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어플라이언스, 적자에도 BW 발행 조건 '우위' 제로 금리에 콜옵션 30% 설정, 풋옵션 18개월 제시해 투심 확보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26 08:28:4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200억원 규모 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다수의 메자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금융 업계에 사업과 재무 상황을 여러 차례 알린 경험이 이번 조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투자자 입장에서는 과거 투자했던 시기와 현재의 펀더멘탈의 큰 변동이 없이 주가만 하락한 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개시 시기를 앞당긴 점도 투심 몰이의 비결 중 하나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200억원 규모 6회차 BW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투자자들이 납입을 마치면 딜은 마무리된다. 6회차 BW의 만기는 5년 후로 행사가는 3388원으로 정했다. 신주인수권 행사에 따라 발행할 주식은 590만3187주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8.13%에 해당하는 규모다.
BW 발행 세부 조건을 살펴보면 발행사인 모바일어플라이언스에 조금 더 유리한 조건으로 보인다. 최근 성장성이 높거나 재무가 탄탄한 기업이 메자닌을 발행할 경우 쿠폰과 만기 모두 0%로 책정되는 분위기다. 약간 투자 매력이 낮은 기업의 경우 만기이자율을 2~3%로 제시해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경우 지난해 연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에도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쿠폰과 만기 모두 0%로 설정했다. 이자 없이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이자율이 없는 대신 투자자 측에 조기상환청구권 개시 기간을 짧게 제시했다. 6회차 BW의 풋옵션 개시 시기는 발행 후 18개월 이후로 정해졌다.
통상적으로 사업 성장성이 높거나 재무 구조가 안정된 기업이 CB를 발행할 때 풋옵션은 발행 후 24개월 이후로 정해지는 편이다. 상환 안정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발행 후 12개월 이후로 설정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CB를 발행한 덕우전자는 성장 자신감을 바탕으로 발행 후 3년 후의 조건으로 발행에 성공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직전에 발행한 전환사채나 BW의 경우 발행 후 24개월 이후로 설정해왔지만 이번에 투자자에게 당근책을 제시하기 위해 18개월로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자를 살펴보면 다수의 헤지펀드 운용사가 참여했다. BW를 인수해 운용중인 펀드에 소화하는 방식인데 풋옵션이 짧은 만큼 운용 전략을 짜기가 편해 투자를 고려했다고 전해진다. 신규 설정된 펀드가 아니더라도 만기가 1.5년 정도 남은 기존 펀드에도 BW를 담아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당초 150억원 규모의 발행 규모가 200억원으로 확대된 것도 이같은 조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이번 BW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주가’였다. 2020년에 발행한 5회차 BW는 최초 1주당 5412원으로 행사가가 정해졌다. 주가가 부침을 겪으며 최저 행사가로 조정된 것이 3789원이다. 이번 BW는 최초 전환가 3388원, 최저 2372원이다. 3년 전과 대비해 사업이나 재무 상황에 급격한 변화가 없는 만큼 같은 기업을 더 싸게 투자할 수 있는 점이 이번 딜의 포인트였다.
최근 주가가 소폭 반등하며 행사가 산출 과정에서 기대치보다 행사가가 비싸게 설정됐지만 이 또한 리픽싱 조항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리픽싱은 행사가의 70%까지 가능하며 주기도 투자자 측에 유리한 발행 후 7개월마다로 설정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 측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보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콜옵션(매도청구권)’ 비율이다. 최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한 30%를 설정했다. 6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17.84%의 지분을 보유한 이재신 대표다.
2021년 12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이 개정되면서 콜옵션은 최대주주 지분율로 제한했다. 최근에는 콜옵션으로 다른 전략을 취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한 수준으로 책정해 발행을 진행하는 상장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도 이 케이스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이재신 대표의 지분율이 낮은 편인만큼 향후 지배력 보강 차원에서 보유 지분율 만큼 콜옵션을 확보할 것에 무게가 실린다. 나머지 초과분에 대해서는 회사가 직접 취득해 소각을 진행해 주가 부양에 나서거나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정해진 부분은 없는 상황이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풋옵션이 1.5년으로 제시되며 운용사 입장에서는 투자하기가 편한 딜이었다”며 “콜옵션의 경우 최대주주의 자금력에 따라 향방이 정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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