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뛰는 기업인을 꼽으라면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는 국무총리 직속 위원회다. 다른 공동위원장은 한덕수 총리다. 최 회장의 자리는 경제계를 대표하는 민간위원장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컸다.2022년은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충격과 그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 자금시장 경색, 공급망 문제 등 복합 위기가 발발한 시기다. SK그룹도 타격을 입었다.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분야에 연간 20조원 이상 투자한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재무부담이 커졌다.
이같은 시기에 그룹 총수인 최 회장이 위원장직을 수락한 건 쉽지 않은 결단이다. 엑스포 유치전에 비자발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열의는 그 누구보다 앞선다. 해외 곳곳에서 진행한 엑스포 유치 미팅만 680회 이상이다. 그가 국제박람회기구(BIE) 180개 회원국 중 단독 면담한 국가는 80개국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동거리를 계산하면 지구 열 바퀴는 됐을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그는 사석에서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국가 행사 유치에 온 힘을 보태는 게 기업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최 회장의 '진심'은 엑스포 유치 철학에서 드러난다. 그룹 경영 철학과 동일시할 정도다. 그는 부산엑스포의 형태와 성격을 기존 엑스포와 다르게 정의했다. 엑스포가 개최국의 기술 역량을 과시하는 것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는 최 회장이 강조해 온 '신기업가 정신'과 일치한다.
기업가 정신은 사업체를 통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봬 가치를 창출하는 의지다. 신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역할을 지구촌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확장한 것이다. 엑스포의 온라인 버전인 '웨이브' 플랫폼도 그의 제안으로 출시됐다. 이곳에는 현재 109개 국가가 가진 사회문제들이 제시돼있다. 누구나 당면 과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아이디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오는 11월 말 엑스포 개최국 선정을 앞두고 막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름휴가도 반납했다. 회장 취임 25주년도 조용히 넘겼다. 10월부터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고 한다. 최 회장의 진심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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