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LS머트리얼즈 IPO, 키움증권 평판 회복 '시험대'대기업 그룹사, 공동 대표주관 꿰차…성공시 빅딜 트랙레코드 확보
양정우 기자공개 2023-09-06 07:43:4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증권의 IB 파트가 명예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인가. LS머트리얼즈 기업공개(IPO)의 성공적 마무리가 IPO 주관사로서 평판 회복의 기회로 여겨진다.그간 이 하우스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빅딜보다 중소형 알짜 IPO에 강한 면모를 드러내왔다. 단일 IPO를 기준으로 웬만한 대형 딜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얻는 실속을 거두기도 했다. 향후 LS머트리얼즈 딜을 성공리에 완수하면 이제 빅딜까지 접근하는 트랙레코드를 확보할 전망이다.
◇하반기 대어 LS머트리얼즈…공동대표 'KB·키움' 출격
4일 IB업계에 따르면 LS머트리얼즈는 올해 하반기 증시에 입성하고자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대표주관사는 키움증권과 KB증권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일단 현재 거래소측의 심사 업무를 주도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건 KB증권으로 파악된다.
키움증권의 경우 금융감독원에 대한 대응을 담당하는 동시에 공동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공모 세일즈를 분담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두 증권사의 주관 수수료 비율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대표주관사인 만큼 수수료 배분 역시 한쪽에 일방적으로 치우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IPO 시장에서 키움증권은 메이저 하우스로 분류되지 않는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과 달리 대기업 IPO의 대표 주관을 맡은 실적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LS머트리얼즈 딜은 키움증권 내부에서 부여하고 있는 의미가 크다. 첫 번째 트랙레코드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으면 향후 LS그룹의 IPO는 물론 다른 그룹사의 주관 경쟁에도 참여할 수 있는 실적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상장시킨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있으나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을 곧바로 대표 주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LS머트리얼즈의 상장 밸류로 5000억원 안팎이 거론되는 만큼 공모 규모 기준 현재까지 하우스가 주관하는 가장 큰 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그간 LS그룹의 회사채 발행에서 커버리지 역량을 드러내왔다. 지난해 850억원의 LS그룹 회사채 발행 딜을 주선하면서 그룹 대표주관 1위 하우스에 올랐다. 이렇게 신뢰를 다져온 끝에 2차전지 섹터로 분류되는 LS머트리얼즈의 IPO 주관 자리를 얻는 데 성공했다.
키움증권이 LS머트리얼즈 IPO에 사활을 거는 건 단번에 시장 분위기를 뒤바꿀 수 있는 카드인 측면도 있다. 올들어 하우스의 IB 파트가 코넥스 상장사 틸론의 이전상장 딜로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틸론은 무리하게 IPO에 나서다가 결국 자진 철회를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백준 전 대표를 둘러싼 이슈와 뉴옵틱스와의 상환금 청구 소송 등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여건이었다. 여기에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면서 금감원으로부터 세 번이나 정정 신고를 요구받았다.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주관 능력을 우려하는 시각을 갖기도 했다. 다만 이번 딜을 담당했던 키움증권 기업금융1팀의 역량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당초 연구개발비 등 대규모 운영자금이 필요했던 틸론의 입장을 반영해 공모액을 150억원으로 잡았다가 금감원의 스탠스에 따라 발행사를 설득해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여기에 틸론은 이미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이었다. 일단 코넥스 상장 유지에 필요한 요건은 꾸준히 충족해왔던 셈이다. 본래 코넥스는 수월하게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거래소측이 직접 조성한 예비 시장이다.
틸론 이후 키움증권이 상장시킨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의 경우 현재 주가가 공모가의 3~4배로 치솟을 정도 상장예비기업과 투자자 모두가 '윈윈'인 결과를 낳았다. 향후 LS머트리얼즈 IPO까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 '틸론' 잡음에서 벗어나 이미지가 쇄신될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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