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KB금융, 늦어진 글로벌 진출 디지털로 추월한다(1)월 단위 PPOP 흑자 기록…'가벼운' 플랫폼으로 차별화 추구
서은내 기자공개 2023-10-16 07:07:28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글로벌사업을 동남아 이머징, 선진시장 이라는 두 개의 축을 놓고 전개하고 있다. 이 둘은 접근 방식이 서로 다르다. 동남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있다. 이머징 시장에서의 기본 전략은 특정 국가에 한국에서의 KB금융그룹 같은 제 2의 금융그룹을 건설하는 것이다.이머징 국가로 주목하는 곳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메콩 삼국이다. 리테일부터 기업금융까지를 아우르고 은행 뿐 아니라 종합 금융사업자로서의 기회를 찾겠다는 게 목표다. 가장 많은 투자가 진행된 곳은 부코핀사업으로 대변되는 인도네시아다. 베트남에서도 은행 진출 후 비은행 사업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라오스도 진출 시점을 타진 중이다.
선진시장의 경우에는 리테일 부문이 아닌 도매금융을 공략하고 있다. 자본시장, CIB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기본적으로 각 대륙의 금융 허브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뉴욕과 런던, 홍콩, 싱가폴이 중심이다. KB금융은 보다 많은 나라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거점 지역을 보다 대형화한다는 기조 하에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이머징 국가와 선진시장을 통틀어 KB금융이 시기상으로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곳은 뉴욕이다. 조남훈 KB금융지주 글로벌전략 총괄은 "미국에서의 KB금융 자산이 현재 50억불, 인력은 50명 정도인데 이를 3년 내에 두 배 수준으로 키우고자한다"며 "미국 지점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거점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내년 KB부코핀은행 충당금전입전영업익 흑자 기대
KB금융그룹의 글로벌부문의 자산규모는 2022년 말 기준 약 46조원(339억달러)에 달한다. 매년 글로벌 부문 자산이 전체 그룹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는 글로벌 부문 자산의 비중이 2.4%, 2020년에는 4.3%, 2021년에는 5.3%, 2022년에는 6.2%를 기록했다.
글로벌 부문의 순이익도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사업 실적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해 KB부코핀은행의 당기순손실을 제외하면 글로벌 부문 순이익이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 정도다. KB부코핀은행의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목표시기는 2025년이다.
부코핀은행 정상화는 KB금융의 글로벌 부문의 핵심 사업이자 중요한 키가 되고 있다. 부코핀은행은 KB금융이 2020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이다. 인수 이후 기존 부실을 털어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KB금융은 KB부코핀은행에 총 12조 루피아(약 1조원) 규모의 추가 자본투입을 완료했다. 현재 추가 증자 계획은 없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과 관련해 채널과 인력 구조조정, 계약구조 개선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부실채권 회수 조직을 확대하고 ABS 구조를 활용한 부실여신 대량매각도 진행했다. 연내에 3조9000억 루피아 상당의 부실채권을 집단 경매함으로써 빠르게 부실여신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조남훈 총괄은 "내부에서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의 키포인트로 충당금 전입전 영업이익(PPOP)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PPOP가 한달 단위로는 흑자를 보이는 때도 있으며 PPOP 기준 흑자 목표 시기는 순이익 흑자 목표 시기인 2025년보다 더 이른 내년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현지 후발주자로서 보다 '가벼운' 디지털플랫폼 개발
이같은 목표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현지 새로운 은행 시스템의 개시다. 내년 7월 KB부코핀은행 새 IT시스템이 오픈되면 은행 사업이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다. 부코핀은행 인수 후 사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원인은 낙후된 IT 시스템이었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 인수 직후인 2021년 초 가장 먼저 IT시스템 개편에 착수했다. 조남훈 총괄은 "모든 서류 작업이 수기로 이뤄지다보니 영업인력보다 관리인력이 몇배나 많았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에러 탓에 사업을 공격적으로 펴기 어려웠다"며 "고객 서비스도 불편하다보니 은행 상품을 마케팅하거나 홍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새로 오픈될 은행시스템은 고객들의 편의성에 개발의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IT시스템 개발에는 10년 전 KB금융이 캄보디아 사업에서 경험한 디지털 플랫폼 추진 이력이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KB금융은 캄보디아에 진출하면서 국내 디지털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결과가 좋지는 못했다.
조남훈 총괄은 "현지사업은 초기 대규모 투자비용을 감내하고 인프라, 고객 확보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이나 비용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해 다른 곳들이 시장을 선점해버렸다"며 "후발주자로서 KB금융은 송금 이체의 편의성이나 혜택 등을 통해 차별화하고 고객들의 불평 지점을 극복해나가는게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또 "부코핀 사업 역시 마찬가지로 디지털 서비스에 있어서 경쟁 은행 대비 더 나은 점을 찾아야 하는 후발주자의 상황이며 특히 KB가 한국에서 대형 시중은행으로서 개발해온 디지털플랫폼 KB스타뱅킹앱과는 접근 방식이 다른 보다 가벼운 플랫폼을 개발해나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서은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Art Price Index]경매 막판까지 고르게 이어진 경합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진품증명서 양식 놓고 공급·수요자 입장 대립
- [2024 이사회 평가]SM엔터, 경영성과로 이어진 이사회 시스템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한계 펄어비스, 평가개선프로세스 우수
- 서울옥션, 달라진 사업비중…'경매' 늘고 '판매' 줄고
- [2024 이사회 평가]더블유게임즈, 오너 의장에도 '감사위'로 독립성 유지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엇갈린 진위감정…영리 vs 비영리 차이?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문체부 감정체계 손질 '이건희 컬렉션' 나비효과
- [Auction Highlights]케이옥션, 10억 이상 고가작 시장 소화여부 관심
- 투게더아트, 21억 니콜라스파티 작품 증권발행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