랙으로 공략했다. 다만 롯데제이티비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법인 설립 이후 실적을 살펴보면 2009년 매출액 69억원을 시작으로 2010년 141억원, 2016년 262억원을 기록하는 등 4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2018년 매출액 355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코로나19를 사태로 고꾸라졌다.
코로나19 기간 매출액은 2020년 49억원, 2021년에는 9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47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8억원, 67억원, 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실적이 뒷걸음질하면서 재무건전성도 나빠졌다. 롯데제이티비 부채비율은 2019년 팬데믹 이전 354%에서 2021년 2650%, 지난해 말에는 4465%까지 증가했다.
◇'패키지→크루즈' 무게추 이동, 롯데그룹 시너지 활용 '차별화 모색'
현재 롯데제이티비 수장은 박재영 대표가 맡고 있다. 박 대표는 2018년 취임 이후로 롯데제이티비 사업구조 개선 작업에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비전이 크루즈다. 롯데제이티비는 2019년 패키지여행을 넘어 크루즈 여행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크루즈 사업은 전세선 운항과 기항지 투어 등으로 구분된다. 전세선 운항은 글로벌 선사로부터 크루즈를 빌려와 국내 고객을 태워 여행을 다녀오는 시스템이다. 기항지 투어는 해외 크루즈가 국내로 들어올 때 탑승 고객을 데리고 투어 등을 맡는 형태다. 롯데제이티비는 올해 하반기 미스터트롯2 출연진과 함께하는 크루즈 운항을 진행한 후 오는 2024년 상반기 2항차, 하반기 2항차까지 총 1만명 송객이 목표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전세선 운항을 시작한 건 2010년 롯데관광개발이다. 롯데제이티비는 사업 진입이 한발 늦었지만 롯데그룹 계열사를 활용해 입지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롯데제이티비 영업소는 대부분 롯데마트나 롯데아울렛 등 그룹 계열사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이밖에 롯데GRS가 전개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와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롯데건설 및 롯데면세점과 협업해 여행상품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계열사와 협업해 신규 상품을 론칭하기도 한다. 롯데제이티비는 롯데온과 롯데호텔앤리조트와 롯데스카이힐CC 제주 라운딩이 포함된 '내맘대로 제주골프'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판매는 롯데온을 통해 이뤄졌다. 향후에는 롯데월드 등이 위치한 부산 오시리아와 마곡 시니어 레지던스 등을 활용한 시니어 비즈니스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계열사 간 협업을 반영하 듯 롯데제이티비 이사회에는 유통군HQ부터 호텔군HQ를 아우르는 임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신성빈 롯데 호텔군HQ 경영전략본부장과 권원식 유통군HQ 경영전략본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최영준 유통군HQ 쇼핑재무본부장이 감사로 위치해 중차대한 결정에 참여한다.
롯데제이티비 관계자는 "미스터트롯 등 엔터 컨텐츠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세계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는 JTB계열사 간 얼라이언스를 통해 동남아와 중남미 등 인바운드 유치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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