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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업체 생존리포트]'문구 명가' 모나미, 실패 딛고 다시 '사업다각화'①교육업 진출 2년만 법인 청산, 화장품 제조 사업 본격화 '신성장동력' 모색

서지민 기자공개 2023-08-31 10:57:55

[편집자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문구업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생존 기로에 섰다. 이러한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모두 사업다각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한 국내 주요 문구업체의 현주소와 생존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다각화는 국내 1위 문구기업 모나미의 오랜 숙원이다. 주력 사업인 문구제조 사업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교육사업과 화장품 제조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모나미는 올해 코로나19 타격에서 회복되며 실적 반등이 이뤄지자 이를 바탕으로 화장품 OEM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신공장을 설립하고 올해 초 전문 자회사 모나미 코스메틱을 출범시켰다. 현재 국내 30여개 브랜드사와 제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2011년 정점 찍은 후 10년간 내리막길, 온라인몰·마케팅 강화로 매출 회복

1960년 광신화학공업으로 출발한 모나미는 1974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국내 최초 잉크형 볼펜 모나미 153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제품군을 넓힌 모나미는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2005년 연결기준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생산부터 수입, 유통까지 문구용품 전반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1989년 태국에 공장을 설립하며 해외진출을 본격화해 현재 태국과 중국, 폴란드에 법인을 두고 있다. 이외에도 문구용 부품 전문생산 업체 ‘플라맥스’, 고급필긱구 수입회사 ‘항소’ 등을 종속기업으로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매출액 2819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모나미는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학령 인구 감소와 사무실의 디지털화로 문구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자 업계 1위인 모나미도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2012년 2625억원이던 매출액은 2013년 1676억원으로 36.2% 급감했다. 이후 1000억원 중반대에서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20년 1278억원으로 2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해 영업이익은 4000만원으로 1억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10년동안 하락일로던 실적이 반등을 시작한 건 2021년도부터다. 비대면 환경에 맞춰 자사 쇼핑몰을 개편하고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를 시작하는 등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2021년과 2022년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은 각각 3.5%, 13.1%로 성장세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화장품 OEM 사업 진출 자회사 설립, 장기적으로 교육사업·부동산개발업 추진

실적 회복에 따라 제동이 걸렸던 사업 다각화 작업에 다시 시동을 건 모습이다. 창업주인 송삼석 명예회장의 장남 송하경 모나미 대표는 2019년 미래 성장동력으로 화장품 사업을 낙점했다. 필기구 제조가 화장품 제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 착안해 60년간 쌓아온 색조 배합 노하우와 사출 금형 기술력을 활용하겠다는 포부였다.

화장품 사업부문을 꾸리고 경기도 군포에 화장품 생산 공장을 마련했으나 1년 넘게 고객사를 찾지 못하며 사실상 사업을 개시하지 못했다. 2020년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화장품 사업을 추가하려고 했으나 2년 연속 정족수 미달로 정관 변경에 실패하기도 했다.

2021년 8월 모나미는 화장품 제조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약 200억원을 들여 경기 용인시에 화장품 생산공장과 물류창고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에 당초 계획보다 공장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완공이 늦어져 올해 초 시설 구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설립에 맞춰 올해 1월 화장품 제조 전문 자회사 '모나미 코스메틱'을 설립했다. 송 대표의 동생 송하윤 사장이 자회사 대표를 맡으면서 사업을 이끌기로 했다. 마케팅 분야 경력직을 충원하며 화장품 OEM·ODM 계약을 위한 고객사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근 화장품 시장 업황도 모나미 코스메틱에 긍정적이다. 인디브랜드들과 비중국 시장 기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여행객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로 중국발 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OEM·ODM 수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나미는 화장품 외 신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사업 브랜드 모나르떼를 기반으로 유아상품 등 콘텐츠를 확장하고 오프라인 채널을 넓힐 계획이다. 주력 사업인 문구용품과 연계된 교육 콘텐츠로 판매촉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과 부동산 투자 자문업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부동산개발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미 관계자는 "필기구를 60년 넘게 만들면서 축적한 색조 배합 노하우와 사출 금형 기술력을 활용하고자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며 "품목군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 운영을 위한 효율적인 인력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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