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리딩금융 복귀가 최대 성과" 마지막 기자간담회 열고 소회 밝혀…"3연임 성공 순간부터 '마음의 결정' 내렸다"
김서영 기자공개 2023-09-26 08:19:1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회장에 취임해 리딩뱅크를 넘어 리딩그룹으로 복귀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리딩그룹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전체 금융시장을 같은 방향으로 함께 끌고 달려간 점에 대해 보람이 크다."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 9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윤 회장은 25일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회장직 인수인계 및 임기 만료 일정에 따라 11월 말 퇴임이 예정돼 있으나 두 달 앞서 퇴임 메시지를 밝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다음 달에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10월에 별도 행사를 진행할 일정이 타이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KB금융의 약 10년 만의 리더십 교체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조금 이른 퇴임 소회를 밝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양종희 회장 내정자에 대해선 "임기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새 회장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의 거취에 대해선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으니 남은 두 달 동안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3연임, 지난 9년간의 임기를 세 단계로 나눠 성과를 평가했다. 첫 회장 임기에서는 임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도록 하겠다고 취임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첫 임기에선 3년 안에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2연임 땐 KB금융그룹이 리딩그룹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하겠다, 3연임 시작에는 아시아 선도 금융그룹 대열에 끼고 싶다고 밝혔다"며 "리딩금융그룹을 이룬 것뿐만 아니라 금융계 전체가 수익성 부문에서 튼실한 금융회사로 거듭났다는 면에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쉬웠던 점으로는 3연임 당시 경영 목표로 꼽았던 '아시아 선도 금융그룹'으로는 도약하지 못했던 것을 언급했다. 윤 회장은 "KB가 리딩금융이라고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불과해 굉장한 아쉬움이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로 보면 10위권 내에 있어야 하는데 60위권에 있다는 데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금융회사는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 없는 구조인데 자본 규모를 보면 최소 2.5배 이상을 늘려야 겨우 20위권에 근접할 수 있다"며 "개별 회사 차원에서 노력해서 가능한 일이냐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 정책당국 포함해 진지한 방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4연임 도전을 앞두고 용퇴한 배경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윤 회장은 이미 3연임에 성공하면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진퇴에 대해선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훌륭한 선배들 가운데 진퇴를 결정할 때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미리 결정해두고 상황이 오면 결정을 내리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윤 회장은 양 회장 내정자에 대해 '양날개를 잘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과 업력을 갖춘 인사"라고 평가했다. 양 내정자가 은행장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선 "은행에 20년 있어서 저보다도 경험이 풍부하고 거의 모든 사업 부문에 대해 경험을 가지고 있고, 든든한 버팀목인 이재근 행장이 있기 때문에 훨씬 부담이 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 내정자는 그간 전략 부문에서 윤 회장을 보좌해 왔다. 2010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당시 윤 회장은 지주 부사장으로서 전략 부문을 이끌었다. 양 내정자는 전략 부문에서 부장부터 상무, 부사장을 거치면서 윤 회장의 손발 역할을 했다. 이때 최고의 M&A 성과로 꼽히는 LIG손해보험 인수전을 성공시킨 바 있다.
회추위 과정에 대해선 "마지막 연임 3년 동안 지배구조가 다시는 흔들리지 않도록 탄탄한 경영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체계적인 승계 프로그램을 정착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결과로 모범적인 회장후보추천 과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데 심사숙고해서 최종 회장 후보자를 선정해준 이사회에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회장은 "지난 9년간 KB와 CEO로서의 윤종규가 부족한 점도 많았을 텐데 따뜻하게 지켜봐주고 성원해줘서 감사하다"며 "양 내정자를 도와서 KB금융그룹이 발전하고 한국 금융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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