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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의 쏘카 지분확대, '이유있는' 오버페이 잇따른 지분매입으로 지분율 11.81%→32.91%...카셰어링 시장 강화

강용규 기자공개 2023-09-04 10:16:4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렌탈이 카셰어링회사 쏘카의 지분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존 2대주주 SK㈜의 보유지분을 전량 인수해 2대주주 지위, 개인 단위로는 1대주주에 오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 확대 과정에서 '오버페이'를 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다만 국내 카셰어링 시장의 특수성과 기업간의 경쟁 구도, 향후 경영권 확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유 있는' 오버페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1일 롯데렌탈에 따르면 SK㈜가 보유한 쏘카 보통주 587만2450주(17.91%)를 2023년 9월14일과 2024년 9월13일 2차례에 걸쳐 절반인 293만6225주씩 사들이기로 했다. 첫 거래의 인수대금은 661억원이며 두 번째 거래의 인수대금은 661억~802억원이다.

롯데렌탈은 앞서 8월22일 쏘카 특별관계자인 유한회사 에스오피오오엔지(소풍)로부터 쏘카 보통주 105만2000주(3.18%)를 인수하면서 쏘카 지분율을 기존 11.81%에서 14.99%까지 끌어올렸다. SK㈜와의 거래가 계획대로 종료된다면 롯데렌탈은 쏘카 지분율 32.91%의 2대주주가 된다. 개인 단위로는 현 최대주주인 유한책임회사 에스오큐알아이(소쿠리)의 18.97%를 웃도는 1대주주다.

일부 롯데렌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롯데렌탈이 쏘카 주식을 비싼 가격에 사들이며 속칭 '헛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롯데렌탈이 소풍으로부터 쏘카 보통주를 인수할 때 1주당 취득단가는 4만5172원이었으나 당일 쏘카 주가는 1만2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렌탈은 시장가보다 340억원을 더 썼다.

엄밀히 보면 소풍과의 거래는 롯데렌탈에 거부권이 없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3월 쏘카에 1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1.79%를 확보했는데 이 때 1주당 취득가가 4만5172원이었다. 당시 대주주 측은 최대 5%까지 추가로 롯데렌탈에 쏘카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풋옵션 계약을 함께 맺었다. 이 풋옵션 계약이 실행된 것이다.

그러나 SK㈜와의 거래는 이야기가 다르다. 롯데렌탈과 SK㈜가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8월31일 쏘카 주가는 1만611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롯데렌탈이 SK㈜의 쏘카 보유지분 17.91%를 사들이는 1주당 취득단가는 2만2500~2만7300원이다. 최소한으로 잡아도 375억원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롯데렌탈 측에서는 대규모의 지분을 한꺼번에 사들여야 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오버페이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는 그만큼 쏘카 지분 확보에 대한 롯데렌탈의 열망이 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롯데렌탈은 카셰어링 자회사 그린카를 거느리고 있다. 그린카는 2011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첫 카셰어링업체다. 쏘카는 그린카의 뒤를 이어 2012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발주자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입지는 오히려 후발주자인 쏘카가 강력하다. 쏘카가 현대카드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쏘카가 국내 카셰어링시장의 83.38%를 점유한 압도적 1위이며 그린카가 나머지 16.62%를 점유한 2위다. 2020년을 제외하면 쏘카의 점유율은 지속 상승세, 그린카의 점유율은 하락세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카드로 결제금액이 집계되지 않는 피플카와 제이카, 공카, 타운카 등의 업체들도 있으나 렌탈업계에서는 총 거래금액으로 따져도 쏘카와 그린카의 합산 점유율이 80~90%에 이를 것으로 본다. 양사의 점유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원래 카셰어링은 서비스 가입자들끼리 자신의 보유차량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차량을 서비스 가입자들에 대여하는, 사실상 단기렌터카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결국 보유 차량을 늘리고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렌터카 시장의 경쟁 방식이 카셰어링 시장에서도 통용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은 쏘카의 지분 확대를 통해 자회사 그린카의 사업 성장 정체에 대한 헷지 수단을 더하는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게 된 쏘카의 사업 노하우를 획득할 기회를 강화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내에서 카셰어링이 단기렌터카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면 쏘카는 렌터카 사업을 보유한 롯데렌탈의 직접적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를 고려하면 추후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추가로 매집해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기준으로 쏘카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39.51%다. 롯데렌탈이 SK㈜와의 거래를 마무리하면 최대주주와의 격차는 6.6%까지 좁혀진다.

게다가 최대주주 측이 수익 실현을 위해 남아있는 풋옵션 물량 1.82%의 매각 권한을 행사할 여지도 있다. 쏘카 주가는 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인 4만5172억원은 커녕 지난해 8월22일 상장 당시의 공모가였던 2만8000원을 넘어선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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