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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그린투자 앞둔 SK이노의 영업현금 창출원 'SK엔무브'엔무브 고배당에도 1조 투자는 부담, 유상증자로 자금조달

김동현 기자공개 2023-09-01 07:25:4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5: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이차전지와 석유개발(E&P)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며 자체적인 사업 대신 지주회사로 자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이에 따라 주요 매출원(별도기준)도 보유하던 페루 광구에서 나오는 자원개발 수익과 자회사로부터 나오는 배당금 수익으로 단순화됐다.

영위하는 사업이 없어지며 지주사의 성격이 뚜렷해진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의 신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역할을 떠안아 앞으로 4년간 암모니아,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에 1조원을 투입한다. 매년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긴 하나 자체적인 현금창출력도 되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자체적인 사업이 없는 SK이노베이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떠받치는 곳이 SK엔무브다.

◇영업현금흐름 위축에도 SK엔무브 배당으로 선방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등가물+단기금융상품 등) 규모는 7560억원으로 작년 말(7798억원) 대비 200억원가량 줄었다. 장·단기 차입금의 증가로 재무활동현금흐름(8106억원)은 크게 개선됐지만 영업활동이나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SK온 유상증자 참여 등에 따라 '종속기업 및 공동기업투자의 취득' 항목에서 1조165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투자활동현금흐름(-8828억원)이 크게 악화했다.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 유출이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유입보다 더 커지며 전체 현금흐름의 발목을 잡았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별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91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574억원)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으로 전개하는 사업이 없는 SK이노베이션의 매출은 크게 자원개발 수익과 배당금 수익 등 2가지로 창출된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요동치며 E&P 사업에서 일시적으로 1조3564억원의 높은 매출고를 올리긴 했으나 그동안 꾸준히 현금창출원 역할을 한 것은 자회사로부터 배당금 수취다.

이차전지 사업부가 분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SK이노베이션은 해당 사업을 통해 1조원가량의 매출고를 올렸다. E&P 사업부가 거둬들이는 매출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 그러다 2021년 이차전지 사업부와 E&P 사업부가 각각 SK온과 SK어스온으로 분사하며 SK이노베이션 별도 매출을 구성하는 요소는 사실상 배당금 수익 하나만 남았다. SK어스온이 분사하며 매각을 추진하던 페루 사업이 SK이노베이션 잔류자산으로 분류되긴 했으나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따라 매출 격차가 컸다.

올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이 별도기준 배당금 수익으로 장부에 적은 금액은 3702억원이다. 이는 정확히 지난해 SK엔무브의 배당규모와 일치하는 금액이다. 10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던 SK엔무브는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 역할을 했다.

2018~2019년에는 5000억원이 넘는 배당으로 SK이노베이션 곳간을 채웠고 지분 매각으로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이 60%까지 떨어진 2021년부터는 배당총액을 6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100%에 가까운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지난해 SK엔무브의 배당총액은 6170억원으로, 이중 SK이노베이션의 몫은 3702억원이었다.

이 배당금이 SK이노베이션 수익으로 잡히며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를 최대한 방어할 수 있었다. 영업활동에 따라 유입된 현금 규모가 39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배당금 수취 금액이 유입 현금의 전부였다고 볼 수 있다.


◇나갈 곳 많은 투자, 현금창출 부담 지속

SK엔무브가 고배당 성향을 유지하며 SK이노베이션의 곳간이 비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투자 부담은 여전하다.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신사업 투자를 위해 재무활동을 통한 추가적인 현금 유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암모니아, CCUS 등 신사업 발굴에 투입을 예고한 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각 자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미래 발굴에 주력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올해 149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10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한 대형 사업체이기는 하나 별도 기준으로는 그 규모가 7000억원까지 줄어든다. SK엔무브가 안정적인 배당으로 수천억원대의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긴 하지만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안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 중 35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9500억원을 연구개발 인프라 시설투자(5422억원)와 수소·암모니아·저탄소 등 신사업 투자(4092억원)에 투입한다.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인 SK㈜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해 3800억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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