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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폴란드법인 전환해 '글로벌금융벨트' 구축할 것"(2)박봉규 IBK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그룹 부행장 "베트남 폴란드 등 해외법인 더 만들겠다"

김서영 기자공개 2023-10-16 07:10:06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기은)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으로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도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금융서비스를 불편 없이 제공 받을 수 있는 'IBK글로벌금융벨트'를 구축하는 게 경영 비전이다. 현재의 아시아금융벨트를 유럽 등으로 확대하겠다."

박봉규 IBK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부행장·사진)은 현장의 중요성을 알고 직접 발로 뛰는 인물이다. 올해 5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열 때도 직접 5곳의 후보지를 둘러보고 최적의 입지를 골랐다. 해외 채권 발행이나 글로벌 IR 등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박봉규 부행장은 더벨과 인터뷰에서 "현재 추진 중인 동유럽 진출과 연계해 동유럽 국가 및 유럽연합(EU) 시장에 신규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며 "베트남·폴란드 등 신규 해외법인을 두 개 더 설치해 금융벨트를 확장하고 전체 순이익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목표치인 10%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뉴욕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글로벌 채권 발행 업무를 수행했다. 출장길에 돌아오자마자 기은은 지난 22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 달러화 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기은은 첫 젠더본드(Gender equality social bonds) 발행에서 흥행을 거두며 20억달러 규모의 5년물 글로벌본드 주문액을 쌓았다. 여기에 각국의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등 SSA 투자자가 참여해 주목받았다. 금융권에선 박 부행장 취임 이후 글로벌 IR에 공들인 결실이라고 평가한다.

기업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해외 우량자산 확대 등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통해 현재의 글로벌 이익을 두 배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김성태 은행장이 취임 100일에 밝힌 비전인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가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박 부행장은 뉴욕지점 근무 경험 등 해외시장에 밝고 김행장의 비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실행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박 부행장은 작년 7월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을 맡고 있다. 글로벌·자금시장그룹에는 글로벌사업부뿐만 아니라 △글로벌영업지원부 △자금부 △자금운용부 △자금결제부 등 모두 5개 부서로 조직돼 있어 글로벌 진출과 자금 운용 전략을 유기적으로 설계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기은은 국내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아시아 지역 공략에 집중해왔다. '중국-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미얀마'로 이어지는 기은의 아시아금융벨트는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다. 특히 베트남에는 우리 기업 5881곳이 진출해 있어 기은의 설립목적인 중소기업 지원이란 정책적 역할 측면에서 중요한 국가다.

기은 글로벌 사업의 다음 타겟은 'IBK 글로벌금융벨트' 구축이다. 글로벌금융벨트 구축이 장기적인 전략이라면 중기 목표로는 'IBK 유럽금융벨트'다. 새롭게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지로 떠오른 동유럽과 미주 등에 거점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 부행장은 "미주 지역은 기존 뉴욕지점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IB 데스크 설치와 운영을 통해 북미와 남미의 영업 커버리지를 강화하는 중에 있다"며 "유럽지역은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응하고 EU 지역 진출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기존 런던지점 외에 동유럽 내 신규 영업조직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금융벨트의 두 축은 런던과 폴란드가 될 전망이다.

기은은 런던에 지점을 두고 있다. 런던은 전통적인 글로벌 국제금융센터로서 기업금융과 IB 사업 기회가 풍부한 곳이다.

정부가 국내 외환시장을 런던 시장 마감시간까지 연장하는 조치인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을 전개하면서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로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은은 내다봤다.

런던은 현재 추진 중인 동유럽 진출과 함께 유럽금융벨트 구축에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박 부행장은 현재 폴란드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지법인 전환을 통해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 및 EU 시장에 새로 진출한다는 청사진이다. 이들 4개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 수는 모두 785개다. 폴란드가 331개로 가장 많고 △헝가리(243개) △슬로바키아(121개) △체코(90개)가 그 뒤를 잇는다.

아울러 박 부행장은 기은을 비롯해 그룹 내 자회사의 해외 진출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노력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기은의 자회사는 중소기업의 다양한 금융 니즈를 더 잘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는 곳으로 수익 확대를 목표로 운영되는 시중은행의 자회사와 비교해 해외진출 필요성이 높진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IBK캐피탈은 현지 은행인가가 제한돼 있던 2016년에 IBK금융그룹의 미얀마 진출 전략의 하나로 'MFI(Micro Finance Institution·소액신용대출기관)'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박 부행장은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국내 기업 진출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해외시장도 선도적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시아 지역은 홍콩 국제금융센터 지위 약화에 대비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싱가포르 신규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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