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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DPSS 어닐링 신흥명가' 이오테크닉스, 삼성 결속 다진다①삼성전자와 공동 개발, 2020년부터 D램 양산라인 진입…내년 낸드 시장도 에이밍

조영갑 기자공개 2023-10-12 09:03:27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만8200원→18만2900원'

반도체 레이저 공정장비 전문기업 이오테크닉스의 올해 주가 추이다. 올해 3월 6만원 수준에 머무르며 바닥을 찍던 이오테크닉스의 주가는 9월 초 장중 한 때 18만원을 넘어서면서 반년 만에 3배 폭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가총액 역시 연초 6000억~7000억원 수준에서 현재 1조710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9월 초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이오테크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반도체 장비 섹터 내에서도 단연 발군이다. 300% 가까운 상승률이다. 올해 D램 반도체 재고 이슈 탓에 장비 공급사들의 주가 추이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이오테크닉스는 독야청청했다.

비결이 뭘까.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략장비를 개발해 왔다. 그 중심에 최근 HBM(고대역폭메모리)와 관련 재차 주목받고 있는 '레이저 어닐링(Laser annealing)' 시스템이 있다.

어닐링은 반도체 웨이퍼의 이온주입 후 데미지를 입은 웨이퍼를 고온으로 가열해 실리콘 격자의 재정렬을 유도하는 작업이다. 다만 고열의 급속어닐링(RTA) 방식은 오히려 웨이퍼 뒤틀림, 단층 발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레이저 방식으로 개선한 공정이 레이저 어닐링 시스템이다. 열로 인한 뒤틀림을 예방하고, 고단층 반도체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코스닥 반도체 장비사인 디아이티가 신규 개발한 레이저 어닐링 시스템이 SK하이닉스 1b(10나노급) 선단 공정인 HBM3E(5세대 HBM) 양산라인에 첫 진입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초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HBM3E 신규 칩을 양산 공급하는 것과 관련 디아이티의 레이저 어닐링 시스템이 확대 중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디아이티는 최근 SK하이닉스와 150억원 규모의 레이저 어닐링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유사한 궤에서 이미 2020년부터 삼성전자의 D램 1z(15나노급) 양산 공정에 레이저 어닐링 시스템을 공급한 이오테크닉스가 삼성전자의 HBM3 투자 재개와 1b 선단 공정 전환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으리라는 게 반도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이전 HBM 개발팀을 발족했다가 HBM의 시장성에 대해 재검토, 투자를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조직을 부활시켰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 시기 꾸준하게 HBM 관련 투자를 이어왔다.

▲이오테크닉스 1년 주가 흐름(출처=네이버증권)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어닐링 장비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솔루션이다. 전량 외산에 의존하던 레이저 어닐링 공정을 이오테크닉스가 삼성전자 D램 라인에서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2020년 당시 일약 주목을 받았다. D램의 캐파 확장에 따라 연 10대 수준의 물량을 꾸준히 입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당 ASP(평균공급가)가 약 40억원에서 50억원 수준으로 파악, 삼성전자향 레이저 어닐링 단일 매출만 4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 복수의 협력사와 공급계약을 맺고, 경쟁을 유도해 단가를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독점개발, 독점공급 형태로 단일 협력사와 장비를 공동 개발했다는 것은 레이저 어닐링 장비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어닐링 장비는 웨이퍼 표면 국소부위의 온도만 급격히 올리는 엑시머 레이저(Excimer Laser) 조사 방식이 아니라 이른바 '고체 레이저'라고 불리는 DPSS(A diode-pumped solid-state) 방식의 레이저를 조사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네온가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엑시머 레이저 방식 대비 유지보수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독성도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삼성전자가 다층 기판에 바이어홀(via hole)을 형성하기 위해 홀 사이즈를 점차 낮춰가고 있기 때문에 이오테크닉스의 DPSS 레이저 어닐링 장비의 도입 확대가 예상된다. 기존 레이저 엑시머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업계에서는 올해 약 500억원 가량의 레이저 어닐링 관련 매출을 기록한 후 내년 D램 1b 공정 전환이 본격화되면 매출이 배로 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약 900억~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내 양대 IDM(종합반도체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D램 뿐만 아니라 내년 낸드플래시 양산에도 레이저 어닐링 적용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낸드에 대한 수요까지 덤으로 생길 수 있다는 게 이오테크닉스의 '업사이드 포텐셜(상승잠재력)'로 평가된다. 월 300k(30만장) 수준인 D램보다 낸드 시장이 약 2배 가량 시장이 큰 것을 감안하면 관련 PO 역시 2배로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전제는 고객사의 라인 투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의 적층 단수가 300단 수준을 바라보게 되면서 수율을 잡는 레이저 어닐링 기술의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면서 "비메모리 양산 공정에서도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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