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IBK기업은행, 폴란드사무소 '영업조직' 전환 착수(3)사무소 개소 1년 차, 유럽 거점으로 거듭날까…EU·ECB 규정 준수 검토 중
브로츠와프(폴란드)=김서영 기자공개 2023-10-17 07:23:55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기은)이 공들이고 있는 전략 지역은 폴란드다. 폴란드는 유럽 내 각종 산업의 생산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어 배터리, 자동차 등 국내 미래 핵심 성장 산업의 진출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폴란드에만 우리 기업 331곳이 진출해 있다.우리 진출 기업 중에서도 폴란드 현지 금융지원이 절실한 곳은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의 경우 신용도가 높아 국내 시중은행이나 외국계은행 등으로부터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비상장기업은 자금 조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기은은 폴란드 사무소를 영업 조직으로 전환해 현지 중소기업 생태계를 키운다는 포부를 내놨다.
◇5년 준비 끝에 개소, 브렉시트 이후 EU 거점 삼는다
기은은 올해 5월 중순 폴란드 남부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사무소 하나를 여는 데 장장 5년이 걸렸다. 기은은 지난 2017년부터 폴란드 사무소 개소를 추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지연에 지연을 반복했다.
폴란드 사무소 개소는 기은에게 '숙원 사업'과 다름이 없었다. 5년간 공들여 준비했다는 점에서도 그랬지만, 전략적으로도 폴란드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폴란드 사무소를 열기 전 기은이 보유한 유럽 내 유일한 네트워크는 영국 런던지점이었다. 그러나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단행하면서 기은은 EU 내 거점을 사실상 상실하게 됐다.
그이후 폴란드에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부터 방산과 원전 사업까지 우리 기업의 폴란드 진출에 드라이브가 걸리며 기은은 EU 거점을 폴란드로 낙점하게 됐다. 특히 폴란드 진출은 작년 취임한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첫 번째 해외사업으로도 의미가 깊다. 앞으로 폴란드 사무소는 EU 진출의 발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기은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폴란드 면적은 남한의 3배가 넘고 유럽에서 8번째로 큰 영토를 자랑하는 나라다. 심지어 국토의 90%가 평지로 이뤄져 있다. 기은은 폴란드 내에서도 남부 도시인 브로츠와프를 거점 지역으로 선택했다. 브로츠와프에는 LG그룹의 배터리 클러스터가 조성된 곳으로 각종 협력업체가 포진해 있다.
기은 관계자는 "브로츠와프는 우리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폴란드 남서부 최대 공업도시"라며 "이곳에 사무소를 개소한 것을 잘한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3인 구성 사무소에서 '영업 조직'으로 전환 준비…당국 규제 검토
기은의 폴란드 사무소에는 현재 모두 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사무소장과 부소장, 그리고 폴란드 현지 직원 1명으로 이뤄져 있다. 보통 사무소 수준에선 사무소장 1인 체제나 사무소장 1명에 현지 직원 1명으로 꾸려지는 경우가 많다. 사무소 총인원이 3명이면 비교적 많은 인원을 배치해둔 것으로 그만큼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폴란드 사무소는 비영업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기은뿐만 아니라 폴란드에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은 모두 사무소 형태다. 영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적 등 숫자로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기은은 폴란드 사무소를 폴란드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위한 'RM(relationship management)' 역할을 수행하는 게 핵심이다.
기은 관계자는 "폴란드 사무소는 기존에 보유한 런던지점과 협력해 폴란드 진출기업들에 대한 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며 "방산, 원전 든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글로벌본부와 연계해 금융지원을 뒷받침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은이 폴란드 사무소를 영업 조직으로 전환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는 영업 조직이 아닌 사무소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금융업 영위에 대한 제약이 크다. 기은 폴란드 사무소는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폴란드는 EU 회원국이기 때문에 폴란드 감독기관 규정뿐만 아니라 EU 및 유럽중앙은행(ECB) 규정까지 준수해야 한다. 기은은 이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기은 폴란드 사무소는 국내 중소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활발해지는 상황에 발맞춰 진출 기업들의 대면 방문을 늘리고, 영업 조직 전환을 통해 현지 진출기업들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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