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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수출입은행 달러채, 미국 테크기업도 투자했다'AA급' 안정성에 상대적 고금리 메리트…'5년물'에 주문 몰려

이정완 기자공개 2023-09-13 14:16:0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글로벌본드 발행에서 약 25억 달러를 조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발행 휴지기를 지나 하반기 달러채 첫 주자로 나섰는데 미국 국채금리 변동성 속에서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

눈에 띄는 건 1년 만에 선택한 2년물 발행에 미국 IT 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도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어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이후 첫 2년물 선택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11일 오전 홍콩 시장에서 달러화 채권 북빌딩(수요예측)을 시작했다. 같은 날 오후 런던 시장 개장에 맞춰 유로화 채권 투자자도 모았다. 런던 시장 개장에 달러채 트랜치(Tranche)는 2년·5년·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로 구성했고 유로채는 4년 단일물로 짰다.

달러채 최초제시금리는(IPG, Initial Price Guide) 2년·5년·10년물 모두 동일 만기 미국국채에서 각 75bp, 105bp, 120bp씩 더한 수치였다. 유로채 IPG는 유로화 미드 스와프 금리(EUR MS)+low 40bp로 제시했다.

북빌딩 끝에 최종금리는 달러채 2·5·10년 FXD 각 T+45bp, T+75bp, T+95bp로 결정됐다. IPG보다 25~30bp 금리를 낮춘 셈이다. 2년물 5억 달러, 5년물 10억 달러, 10년물 5억 달러로 발행됐다. 유로채도 5억 유로 규모에 MS+40bp로 발행을 확정했다.

수출입은행은 만기가 짧은 2년물도 트랜치에 포함시키며 투자자 선택지를 다양하게 했다. 지난해 9월 단기 투자 수요를 반영해 처음으로 2년물 공모 달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번에도 재차 발행에 나선 것이다.

특히 9월 초 발행에 나선 아시아 지역 AA급 발행사도 2년물을 포함시켜 양호한 금리 조건을 얻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2년물 수요를 모은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호주 커먼웰스은행이 미국국채 금리 대비 50bp 가량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된 사례가 있었다"며 "수출입은행도 이를 보고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2년물에는 그 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미국 빅테크 기업의 자금도 들어왔다. 수출입은행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대한민국 정부와 같은 AA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안전자산급의 등급임에도 만족스러운 이자율을 기대할 수 있어 여유자금 운용 목적으로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달러채 '5년물' 발행 이어질 듯

이번 수출입은행의 한국물 발행은 하반기 달러채 투심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발행 전부터 관심이 컸다. 최근 미국국채 금리는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감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 장기화 전망으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달 초 발행된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는 사무라이본드로만 구성돼 달러채 투자 수요를 확인할 수 없었다.

투자 수요는 5년물에 집중됐다. 5년물은 금리도 IPG보다 30bp 낮춰 10년물보다 금리 절감 폭이 더 컸다. 발행 물량도 10억 달러로 가장 크다. 2년물에 다양한 유형의 투자자가 확인됐다면 5년물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시아계 은행 등의 투자가 몰렸다. 장기 미국국채 금리 변동 폭이 크다보니 10년물을 주로 찾던 투자자도 5년물을 우선적으로 택했다는 평이다.

수출입은행이 흥행 성적표를 얻으면서 하반기 발행을 계획한 다른 국내 기업에게도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달러채에서 수요가 집중된 5년물을 노리는 한국물 발행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IBK기업은행과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이달 달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도 수출입은행 달러채 발행을 앞두고 시장 반응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며 "수출입은행이 양호한 성과를 얻은 만큼 다른 발행사도 이 같은 조달 전략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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