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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텍 열전]셀인셀즈, 오가노이드 핵심 '대량생산'으로 상업화 도전①균일제조 기술 탑재, 누적 205억 투자 유치

차지현 기자공개 2023-09-18 12:56:52

[편집자주]

최근 제약바이오를 향한 투자 분위기가 경색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이 3000여개가 넘는다는 잠정 집계가 나올 정도로 창업 열기가 뜨거웠던 상황과 대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투자 유치를 하며 사업성과를 쌓아 나가는 바이오텍은 있다. 더벨은 유의미한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신약개발 바이오텍을 만나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러스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는 분야가 있다. 줄기세포를 배양해 인간 장기의 구조나 기능을 재현한 장기유사체 '오가노이드'다. 코로나19 시기 많은 국내외 연구진이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확인하고 약물 효과성을 입증하는 데 이를 활용했다. 최근엔 동물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도 업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재생의료용 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셀인셀즈는 균일한 제조 및 생산 역량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언제 어디서든 '똑같은'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내는 기술을 앞세워 제품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올 초 시리즈B 브릿지 펀딩을 마무리했다. 조달 자금을 첫 파이프라인 임상에 투입,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고성장 오가노이드 정조준…펀딩난 속 누적 투자 205억

셀인셀즈는 지난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 외 4개 기업으로부터 50억원 규모로 시리즈B 브릿지 펀딩을 마쳤다. 앞서 시리즈A 라운드에서 35억원, 시리즈B 라운드에서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따낸 누적 투자금만 총 205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14년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학내 벤처 기업으로 출발했다. 창업자 조재진 대표는 치의생명공학과 줄기세포분화생물학 전문가다. 서울대 수의과대학(학사·석사·박사) 졸업 후 독일 베를린자유대, 미국 뉴욕 알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에서 연구 생활을 했다. 이후 2003년부터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생화학 교실에서 교수로 근무 중이다.

그가 창업을 결심한 건 세포 자기구조화 능력을 연구하던 중 재생치료제로 가능성을 확인하면서다. 설립 초기 연구에 주력하다 2018년 10억원 규모의 엔젤 투자를 받은 이후 본격적으로 플랫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주력 사업은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연구개발(R&D)이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와 접미사 '유사한(oid)'의 합성어다. 줄기세포나 장기기반세포를 장기와 유사한 구조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다. 복잡한 생체의 장기를 모방했다는 점에서 유사 장기로도 불린다.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이용하면 손상된 조직을 복구할 수 있다.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받는다. 인간 세포를 통해 만들기 때문에 비임상시험보다 더 근접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신약 개발에 있어 안전성과 유효성 여부를 더욱 효과적으로 판단해 임상 예측률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의약품 R&D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약품 허가 시 필수로 거쳐야 했던 동물실험을 다른 실험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동물실험 대체법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관심이 오가노이드 분야에 쏠리는 분위기다. 국내 정부도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첨단 전략 기술로 오가노이드 산업을 꺼내 들었다.


◇균일 제조 기술 강점, 시장 큰 '치료제' 개발 포지셔닝

이에 따라 국내 기업도 관련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다. 기술 고도화 외에도 가이드라인 마련,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표준화 작업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오가노이드 기반 제품을 상용화하고 대량 생산하려면 균질의 오가노이드를 생산해야 하는데,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하는 만큼 균일한 생산이 쉽지 않다.

셀인셀즈는 95% 이상 확률로 균일한 오가노이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제조 시간대나 환경 등 외부 변수에 상관없이 똑같은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기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고 대량 생산 최적화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투자자를 사로잡은 지점이 바로 오가노이드 제조·생산의 균일화다. 이를 통해 포지셔닝 전략을 동물실험 대체나 약물 스크리닝이 아니라 치료제 개발로 명확히 했다. 표준화 작업에 한계를 지닌 대부분 오가노이드 개발 기업이 연구자용 임상 서비스에 매진하는 틈을 파고든 것이다.

치료제 시장이 연구자용 임상 서비스보다 훨씬 크고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게 셀인셀즈 측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아직 초기 기술인 오가노이드 분야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에도 개발에 성공한 제품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시장은 제한적"이라며 "자원이 한정된 바이오벤처 입장에서 가장 큰 시장인 치료제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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