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열전]에버엑스 "대학병원에서 가장 널리 사용될 수 있는 DTx 개발"②윤찬 대표 "근골격계 라이브러리 구축을 통한 독자적 기술력 확보"
홍숙 기자공개 2023-10-05 13:49:03
[편집자주]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내 굴지의 IT 기업, 제약회사,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까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약 등 바이오 투자에 소극적이던 투자 업계도 관련 분야로 눈을 돌렸다. 디지털치료기기 등을 시작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국내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다. 관련 기업을 만나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의 미래상과 발전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버엑스의 디지털치료기기(DTx)는 대학병원에서 가장 먼저 도입되고 많이 사용될 것이다."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진료를 보고 있는 윤찬 대표는 무엇보다 병원에서 실제로 활용될수 있는 DTx 개발에 주안점을 뒀다. DTx 개발을 위한 임상을 진행함과 동시에 플랫폼 형태로 병원에 먼저 '모라(MORA)'를 보급한 이유다. 병원에 MORA를 보급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피드백을 반영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은 자연스럽게 DTx 고도화로 연결된다.
에버엑스는 MORA를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2등급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미국 메디케어 등을 활용해 수익모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는 급여 전략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더벨은 윤찬 에버엑스 대표(사진)를 만나 회사의 DTx 개발과 사업화 전략을 들어봤다.
◇병원에 운동 플랫폼 'MORA' 보급, DTx 개발 투트랙 전략
에버엑스가 개발한 MORA는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근골격계 질환에 특화된 재활·운동 치료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디지털치료 플랫폼이다. 의료진용 웹(MORA Ex)과 환자용 어플리케이션(MORA)으로 구성돼 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적합한 재활운동을 배정하고 환자는 이를 수행하며,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해 의사가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총 10개 병원에 재활운동 플랫폼으로 보급돼 있다. 임상시험 통해 유효성을 입증해 DTx로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윤찬 에버엑스 대표는 "현재 DTx 개발을 위한 임상은 슬개대퇴통증증후군과 만성요통 두 가지의 적응증"이라며 "의료진들도 환자들 회복에 재활과 운동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치료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외래 시간을 통해 재활·운동치료를 알려줄 수도 없으니 별다른 치료옵션을 제공하지 못하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현재 임상중인 DTx가 허가되면 대학병원에서 활발히 처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병원에 널리 MORA를 알리기 위해 현재 학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국제 학회에서도 MORA의 임상 데이터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6월에 개최된 두 개의 주요 국제의료학회인 세계인지치료학술대회와 국제슬개대퇴연구학술대회에서 MORA-DTx를 기반으로 근골격계 질환 재활 치료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활발한 학회 활동도 확장 전략 중 하나"라며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이 주로 학회 활동을 열심히 하시기 때문에, 학회 활동을 통해 MORA와 MORA-DTx의 가치를 빠르게,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달 대한정형외과학회와 대한스포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디지털치료기기의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ORA의 효과가 임상을 통해 입증되면 결국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관건이다. 해당 플랫폼과 DTx를 통해 매출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게 주요 과제다. 특히 국내에서는 급여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 정확한 수익창출의 정도를 가늠하긴 어렵다"며 "다만 현재는 보험급여에 등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플랫폼 수익 구조는 병원과 회사가 절반을 나누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미국 시장 동시 공략...라이브러리 구축으로 차별화
비즈니스 모델만큼 중요한 것이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MORA의 플랫폼을 후발주자가 쉽게 모방할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사업을 영위해 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에버엑스는 의료진 맞춤형 '라이브러리 구축'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MORA의 경쟁력은 의료진이 사용하기 적합하게 개발됐다는 점"이라며 "MORA 플랫폼에는 3000여 개의 재활 동작이 라이브러리화 돼 있는데 단순히 동작만이 아니라 재활 동작을 몇 회, 몇 초할 것인지 세밀하게 설정이 가능해 의료진이 환자 케이스별로 디테일하게 치료를 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MORA는 10만 건이 넘는 근골격계 운동 동작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한 자세 추정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최적화 되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쉽게 구현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형식의 라이브러리 구축은 에버엑스가 보유한 전문성이자 독자적인 기술력"이라고 덧붙였다.
에버엑스는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도 동시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MORA 플랫폼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2등급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했다. 인허가 뿐만 아니라 원격모니터링 수가로 해외 비즈니스 모델도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RTM(Remote Therapeutic Monitoring)이라는 원격 모니터링 수가가 있다"며 "MOR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EverEx-Rehab)가 해당 수가를 받을 수 있어 현재 FDA 2등급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진이 플랫폼을 통해 환자를 관리할 경우 비용 청구가 가능하고, 메디케어와 같은 공보험과 사보험을 통해 보험금 배상(reimburse)이 가능하다"며 "10월에는 캘리포니아 지역에 있는 물리치료사 학회(CPTA)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컨퍼런스인 'HLTH2023'에 참가해 MORA 솔루션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 본격적인 세일즈와 파트너를 탐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DTx 분야는 국내 기업이 충분히 차별성을 갖출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독일 등 앞선 나라가 있지만 아직 상업화된 제품이 많지 않은 만큼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앞서서 하고 있는 나라 중 독일은 이미 디가(DiGA)에 DTx가 50여개 정도 등록돼 사용되고 있지만 독일에서 DTx의 사용은 아직 미비하다"며 "이에 비해 국내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려는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기 때문에 실제 DTx 상용화와 활용도에 있어서는 선발주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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