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1년, 증권사 PF 전략은]한국투자증권, 부동산 구원투수 '존재감 여전'⑤리스크 관리 차원 시딩북 규모 축소…신용공여 증가에도 수익은 감소
이재빈 기자공개 2023-10-17 07:59:52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지 1년이 지났다. 최고 신용등급을 지닌 ABCP의 EOD 소식이 PF 시장의 침체를 야기한 트리거가 됐다. 유동화가 진척되지 않자 곳곳에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PF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관리 측면에서 변화의 바람도 컸다. 사업·지역에 따라 별도 지침을 확립하고 제한된 선에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의 PF 전략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분야에서 높은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태영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리스크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우선 시황 악화를 고려해 PF 부문의 시딩북(Seeding book) 규모는 전년 대비 축소했다. 신규 투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도권 공동주택 사업장 위주로 집행하는 중이다. 특히 시장성을 꼼꼼하게 검토해 집행 여부를 결정했다.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리스크는 사전·사후 두 단계로 나눠 촘촘한 관리를 하고 있다.
◇방창진 PF그룹장 산하 1·2본부 체제…태영·코오롱 구원투수로 '활약'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PF 부문의 수장은 방창진 PF그룹장(전무)이다. 한국투자증권 PF1본부장을 거쳐 2022년 그룹장을 맡았다. 산하 1·2본부는 같은해 취임한 박재률 본부장(상무보)과 전태욱 본부장(상무)이 각각 지휘한다.
올해 부동산 PF업계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존재감은 유독 두드러진다. 잇따라 두 건설사의 부동산 PF 유동성 지원에 나서면서 시장의 백기사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첫 등판은 올해 3월 이뤄졌다. 2800억원 규모 금융조달 상품인 '태영건설·한국투자증권 투자 파트너십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면서다. 태영건설이 800억원, 한국투자증권이 2000억원을 각각 납입해 펀드를 조성했다. 조성된 펀드는 PF유동화증권을 인수해 태영건설의 차환 부담을 덜어줬다.
코오롱글로벌도 한국투자증권의 등판으로 급한 불을 껐다. 앞서 3월 맺은 PF 리파이낸싱을 위한 투자 협약을 통해 지원받은 2680억원으로 대전 선화동 주상복합 사업장의 브릿지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8월 코오롱글로벌이 발행한 사모채 680억원도 일부 인수하면서 직·간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시장 안정화에 투입하면서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도 큰폭으로 증가했다. 9월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는 2조2986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9113억원) 대비로는 3873억원(20.26%) 증가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 대비 큰 규모의 신용공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안정성을 겸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이 뒷받침되고 있는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8조1023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2위를 기록했다. 덕분에 안정성 지표로 활용되는 순자본비율(NCR)은 2195.1%로 집계돼 부동산 PF 취급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다만 수익성은 전년 대비 부진했다. 투자은행(IB) 부문 내에서 부동산 PF가 차지하는 위상도 그만큼 떨어졌다. 상반기말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 IB 부문에서 부동산 PF가 차지하는 비중은 24.3%로 전년 동기(41.7%) 대비 17.4%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IB 부문 총수익이 4896억원에서 3367억원으로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PF 부문의 수익은 1000억원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10/12/20231012161631588_n.png)
◇리스크 관리 차원 시딩북 전년비 30%축소…주택사업 위주 투자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PF 부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시딩북 규모는 30% 가량 축소했다. 유동성 위기와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공사비 상승 등을 고려한 결과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시딩북이 4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올해 시딩북 규모는 약 2800억원 수준이다.
투자 대상 자산과 지역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 등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수도권 공동주택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투자 집행 여부는 분양가와 브랜드, 입지 등 상품 시장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
신용등급과 신용보강자에 대한 검증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용공여 대부분을 A1 등급으로 제한했다. 또 9월말 기준 500억원 이상 매입확약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지 대부분이 1군 건설사의 사업장이다. 총 9개 사업지 중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DL 등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인 1군 건설사들의 사업지는 6곳으로 확인됐다. 2곳은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 사업지고 1곳은 금호건설의 수원 오피스텔 사업장이다.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는 안화주 본부장(전무)이 총괄하는 리스크관리본부가 전담한다. KDB대우증권에서도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역임했던 안 본부장은 2018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했다. 산하에는 사전 관리를 담당하는 심사부와 사후 관리를 수행하는 투자관리부가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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