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호텔 위탁경영 점검]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혹독한 체질개선' 빛볼까④FC부문·골든베이 등 양도해 자산 경량화, 인스파이어 오픈 '위탁 경쟁력 제고'
변세영 기자공개 2023-09-11 09:21:19
[편집자주]
국내 호텔업계가 위탁경영을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리스회계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치솟으면서 직접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자산을 경량화하고 동시에 수수료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위탁모델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더벨은 엔데믹을 맞은 국내 호텔업계의 재무상황과 경영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기업별 위탁경영 확대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979년 국내 최초 콘도미니엄(Condominium) 콘셉트를 선보인 사업자다. 콘도미니엄은 ‘같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Con’과 ‘소유권’이라는 의미의 ‘Dominium’에서 유래된 말로 구분소유 방식을 도입한 숙박시설이다. 쉽게 말해 호텔이나 리조트를 객실 단위로 분양하고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그간 리조트를 직접 개발하고 분양한 뒤 운영하는 직영 리조트 사업에 집중해 왔다. 회원권 판매로 얻는 수익을 리조트 신규개발 등에 재투입하는 형태다. 한화는 전국 13개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하는 데 이 중 11개가 직접투자 방식이다.
◇팬데믹 당시 부채비율 489%로 치솟아, 사업 및 자산재배치 자구책 마련
이 같은 직접투자는 분양권 부담을 초래했다. 리조트 개발 후 회원권 분양이 흥행하면 한꺼번에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분양권 만료가 도래해 재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멤버십 분양은 10년 단위로 갱신(반환)할 수 있다.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분양권 관련해 ‘기타금융부채’ 항목으로 인식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유동 보증금은 1173억원, 비유동 보증금은 5612억원이다. 전체 부채총계가 1조6367억원인데 그중 41%가량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고 동시에 재무적인 압박도 상당한 것이다.
설상가상 수익성도 받쳐주지 못했다.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부터 3년간 줄곧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2019년 연결기준 -251억원, 2020년 -952억원, 2021년 -5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 위기감도 고조됐다. 2020년 부채비율은 489%, 2021년에도 452%에 달했다.
자구책으로 사업장을 매각하고 보유 투자자산을 처분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식자재 및 급식사업(FC) 부문을 떼어내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춘천골프사업본부, 지리산사업본부, 태안리조트 등을 연이어 정리했다. 해외 자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 니세코 콘도와 사이판 월드리조트도 빠르게 처분했다. 그룹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한화저축은행 보유 지분도 팔았다. 지난해에만 5000억원 규모 현금이 유입됐다.
사업처분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부채를 낮추는 데 올인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전년 동기대비 3337억원 감소한 1611억원을 기록하였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51.2%, 17.7%를 기록했다. 1년 만에 부채비율을 100p% 이상 개선한 것이다.
◇‘자산 경량화’ 체질개선 주력, 김동선 전무 '경영시험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자산을 줄이면서 사업 운영권은 챙기는 방식의 ‘자산경량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회원권 분양 대신 매각을 통해 일정부분 개발이익을 확보하고 시설 위탁경영을 통해 로열티나 수수료 수익 등을 수취하는 방식이다. 2020년 선보인 여수 벨메르 호텔과 지난해 오픈한 마티에가 대표적인 예시다. 벨메르 여수는 개발 과정에서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자산을 유동화했다. 운영권은 유지하며 위탁전개를 맡는다. 마티에도 내년 평촌점에 이어 2030년까지 10개 이상 체인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올 하반기부터는 호텔업계 최대 대어로 꼽히는 인스파이어 위탁경영을 전개하며 글로벌 진출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미국 유명 리조트회사인 모히건그룹이 개발한 인스파이어는 1만5000석 규모 아레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동북아 최대규모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다. 한화는 인스파이어호텔 3개동 위탁 운영을 맡았다.
이 같은 체질개선 작업은 김동선 전무(전략부문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데도 주효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1년 김동선 전략부문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부터 효율을 높이고 젊은 리조트로 변신해 사업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에서는 방산·태양광-금융-유통으로 이어지는 3세 승계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는데, 김 전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과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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