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9시47분 theWM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손실의 15%까지 책임지는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를 출시한다. 지난 8월 그룹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약 1000억원 규모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를 조성한지 약 2개월 만이다. 약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그룹사의 시딩 열기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오는 10일부터 ‘한국밸류K-파워 증권투자신탁’ 1, 2호를 판매한다. 사모재간접 상품으로 산하에 7개의 사모펀드를 두고 모펀드의 재산을 투자하는 구조다. 지난 6일 설정돼 오는 10일부터 27일까지만 판매하는 폐쇄형 상품으로 설정됐고, 만기는 3년이다.

당초 조기상환형 상품으로 설정됐으나 목표전환형으로 변경됐다. 조기상환형의 경우 펀드의 누적 수익률이 20%에 도달할 경우 도달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펀드를 환매해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목표전환형 펀드 또한 누적 수익률 20%를 목표로 하지만, 도달일로부터 6개월 후에 환매한다는 점이 다르다. 6개월 동안에는 안정적인 MMF와 같은 유동자산으로만 자금을 운용한다.

손실은 15%까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부담한다. 하위 사모펀드 수익률이 15%가 날 때까지는 자체 자금이 우선적으로 손실을 인식하고 손실 규모가 이를 넘어설 경우 추가 손실분은 선순위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반대로 하위 사모펀드 수익률이 8.5%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선순위 투자자가, 8.5%에서 10% 구간까지는 후순위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수익을 우선 인식한다. 10% 이상부터는 선순위와 후순위 투자자가 50대 50으로 수익을 나눠가진다. 투자자로서는 손실 부담을 덜고 운용사는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그룹사 시딩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8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같은 손익차등형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로 약 1000억원 규모 시딩에 성공했다. 올 초부터 VIP자산운용의 ‘VIP The First’를 시작으로 손익차등형 공모펀드의 인기가 이어지면서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현재 내부적으로 2000억원 규모 자금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는다.

이번 펀드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처음으로 내는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다. 2020년부터 손익차등형 사모펀드를 여럿 설정해 운용했으나 공모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020년 7월부터 지금까지 약 15개가 넘는 손익차등형 펀드를 출시해 7개의 펀드를 상환했다.

책임운용역을 맡은 박상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수석매니저는 “올해 국내 시장은 선별적으로 특정 섹터만 오르는 장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내놓는 한국밸류 K-파워는 향후 가능성이 있는 섹터 7개를 잡아 투자하는 구조다”라며 “이번에 올랐던 섹터의 경우 아직 남은 투자 기회를 찾고, 소외됐던 섹터 중에서 성장 가능성에 비해 가치가 낮은 종목을 골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7개 섹터는 미래모빌리티, K컬쳐, 테크, 헬스케어, 미래에너지, 지배구조, 딥밸류다. 미래 모빌리티와 K-컬쳐 섹터가 최근 자금이 몰린 섹터로 2차전지, 전기차, 엔터테인트먼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정했다. 테크의 경우 반도체는 최근 흐름을 탔으나, 디스플레이와 같이 소외된 종목들이 있다고 보고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헬스케어 파트도 최근 3년간 업황이 부진하지만 다시 반등의 시간이 올 수 있다고 보고 포함했다.

펀드 운용을 맡은 박상민 수석매니저는 지난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합류한 정통 가치투자 매니저다. 박 매니저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서 2015년부터 약 5년간 멀티매니저로 운용을 맡았다가 2020년 하이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합류해 주로 사모펀드 운용을 맡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