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스타트업 돋보기]최인석 레페리 의장 "2025년 상반기 IPO 목표"③해외 신사업 추진, 스케일업 이후 증시 입성…"내년 프리IPO 계획"
구혜린 기자공개 2023-10-17 09: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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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방정식이 바뀌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 벤처캐피탈은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를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을 꿈꿨다. 투자 혹한기에는 외부 수혈 없이도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스타트업이 주목받는다. 신화 속 반인반마에 빗댄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이다. 켄타우로스는 미래 성장 가치(말)와 현실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사람)이라는 두 명제를 모두 충족시키는 자생가능한 기업이다. 더벨은 외부 도움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춘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의 성장 배경과 전략, 향후 계획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 한다. 내년까지 실적을 끌어올려서 실적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렇게 해서 상장을 해야 주가로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최인석 레페리 이사회 의장(사진)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은 목표를 밝혔다. 파워블로거 출신의 최 의장은 2013년 인플루언서의 소속사격인 레페리를 설립하고 MCN(다중채널네트워크) 비즈니스를 국내 도입했다. 창업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지난해 순이익 흑자로 전환하며 자체 자금으로도 사업을 꾸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폭발적인 스케일업 원해"…신사업 위해 조직 재정비
레페리는 올해 영업이익 2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부는 더 크다. 이보다 폭발적인 성장을 원하고 있다.
최 의장은 "IPO 전제조건 하나가 흑자라고 보고 있고 다음 목표는 스케일업하는 단계"라며 "실적은 이전보다 좋아졌지만, '파괴적 성장'을 할 수 있는 모델을 가지고 상장해야지 미래 그림이 없으면 상장한 이후에도 주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구상을 위해 그는 올해 경영구조를 재정비했다. 대표직을 내려놓고 상임경영이사회를 신설해 의장으로 이동, 신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최 의장은 "우리 소속 크리에이터가 400명이 넘는데 엔터사처럼 성장하면서 너무 나에게 의존하는 게 싫었다"며 "구사업은 튼실하게 신사업은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레페리가 되기 위해 '양손경영'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상임경영이사회를 꾸려갈 임원엔 'MZ세대(1980~2010년 출생자)' 여성을 전격 배치하기도 했다. 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책임지는 부서장을 '미니 CEO'로 발탁한 셈이다. 그는 "레페리는 신입사원 위주로 운영되는데 그들이 어느 세월에 성장해 리더가 되겠나"라며 "30대 초반임에도 임원이 될 수 있단 비전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해 리더육성시스템을 적용했고 내년쯤 매우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사업 자금은 IPO 전 투자 유치를 진행해 조달할 예정이다. 최 의장은 "현재 자금으로 (신규 비즈니스) 출시 단계까진 커버가 가능하나, IPO 전에 한 번 정도는 펀드레이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밸류 추정 방식이 보수화됐고 마구 밸류 욕심은 내려 하지 않지만, 2019년 평가받은 밸류(900억원)와 기대 밸류 격차가 너무 벌어져서 이를 정상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2의 'K-뷰티 웨이브' 온다…"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만들 것"
신사업 키워드는 '글로벌'과 '유통'이다. 레페리는 과거 중국 비즈니스로 쓴맛을 보며 충분한 학습을 했다. 그는 "우리 크리에이터가 중국에서 각광받을 때 현지에 뷰티 협력사(제조사, 유통사)가 없어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며 "잘 생각해보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이 10조원이지만, 외국인들이 수입을 한거지 우리가 수출한 적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제조, 유통사가 유명무실하단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최 의장은 제2의 'K-뷰티 웨이브' 속에서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뷰티 상위 10위 국가 중 온라인 커머스가 무너지고 있는 유일한 시장"이라며 "최대 유통사가 내수에 급급해 오프라인에만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플루언서와 SNS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 스토어'를 만들어 해외 고객의 구매가 일어나게 하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다. 최 의장은 "중국의 경우 스토어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한 명의 매출이 11조원, 직원이 600명에 달한다"며 "존재 자체가 리테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크리에이터도) '왜 언니는 스토어 안 만들어요?'란 중국인 구독자의 댓글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크리에이터가 컬렉터이자 셀렉터인 상황에서 이제 해외엔 스토어 개념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MCN의 산업화다. 최 의장은 "'한국 크리에이터는 얼마 버느냐?'는 중국 사업가의 질문에 답했다가 불쌍하단 말도 들어봤다"며 "그만큼 아직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리테일-브랜드-크리에이터' 가치사슬 속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만들어주는 게 목표"라며 "이 관점에서 관전하면 앞으로 재미있는 추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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