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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를 움직이는 사람들]이경준, IPO부터 M&A까지 하이브 '조단위' 빅딜 리더④코스피 상장 성공, 미국 레이블 인수 성사…재무·사업적 통찰 발휘

이지혜 기자공개 2023-10-10 12:50:48

[편집자주]

'We believe in music'. 하이브를 관통하는 미션이다. 오직 음악으로 나이, 계층, 성별은 물론 국경까지 넘어 전세계에 감동을 주겠다는 의미다.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K팝의 선두가 된 하이브의 다음 목표는 K팝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K팝이 아닌 팝 그 자체로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음악시장을 제패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런 비전을 실천하는 인물은 누굴까. 하이브의 야망과 이를 실천할 키맨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6: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10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신흥 강자가 입성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가 코스피에 입성하면서 ‘따상’을 기록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기록하면서 시장 관계자들의 입이 벌어졌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입성은 기념비적 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엔터사가 코스닥에 상장한 사례는 있어도 코스피에 발을 들인 것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최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증받은 셈이다. 더군다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엔터사와 달리 후발주자였기에 상징성이 컸다.

이런 딜을 성사시킨 데 일등공신이 바로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다. 이 CFO는 하이브 IPO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합류했지만 한 치의 오차 없이 모든 임무를 수행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3년이 흐른 지금 이 CFO를 향한 하이브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졌다. 이 CFO의 지휘 아래 하이브는 엔터사 가운데 재무 투명성, IR정책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평판을 받았다. 여기에 그는 ‘조 단위’ 빅딜도 차질 없이 이뤄내며 성장에 기여했다. 다시 말해 BTS를 만든 게 방 의장이라면 기업으로서 토대를 다진 것은 이 CFO라는 의미다.

◇‘조 단위’ IPO 성공, 실력 입증했다

2020년 하반기 이경준 CFO가 하이브에 합류했다. 전 CFO가 입사 6개월 만에 돌연 물러난 데 따른 후속 인사였다. 비록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업무에 천천히 적응할 겨를은 없었다. IPO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제 아무리 자본시장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고 해도 우려가 없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CFO는 하이브 안팎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었다. 9월 말 이뤄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117.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공모가도 최상단인 13만5000원에서 확정됐다. 일반 청약도 흥행했다. 일반 청약자 공모에서 경쟁률 606.97대 1을 기록하며 청약 증거금으로만 58조원이 훌쩍 넘게 돈이 모였다.


이는 하이브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마중물이 됐다. 당시 하이브는 9535억원을 IPO로 순조달해 2022년까지 5000억원이 넘는 돈을 인수합병(M&A) 등 투자에 쓰겠다고 밝혔다.

입사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이 CFO가 실력을 입증한 셈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이 CFO가 하이브에 합류한 뒤 곧바로 IPO를 진두지휘했다”며 “하이브의 회계와 재무, 세무, 자금업무 총괄자로서 재무결산 프로세스 효율화와 거래구조 개선 등 운영체계를 고도화하고 재무적 안정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CFO가 단기간에 신뢰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탄탄한 경험이 주효했다. 이 CFO는 서울대학교에서 지구환경시스템과 경영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공인회계사(KICPA) 자격을 취득, 삼일PwC와 PwC시드니, 김·장법률사무소에서 회계사로서 실력을 쌓았다. 일반기업으로는 성주디앤디에서 전략 등 업무를 담당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실탄을 마련한 이 CFO는 여기에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그에 걸맞는 체계와 경영 투명성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상장 이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등 기업 설명회 일정을 매 분기마다 공시하는 한편 기관투자자는 물론 일반 주주까지 컨퍼런스콜을 들을 수 있도록 열어뒀다. 이는 다른 엔터사와 차별화하는 지점이다. 또 이 CFO는 내부 통제 시스템과 연결회계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해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조 단위’ M&A도 성사, 하이브 성장 토대 닦았다

이 CFO의 활약은 IPO에 국한되지 않았다. IPO는 하이브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 발일 뿐이었던 만큼 이 CFO의 역할도 시간이 갈수록 확장됐다. 특히 M&A에 있어서 이 CFO의 실력은 빛을 발했다.

하이브는 상장한 이후 미국 이타카홀딩스 QC홀딩스, 국내 플레디스, 쏘스뮤직, 케이오지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미국의 이타카홀딩스와 QC홀딩스를 인수하는 데만 1조원 넘는 돈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시 말해 이 CFO가 IPO 당시 약속했던 대로 M&A를 발판으로 한 기업 성장에 힘을 보탰다는 의미다.

이타카홀딩스와 QC홀딩스는 하이브에게 있어서 역사의 새 장을 여는 딜이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브는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아래 전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데 두 기업이 세계 최대 엔터시장인 미국으로 나아가는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다.

이 CFO가 재무는 물론 하이브의 성장활로를 여는 데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CFO의 역할이 기존 사업영역에서 내부통제,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정책을 담당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적극적으로 조직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확대됐다”며 “사업적 변화가 크게 일어나다보니 CFO가 사업적 통찰을 발휘해야 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CFO가 하이브 계열사의 요직에 올라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 CFO는 하이브의 일본 거점인 하이브재팬과 하이브레이블스재팬, 일본 네이코, 수퍼톤, 쏘스뮤직의 사내이사에 올라 경영자문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유니버설, 하이브 아메리카 등의 감사업무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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