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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 운영·설계상 고려사항은④중앙화·탈중앙화 섞은 하이브리드 방식 추구, "예상 취약점 보완해야"

이민우 기자공개 2023-10-04 14:11:35

[편집자주]

1년이 넘는 준비 과정을 거친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의 윤곽이 잡혔다. 부산시의 거래소는 여러 법인이 참여하는 탈중앙화 컨소시엄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유명 가상자산 대신 금, 미술품 등 실물자산 기반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며 특색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연내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는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의 면모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새대 거래소를 표방하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기본 개념으로 중앙화와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를 섞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추구한다. 주문과 발행 등 과정에선 중개, 발행기관 등이 사용자와 발행사 사이에 참여한다. 하지만 매매와 거래체결 등에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거치는 중앙화·탈중앙화 금융(CeDeFi) 형태에 가깝다.

하이브리드 방식 추구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있지만, 참여 민간사업자가 고려할 운영 상 요소와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할 전망이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특성상 매매 등 전송과정에서 오기입 등 실수가 발생하면 구제가 어려운 탓이다. 설정된 개인 키를 잃어버리면 사실상 복구가 어려운 월렛의 특성도 사업 설계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다.

◇4세대 거래소 추구, 탈중앙화·중앙화 섞은 하이브리드 방식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를 추구한다. 대면 거래위주의 1세대 거래소, 각각 전산망과 컴퓨터를 활용했던 2·3세대 거래소 다음의 차세대 시스템이란 의미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은 끌어올리고 비용을 절감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기본형태로 잡았다.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 대표 특징은 4가지다. 블록체인을 통한 위변조 방지와 매매 등 프로세스 간소화, 토큰화 비용 절감으로 원자재와 IP 등 다양한 상품 거래, 예탁결제와 상장평가 등 기능별 법인 분리의 분권형 구조, 고객자산의 개인 월렛(가상자산 지갑) 보관과 P2P 거래를 통한 진정한 웹3 경험 제공 등이다.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를 추구하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개념도는 중앙화와 탈중앙화를 섞은 모습이다. 이에 따른 기본적인 매매 과정을 간략히 보면 △사용자(주문·대금납부 등) △중개기업(주문 중개·입금) △매칭엔진(거래체결·청산결제) △블록체인 네트워크 △발행기관 △발행사로 이뤄진다.


발행된 가상자산의 거래와 체결·거래이력의 기록 등을 블록체인에 기반해 수행한다는 점에선 기존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와는 다른 탈중앙성을 보유했다. 하지만 주문이나 발행 등 과정에 사용자 또는 발행사 외 별도 발행·중개기업이 끼워졌음을 고려하면 중앙화성 역시 존재한다. 이를 종합하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일종의 씨디파이(CeDeFi) 형태 하이브리드 거래소인 셈이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추진위 관계자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를 추진하면서 여러 기술기업과의 미팅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거래소 시스템 일부에 적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받았다”며 “최근 대두된 레이어2 개념처럼 모든 요소를 온체인에 올리는 것이 아닌 하이브리드 방식이 민간 참여 사업자에 권고하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매매·전송 실수 시 구제 어려워, 월렛 개인키 관리 문제도 장애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참여 사업자는 하이브리드 추구에 따른 시너지 효과 외에도 운영상 장애물 역시 상당부분 맞닥뜨릴 전망이다. 중앙화와 탈중앙화를 섞은 만큼 상쇄되는 단점도 있겠지만, 시스템이나 설계만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단점 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블록체인의 탈중앙성으로 인한 매매 상 실수의 회복 불능이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개념 상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체결과 청산·결제가 이뤄진다. 해당 과정에서 오류나 개인·중개기업 등의 실수로 잘못된 월렛에 가상자산이 전달됐을 경우, 시스템 상 거래소 등에서 간섭할 수 있는 영역이 거의 없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계획안 내 월렛 관련 내용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사용자가 구매한 실물기반 토큰 등을 월렛으로 직접 사용하는 점 역시 이와 비슷한 운영상 장애물이다. 기본적으로 가상자산을 관리하는 월렛을 생성 당시 만들어진 고유화된 개인키를 기반으로 보안된다. 이런 개인키를 분실하면 해당 지갑에 보내진 토큰 등 가상자산을 찾거나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개인키 분실 위험을 우려해 탈중앙성을 일부 포기하면 새로운 문제가 돌출된다. 월렛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키가 중앙화돼 관리되는 만큼 해킹 시 사용자들의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참여 사업자와 컨소시엄이 개인키 관리 어려움을 줄이고, 월렛 보안성은 담보한 혁신적인 구조와 기술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업비트나 빗썸 같은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가 각광받았던 이유는 월렛과 개인키 등에서부터 진입장벽을 느낀 사용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월렛이 익숙치 않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보안을 유지하면서 높은 사용 난이도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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