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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타우로스 스타트업 돋보기]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 "웰니스 생태계 구축 목표"③수면·영양·운동·멘탈 4가지 영역 공략…"투자 받으려면 프로덕트 정교해져야" 제언

김진현 기자공개 2023-09-25 08:21:23

[편집자주]

스타트업 투자 방정식이 바뀌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 벤처캐피탈은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를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을 꿈꿨다. 투자 혹한기에는 외부 수혈 없이도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스타트업이 주목받는다. 신화 속 반인반마에 빗댄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이다. 켄타우로스는 미래 성장 가치(말)와 현실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사람)이라는 두 명제를 모두 충족시키는 자생가능한 기업이다. 더벨은 외부 도움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춘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의 성장 배경과 전략, 향후 계획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공적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유틸리티의 기능을 가진 사업에서 웰니스(wellness) 쪽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수면의 질까지 챙기는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하루하루를 좀 더 기분 좋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서비스로 확장해 가려고 한다."

딜라이트룸을 창업한 신재명 대표(사진)는 회사의 궁극적 지향점을 '웰니스'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더벨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딜라이트룸 본사에서 신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웰니스 스타트업으로서 정체성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서 수면, 영양, 운동, 멘탈 4개 분야를 신경 쓰려고 한다"며 "기상이라는 건 사실 수면이랑 뗄 수 없는 부분이고 수면은 영양과 운동, 정신건강이 모두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딜라이트룸은 우선 기상과 가장 연관성이 가장 높은 수면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려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매트리스 제조, 판매 스타트업인 삼분의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딜라이트룸은 2021년 10월 DSC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등 벤처캐피탈(VC)과 같은 라운드에 삼분의일 투자에 참여했다.

삼분의일은 자동 온도조절, 수면 데이터분석, 기상보조 등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 매트리스 '슬립큐브'와 수면 분석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 대표는 "다양한 사람들의 수면환경을 트래킹하고 진단하더라도 수면의 질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버티컬하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와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위해 인수를 하거나 전략적 투자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딜라이트룸은 2020년 하루 루틴(routine)을 관리하는 '마이루틴' 서비스를 운영하는 마인딩을 인수했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만보기 앱 '머니워크' 운용사 그래비티랩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수면부터 기상, 하루 일정 관리, 운동(걷기) 등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관리하는 쪽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그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건 딜라이트룸의 역량이 아니어서 스마트 매트리스를 잘하는 회사에 투자한 것이다"며 "잘 자고 잘 일어나는 여정 외에도 성공적 하루를 보내기 위해 루틴을 잘 이행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마이루틴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삼분의일 스마트 매트리스

신 대표는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해 VC 투자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딜라이트룸이 가진 자본만으로 부족하다면 충분히 외부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VC와도 계속해서 교류하고 있고 서로 업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투자 유치 없이 회사를 운영하는 일에는 장단이 존재한다. 신 대표가 생각하는 장점은 경영에 자율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외부 투자를 받게 되면 직접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 경영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어서다.

다만 신 대표는 외부 투자 유치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초기에 겪었던 시행착오와 그 시간이 조금 아깝기는 하다"며 "처음 몇년 간은 지지부진했던 경험도 있었는데 물론 자양분이 됐지만 투자를 받으며 조언을 받고 성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겠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현재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채로 창업하게 된다면 VC들의 투자를 배제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으로서 최근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이 '프로덕트'에 집중한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신 대표는 "초반에는 결국 제품이 전부인 것 같다"며 "실제 사용자의 반응이 나오면 투자 받기가 더 수월해지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어떻게 페인포인트를 풀어나갈지를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딜라이트룸의 '알라미' 서비스 운영에 집중하면서도 지금까지 투자, 인수한 회사의 사업 성장을 유도하는 일에도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각자가 자연스럽게 '웰니스' 스타트업 정체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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