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자산유동화 카드]부활한 장호주 부사장, 자산 매각 '재추진' 총대②롯데그룹 순혈 '재무통'의 과제, 부동산 인수 대상자 '롯데물산→전방위로'
김선호 기자공개 2023-08-25 13:25:29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렸던 롯데쇼핑이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그동안 보유 중인 자산과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빅딜을 진행시켜왔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재무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쇼핑의 현주소와 재무전략, 그리고 이를 추진하는 인물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2022년 정기인사를 통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에서 헤드쿼터(HQ·Head Quarter) 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영에 복귀한 장호주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 부사장(사진)은 최근 롯데쇼핑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 건을 검토하고 있다.사실상 그는 과거 롯데쇼핑의 강희태 전 부회장 체제 시기에도 점포 구조조정을 직접 단행했던 임원이었다. 2020년 3월부터는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선임돼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사회에 참여한지 만 1년을 채우기도 전에 사임을 결정했다.
장 부사장이 2022년 다시 경영에 복귀할 수 있었던 건 롯데그룹이 HQ 체제로 전환하면서 외부 임원을 수혈했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동안 계열사 간 논의를 마치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양상이다.
◇점포 구조조정의 장본인, 사임했지만
1960년생인 장 부사장은 1987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호텔롯데와 정책본부 지원실 재무팀 등을 거치고 2014년부터 롯데쇼핑에서 근무했다. 롯데그룹의 순혈인사이자 재무통으로서 롯데쇼핑 임원으로 활약하며 2020년에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당시 강 전 부회장은 점포 구조조정 전략을 짜고 실행에 옮겼다. 2020년에는 3년 내 200개 점포를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고 이를 발표한지 1년 만에 절반 이상을 달성해내는 성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당시 장 부사장도 롯데쇼핑의 경영효율화 작업에 함께 했다.
사실상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게 부동산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점포 구조조정은 사실상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에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단행된 것과 같았다.
그러나 그조차 2020년 하반기에 본격화된 '임원 물갈이'를 피하기는 힘들었다. 점포 구조조정, 자산유동화 등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장 부사장은 롯데그룹의 인사 조치로 2020년 11월 30일로 롯데쇼핑 사내이사를 사임했다.
장 부사장의 빈자리는 2021년 당시 최영준 쇼핑재무본부장 상무가 대신했다.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재무보다는 전반 사업구조를 다시 손보기 위해 독한 혁신을 진행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그러나 2022년 강 전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또 다시 변화가 일었다.
◇계열사 간 자산재배치 무산, 현금 유입 '다각도 검토'
장 부사장은 2022년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신설된 유통군HQ의 재무혁신본부장을 맡으면서 경영에 복귀했다. 이때에 유통군HQ 총괄대표로 외부 출신 김상현 부회장이 선임됐고 주요 사업부 대표도 변경되는 과정을 거쳤다.
구체적으로 롯데백화점(백화점사업부)은 신세계그룹 출신의 정준호 부사장, 롯데마트(할인점사업부)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 강성현 부사장, 롯데온(이커머스사업부)은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 나영호 부사장이 대표를 맡았다. 롯데슈퍼(슈퍼사업부)는 올해부터 강 부사장이 대표를 겸직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전까지는 매출·시장점유율을 중심에 뒀다면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사업전략으로 변모해나갔다. 이를 위해 사업은 외부 출신이 맡고 구조조정에 맞춘 재무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장 부사장을 다시 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롯데물산·롯데쇼핑·호텔롯데 최고재무책임자가 모여 보유 자산을 재배치하는 논의를 했다는 부분이다. 성과를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계열사 사업 성격에 맞게 호텔·쇼핑이 보유한 부동산을 롯데물산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내부에서 이견이 생기면서 최종 결론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장 부사장이 유통군에 속한 계열사를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회의에서 주요한 의견을 피력하는 임원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감안하면 장 부사장은 계열사 간 자산재배치 논의가 사실상 무산되자 더 넓은 범위에서 부동산 인수 대상자를 물색해 자산을 유동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경기침체에 대응한 재무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자산유동화를 위해 부동산 매각 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중장기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에서 논의를 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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