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손보사 인수 시기상조" "제도 바뀌면서 높아진 이익 인정 어려워…좀더 지켜봐야"
런던(영국)=서은내 기자공개 2023-09-19 08:11:14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손해보험사 인수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은행지주들의 이익에서 비이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비은행업을 포함한 신사업, M&A 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태다.신한금융은 생명보험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갖췄으나 손해보험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면에서 신한금융은 손보사 인수의 원매자로 지목돼왔다. 진옥동 회장은 보험사 M&A에 신중하게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 13일 영국 런던 로열랭커스터 호텔에서 열린 금감원과의 공동 IR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현재는 보험사 가격이 너무 높고 적당한 손보사 매물이 없다"며 "회계제도 변경에 따라 이익이 상승했으나 그대로 인정하기는 어렵고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자리는 국내 금융사들과 글로벌 해외 금융, 투자기관 간의 만남이 조성된 자리다. 한국 금융당국에서 주도적으로 만든 이번 행사는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고 반대로 런던 지역에서의 한국 투자, 협업을 늘려가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금융사들이 앞으로 어떤 성장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현실 가능한지에 대한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입장을 주목했다. 특히 금융사들의 비은행, 글로벌 사업 진출도 이날 주요 테마로 자리했다.
진옥동 회장은 이날 금융감독원장과 국내 금융사 CEO들이 패널로 참여한 질의응답 세션에서 향후 금융지주 성장을 위한 차별화 전략에 대해 '자산운용 능력'과 '해외사업 역량'의 차별화를 강조점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자산운용에 방점을 두고 답변을 이어갔다.
진 회장은 "한국 금융은 자산의 양적 성장시대는 끝났으며 질적성장을 위해 '보험자산 운용'과 '고객 자산 운용'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구 감소로 보험업에서 신규계약 취득이 굉장이 어려워졌다"며 "결국 보험포트폴리오가 자산운용 능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령화 시기 늘어난 자산가들의 자산을 웰스매니지먼트를 통해 IB 자산화함으로써 수수료수익을 늘리는 것이 또하나의 키"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들 가운데 비교적 은행 보험 증권의 포트폴리오를 잘 갖춘 곳으로 꼽힌다. 과거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고 신한생명과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키면서 4대 지주사들 중 보험사 단기, 중 장기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손해보험 부문에서는 여전히 신한금융의 추가적인 M&A 가능성도 거론돼 왔다. 지난 2021년 신한금융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했으며 신한EZ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생명보험에 이어 손해보험까지 지주에 포함시키며 손보 포트폴리오를 갖추기는 했으나 디지털 보험사로서 신한EZ손해보험의 한계가 여전한 상황이다.
경쟁 그룹인 KB금융그룹이 KB손해보험, KB라이프생명으로 최근 보험업 제도 변경 이후 이익 상승의 효과를 보고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신한금융은 손해보험사업 부문의 상승 여력이 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M&A 시장에 나와있는 손보사 매물로는 MG손해보험이 있으며 롯데손해보험도 조만간 매물로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도 잠재적인 매물들이 수면 아래에 있는 상황이다.
금융지주 입장에서 볼 때 적합한 인수 매물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또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거론되고 있는 밸류에이션이 원매자들 입장에서는 높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 회장의 견해는 손보사 인수에 대한 일반적인 금융지주사들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아니라 최근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보험사에 대한 규제, 제도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회사들이 내놓는 실적 등 재무수치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가기 까지 판세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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