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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IBK인도네시아, 차별화된 역량으로 중소기업 지원(5)출범 4년만에 턴어라운드 성공…한국계 기업 넘어 현지화 집중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8 07:26:53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은 동남아 금융벨트의 중심 축인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성장전략 핵심 지역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제와 은행업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인도네시아에 영업채널을 구축해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법인인 IBK인도네시아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은행 중 한 곳이다. 한국계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이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에 맞춰 차별화된 금융지원을 펼치고 있다. 현지화를 위해 현지 중소기업 발굴과 지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IBK인도네시아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은 한국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도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강점이 있다”며 “IBK의 DNA는 중소기업 지원에 있고 IBK의 글로벌 모든 해외 영업조직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소명감을 가지고 중소기업의 성장 발전을 위해서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부에 위치한 IBK인도네시아 본점 영업점.

◇인도네시아 중소기업 공략하는 IBK

IBK인도네시아가 현지화를 위해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전략은 중소기업 금융 서비스다. IBK기업은행이 잘할 수 있고 경험도 많은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대출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우선 IBK인도네시아는 IBK기업은행만의 기업대출 노하우를 활용해 현지 여신심사체계를 고도화했다. 또 빠른 여신 결정을 위한 프로세스 개편 등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기업들의 금융 편의성을 높였다.

더불어 경영진과 실무자가 한 팀으로 현지 기업 및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을 적극 찾아가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금융니즈에 대한 상담을 하고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는 등 발로 뛰는 현장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4월 인도네시아 금융 전문지 ‘인포뱅크’의 평가에서 중소기업 지원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인도네시아 전체 105개 은행 중 94.7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앞선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IBK기업은행의 본연의 역할을 인도네시아에서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인정받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IBK인도네시아의 비전은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금융 전문 리딩뱅크(To Become a Professional, Innovative and Leading Bank for SME & Corporate)’로 IBK의 노하우를 활용해 잘 할수 있는 기업금융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IBK인도네시아는 중소기업 금융에 고삐를 죌 생각이다. 인도네시아에는 현재 105개의 상업은행이 영업 중이지만 인도네시아 인구 중 약 40%만이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신용카드 보급률도 3% 수준으로 낮다. 그만큼 모든 국민들이 금융 혜택을 보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은행 수가 많아 우량 고객에 대한 경쟁은 치열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서민층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은 낮은 상황이다. 신용평가 시스템 등 신용정보 관련 데이터와 제도, 시스템 등이 아직 낙후돼 은행 대출은 담보대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IBK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기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금융업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금융 지원이 필요한 소기업도 발굴해 적극 지원하는 등 사회적 모범이 되는 금융회사가 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또 “영업활동도 현지기업, 한국계 기업, 차관단 여신의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부문의 균형적인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IBK만의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잘 살리고 혁신적인 제도와 상품을 개발해 인도네시아 현지화에 성공해 한국계 기업이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현지의 수많은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BK인도네시아 본점 영업점에서 현지인 직원들이 현지인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진출 4년여 만에…자산 3배 키우고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IBK인도네시아는 2019년 1월 인도네시아 은행 순위 100위권 밖에 있는 소규모 은행인 아그리스(Agris)와 미트라니아가(Mitra Niaga) 두 곳을 인수해 2019년 9월 출범했다. 이는 IBK기업은행이 최초로 해외 은행 두곳을 인수합병해 출범한 사례로 기록됐다.

그러나 인수와 합병 과정에서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19가 터졌다. 그럼에도 IBK기업은행은 당초 계획한 현지화를 차질 없이 수행했다. 유럽과 북미, 일본 등 선진 금융사들이 모두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빠져나갔지만 주재원들은 한명도 빠짐 없이 현지 영업채널을 지키며 현지화에 매진했다.

코로나19 기간 뿌렸던 씨앗은 최근 조금씩 성과로 도출되고 있다. 2019년 현지 진출 직후 6조4220억루피아(한화 약 5500억원) 수준이던 총자산은 2022년 말 현재 18조3680억루피아(한화 약 1조6000억원)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2490억루피아(한화 약 213억원)였던 순손실은 1040억루피아(한화 약 9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불과 4년만에 IBK인도네시아는 자산을 3배 늘리고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했다.

건선성 주요 경영지표도 안정화 돼 있다. NPL비율은 2019년 말 11.68%에서 2022년 말 1.99%로 크게 낮아졌다.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평균 NPL비율이 2.44%인 점에 비춰 볼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경영 안정화 토대 위에서 IBK인도네시아는 중장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IBK인도네시아는 향후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현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출범 이후 빠른 자산성장을 위해 한국계 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집중했었지만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한국계 기업에 대한 대출을 균형적으로 성장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현지 기업고객 마케팅 강화를 위해 본부와 지점의 마케팅 조직을 강화시키기 위해 조직체계와 상품, 성과평가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영업역량 강화를 위한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출시하는 등 신규고객 확보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IBK인도네시아 본점 사무실 벽면에 게시된 미래 비전과 전략.

더불어 미래 지속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디지털전환(DT)에도 힘쓰고 있다. 현지 은행 대비 부족한 영업망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디지털뱅킹 고도화 작업 등 디지털 서비스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세부적으로 현재 IBK인도네시아는 E-KYC를 활용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QRIS, e-머니 충전 서비스 등 개인고객을 위한 편의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업고객을 위해서는 비대면 수입신용장 개설 서비스 및 대량 송금 서비스 등 기업들이 필수로 요청하는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IT 및 디지털 전문인력 채용을 대폭 늘려 DT 혁신 속도를 높였다. 장기적으로는 캐시매니지먼트시스템(Cash Management System) 등 기업 자금결제 서비스와 비대면 기업대출 상품 등 한국에서 이미 검증된 다양한 기업특화 디지털 서비스들을 인도네시아에 도입할 계획이다.

IBK인도네시아 관계자는 “현지 영업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뱅킹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와 현지 직원 중심의 조직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지화 전략이 자리잡는다면 IBK인도네시아는 2030년 총자산 50조루피아 규모의 중상위권 은행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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