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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울산함 수주전]한화오션·HD현대가 그린 특수선 로드맵은④한화오션, 유입자금 절반 방산에…HD현대, MRO·R&D로 기술 고도화 집중

허인혜 기자공개 2023-08-29 07:25:5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HD현대중공업의 독주 체제였던 특수선 경주에 한화오션이 재진입하면서 속도경쟁이 치열해졌다. 한화오션은 원래 잘 했던 분야를 되찾고 싶어하고, HD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선두를 꿰찼던 특수선 부문을 뺏길 생각이 없다.

한화오션이 먼저 방산 부문에 유상증자 자금의 절반을 투입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HD현대중공업도 방산 부문의 로드맵을 다시 들여다볼 때가 왔다. 두 기업이 그려갈 특수선 로드맵은 어떤 모습일까.

◇한화오션, 조달자금 절반 방산에…선진국 '노크'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원래 특수선 사업을 잘했던 곳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황금기였던 2000년대에는 대우조선해양의 대형 특수선 건조 소식이 달마다 쏟아졌다. 충무공 이순신함과 대조영함 등 이름이 잘 알려진 해군 함정들은 모두 대우조선해양의 손을 거쳤다. 그랬던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의 파고에 잠겼고 그 사이 HD현대중공업이 잰걸음을 걸었다.

한화오션은 이달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재무건전성 확보가 우선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화오션은 운동화 끈을 꽉 매는 데 2조원을 다 쏟겠다고 선언했다.

한화오션은 신규 투자계획으로 기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굳혔다. 한화그룹의 출발이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역점 사업인 방산을 한화오션의 최전방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아예 첫 번째이자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분야로 방산을 낙점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할 2조원 중 9000억원을 '초격차 방산 솔루션'에 투입한다. 잠수함과 수상함 등 특수선 사업으로 활로를 찾겠다고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무인·첨단 기술과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추진한다. 해외 생산거점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두드리기 위한 포석이다.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과의 협업도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잠수함용 ESS와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체계 등을 결합한다는 목표다.

한화오션은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어비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방산 부문의 기여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방산 매출 비중은 현재 10% 수준에서 2030년 2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2030년 3조원, 2040년 7조원으로 늘린다.


◇'기술력 자신감' HD현대, 더 조용한 함정·MRO로 알파 노린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의 재도약 전까지는 사실상 특수선 부문의 라이벌이 없었다. 조선3사 중 HD현대중공업을 뺀 두 곳은 특수선 부문에서는 맞수가 되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인수 전까지 유동성 위기에 잠식돼 있었고 삼성중공업은 특수선보다 상선과 해양플랜트 등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차세대 호위함 5·6번 수주전에서도 자신이 있었던 것도 배치3 1번함 건조 계약을 따오는 등 경험이 풍부해서다.

선두의 자신감일까. HD현대중공업의 중장기 투자 계획만 보면 특수선보다는 친환경 선박에 집중돼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창립기념일을 맞아 '비전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두 개의 굵직한 비전과 함께 5년간의 투자 계획을 선포했다. '친환경 전환'과 '디지털 전환'이다. 단일 목표 투자처로는 친환경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금액을 배치했다. 디지털 전환과 제약·바이오에 각각 1조원을 투입한다.

이렇게만 보면 특수선이나 특수선이 속한 방산 분야의 투자 계획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다만 한화오션이 방산 부문 투자를 선언했고, HD현대중공업의 강력한 맞수로 떠오르는 상황이라 방산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HD현대중공업이 제시한 미래 투자금은 21조원으로 한화오션이 이번에 발표한 투자금 대비 10배가 넘는다. 이중 12조원이 포괄적인 '사업경쟁력 강화'에 배치돼 있다.

또 이미 선제적 투자도 여럿 진행했다. 그동안의 사업 부문별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계획을 보면 로드맵을 그릴 수 있다. 대표적인 투자 영역은 HD현대중공업이 특수선과 함께 패키지로 판매하는 유지·보수·정비(MRO) 서비스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11월 필리핀 수비크(Subic) 해군기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MRO 서비스 진출에 나섰다.

특수선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소음과 진동 저감 등 기술 고도화에 천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연구개발 담당조직은 조선해양과 엔진기계, 특수선 사업부 별로 나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특수선 분야와 관련된 연구는 함정 소음과 진동의 저감에 집중돼 있다. 연계 연구로 대용량·고출력 통합전기식 추진체계를 구축해 소음 없는 한국형 구축함(KDDX)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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