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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사례로 본 두나무앤파트너스의 '과감한 엑시트' 행보 최대주주에서 2년만 투자 회수, 시점·기간보다 '사업성과 초점'

노윤주 기자공개 2023-09-11 11:19:05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의 투자전문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이하 두앤파)'가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였던 르(rrr)의 지분을 2년 만에 처분했다. 르는 원더걸스 출신 가수 유빈이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지분 과반 이상을 획득하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결정 배경에는 연예인 IP를 활용한 커머스 사업 부진이 있다. 당초 유빈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IP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했고 이를 활용해 의류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지만 국내 시장에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두앤파는 투자 시점과 기간보다는 사업 성과와 방향성에 더욱 중점을 두고 투자회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앤파, 2021년 '르' 최대주주 등극…커머스 가능성 봤었다

두나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앤파는 보유하고 있던 르 지분 57.69%를 올해 2분기 중 전량 처분했다. 두나무 자회사인 두앤파가 2021년 하반기 르 지분 과반 이상을 취득하면서 르는 두나무 손자회사로 편입된 바 있다.

르는 원더걸스 출신 가수 유빈이 설립한 엔터테인먼트로 현재 약 6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돼 있다. 설립 당시 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외에 커머스 사업에도 진출하겠다 밝힌 바 있다. 이에 의류 브랜드인 '데비어퍼'를 런칭했다. 데비어퍼는 3D 디자인을 도입해 빠른 제품 생산과 재고로 인한 비용 낭비를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었다.


두앤파도 르의 커머스 사업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집행했다. 해외에서는 칸예웨스트 등유명 래퍼들이 의류 브랜드와 협업해 완판을 기록하기도 하고, 카일리 제너와 같은 소위 '셀럽'들이 뷰티 브랜드를 런칭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두앤파 관계자는 "처음 투자를 검토할 때 연예인이 갖고 있는 IP 기반의 커머스 브랜딩을 중점적으로 봤다"며 "해외서는 이미 성공사례가 나왔고, 이에 국내서도 가능성이 있겠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예인 IP 커머스, 국내서 녹록치 않아…사업 성과 문제로 투자 회수

르의 커머스 사업 성과는 두앤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 때문에 투자를 회수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말 기준 르의 매출은 10억7225만원이었다. 12억2814만원의 영업적자와 12억1302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의류브랜드 데비어퍼의 매출 성장세, 인지도 등이 예상 기대치를 따라오지 못했다. 두앤파 관계자는 "처음 예상했던 연예인 IP 기반 커머스 사업의 투자 가설이 실현되지 않아 회수를 결정한 것"이라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두앤파는 설립 후 5년간 60개 스타트업에 1444억원을 투자했었다. 블록체인과 핀테크 이외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늘리기 위해 멜릭서, 클라썸, 지놈인사이트 등 뷰티부터 IT, 바이오까지 다양한 기업에 출자했다. 르 역시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이었다.

이 중 엑시트한 곳은 11개다. 르에 더해 메타보라의 옛 사명인 프렌즈게임즈에 인수합병된 웨이투빗, 모바일 편집 툴 브이로거 등이 대표적이다. 두앤파 관계자는 "투자 회수 속도가 르보다 빨랐던 곳도 존재한다"며 "투자 시점과 기간보다는 피투자사의 사업 방향에 중점을 두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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