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CJ CGV 자본확충]'부채비율 200% 유지' 로드맵 타격받나기대를 밑돈 '자본확충 규모', 재무건전성 제고 효과 '제한적'
김선호 기자공개 2023-10-11 08:00:01
[편집자주]
CJ CGV가 CJ그룹의 지원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재도약을 이뤄내고자 했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현물출자를 받고자 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추어 적정하게 평가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더벨은 법원의 판단 근거를 분석하고 CJ CGV의 자본확충 향방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1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가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200%로 유지하고자 했지만 최근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자본확충 규모가 줄어들면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이뤄내기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재무전략 로드맵도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된다.CJ CGV가 2023년 6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충하고자 했던 자본금의 규모는 약 1조원이었다. 신주 발행 등 유상증자(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5700억원, 한영회계법인이 감정한 4444억원 기업가치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 받기로 했다.
이러한 자본확충에 나서게 된 배경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적자가 발생하면서 재무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CJ CGV의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2020년 3887억원, 2021년 2414억원, 2022년 768억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2019년 652.6%였다가 2020년에 1412.7%로 치솟았다. 2020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CJ CGV가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당시 종속기업 5개 법인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과정이 이뤄졌다.
지분을 매각하거나 청산한 종속기업은 투자 혹은 해외에서 영화관운영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었다. CJ CGV로서는 재무가 악화되면서 이전만큼의 투자를 이어나가기가 힘겨워졌고 해외 사업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심각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흐름을 보더라도 2020년에 집중적으로 사채와 단기차입금이 급증했다. 이때에 연결기준 재무활동현금흐름 중 사채와 단기차입의 증가로 각각 3627억원, 5487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생존을 위해 급하게라도 자금을 조달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비용통제 등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주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기반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2020년 1412.7%에서 2021년 1156.4%, 2022년 816.2%로 하락시켰다. 다만 2023년 상반기에 1052%로 다시 높아졌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CJ CGV는 지주사 CJ의 지원을 받으면서 유상증자 등 대규모 자본확충에 돌입했고 모집된 자금을 대부분 채무상환에 투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신주 발행가가 낮아졌고 공모자금 규모가 축소되는 결과가 빚어졌다.
여기에 지주사 CJ로부터 현물출자 받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에 대한 가치평가가 담긴 '감정보고서'가 법원에서 인가를 못 받았다. 법원은 한영회계법인이 감정한 4444억원이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고 감정보고서에 대해 불인가 처분을 내렸다.
사실상 유상증자로 인한 공모자금 모집 규모가 축소되면서 채무상환에 투입되는 자금도 당초 계획한 3800억원에서 최종 2253억원으로 줄었다. 1547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자본확충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지기는 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이뤄내기는 힘들어졌다.
초기 계획대로 1조원의 자본이 확충됐다고 가정하고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기존 1052%에서 238%로 낮아진다. 그러나 유상증자로 모집하는 자금이 감소하면서 재무건전성 제고 효과가 축소됐다.
현물출자 받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은 현실적으로 한영회계법인이 감정한 4444억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최선이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정도로 부채비율 200%는 이번 자본확충만으로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CJ CGV 관계자는 "공시에 나온 대로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채무상환에 투입해 재무건전성을 제고시킬 것"이라며 "CJ올리브네트웍스는 최근 법원에서 감정보고서를 불인가했지만 이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인터배터리 2025]태성 "국내 '동박 빅3'와 본격 공급 논의"
- 대신밸류리츠, 1500억 프리 IPO 투자유치 '마무리'
-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5연임 속 이사회 '쇄신' 택했다
- 김정수 다올저축 대표 3연임…연간 흑자로 재무 역량 입증
- [저축은행중앙회 차기 리더는]후보 등록 시작, 연임 분위기 속 '관 출신 인사' 변수
- [저축은행 부실 PF 사업장 점검]8000억어치 매물 공개한 OK저축, NPL 매각 '고삐'
- 현대캐피탈, AI·디지털 전문가 보강…여성 사외이사 비중 확대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신한금융, 은행권 최다 '글로벌 전문가' 확보 비결은
- 5년 만에 대표 바뀌는 현대해상, 이사회도 '새판 짠다'
- [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BC카드, AI 가이드라인 초석 쌓았다…업계 유일 협의체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