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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100% 민간자본 설립…분권형 거버넌스 구조 채택①내년 중 영업 개시 목표…부산시, 조례 따라 거래소 부지 등 물적 지원 예정

노윤주 기자공개 2023-09-25 10: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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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넘는 준비 과정을 거친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의 윤곽이 잡혔다. 부산시의 거래소는 여러 법인이 참여하는 탈중앙화 컨소시엄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유명 가상자산 대신 금, 미술품 등 실물자산 기반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며 특색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연내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는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의 면모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시가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법인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부산에 거점을 둔 가상자산거래소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2020년 부산시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된 이후 지속 추진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박형준 시장 취임 후에는 속도를 내면서 같은 해 12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는 추진위 구성 9개월 만에 윤곽이 잡혔다. 당초 지방정부가 중심이 돼 운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을 깨고 100% 민간자본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시는 조례에 따라 거래소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기존 가상자산거래소들과 달리 여러 법인이 상장, 예탁결제, 시장감시 등 기구를 담당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내 법인 설립 후 내년부터 영업…절차 빠르게 이뤄진다

부산시는 오는 10월 중순부터 거래소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시작한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컨소시엄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분권형 거버넌스 구축 계획 △부산시 타 블록체인 사업과 연계 계획 △글로벌 협력·진출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사업자는 11월 중 최종 선정되고 법인은 연내 설립하는 '속도전'이다. 만약 기간 내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11월 초 공고를 마감하는 방향으로 재공고를 진행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산 거래소는 100% 민간자본으로 설립한다. 시는 지난 4월 제정한 '부산광역시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위한 지원 조례'에 따라 거래소를 물적으로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거래소 사무실의 입지를 지원하고, 부지매입비 등 투자보조금을 지급한다. 사실상 큰 금전적 지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의 행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례에 따르면 시장은 거래소 설립 지원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설치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행정기관의 공무원, 관련기관 직원 등을 파견받아 근무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규제 당국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신생 거래소에게는 지자체의 지지가 유의미하게 작용할 수 있다.

◇증권시장 닮은 분권형 구조…당국과 소통해 조율할 것

부산시 거래소는 '분권형 거버넌스'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현재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예치금 보관부터 상장평가, 시장감시 등 기능을 자체적으로 한 법인에서 하는 것과 달리 각 기능을 별도 법인에서 수행하게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각 기구간 상호견제를 통해 투자자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추진위의 의견이다.


예탁결제 기구는 고객의 가상자산 보관과 전자지갑 키 관리 등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부산거래소는 실물자산 기반 가상자산을 다룰 계획인 만큼 자산이 실제 보관돼 있음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금 기반 토큰을 발행할 경우 예탁 기구가 금이 안전하게 보관된 것을 확인하고 그 가치만큼의 금 기반 토큰을 발행한다.

상장평가 기구에서는 상품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신뢰되를 평가하고 거래 가치가 있는 종목인지 따져본다. 시장감시 기구는 거래 내역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거래 탐지, 자금세탁 방지 등 기능을 수행한다.

큰 골자는 위와 같지만 사업자 선정 후 실제 사업모델 수립 과정에서 각 기구가 변경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은 있다. 특히 예탁결제 기구는 규제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규제당국과 소통이 필요한 부분이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추진위 관계자는 "설립안은 아직까지 '안'이며 거래소의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각 기구들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는 선정된 컨소시엄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진위는 시, 금융당국과 지속 협의해 컨소시엄이 올바른 방향으로 거래소를 운영해 나가도록 도울 것"이라며 "금융당국과도 분권형 거버넌스 기구 운영에 대해 조율해 유기적으로 상황에 맞춰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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