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일시 귀국했다. 해외에 머물며 유치전에 나선 상황에서도 방한 중인 에스토니아 대통령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잠시 짬을 냈다. 최 회장은 회동 성과는 물론 승계 계획 등을 묻는 말엔 대답없이 떠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알라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13일 오후 12시경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회동을 가졌다. SK그룹과 에스토니아 대사관 측은 당초 '1시간 정도' 회동이 진행될 것이라 했으나, 실제 회동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오후 1시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카리스 대통령이 먼저 내려왔다. 이날 그를 배웅한 SK그룹 측 경영진은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이었다. 박 사장이 1층까지 배웅하고, 카리스 대통령은 차를 타고 다음 기업 회동 장소인 LG사이언스파크로 떠났다.

최 회장은 카리스 대통령이 떠나고 곧바로 내려왔다. 최근 해외 출장 중이었던 그가 카리스 대통령을 만나러 잠시 귀국한다고 알려졌을 때 무슨 얘기를 하기 위해 들어오는지가 관심사였다. 다만 최 회장은 이날의 성과를 묻는 어떠한 질문에도 말없이 떠났다.

그래도 회동에 동석했던 박성하 사장으로부터 힌트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업적으로) 대단한 얘기를 나누는 자리는 아니었고,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도움을 좀 달라고 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의 엑스포 유치 활동이 얼마나 적극적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의 엑스포 유치 활동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부산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에 선임됐고, 지금까지 대부분 해외에서 머물며 선거 총력전을 위해 뛰고 있다.

투표일인 다음 달 28일까지도 계속 해외에서 지내며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하반기 국내 연례행사인 SK그룹 최고경영자(CEO) 회의도 선거전을 위해 유럽에서 하기로 했다. 조대식 의장 등 최고경영진도 유세에 동참한다.

최 회장은 국내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카리스 대통령과의 회동이 끝나고 나오자마자 곧바로 출국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엑스포 유치전을 위해 여름휴가 반납은 물론 회장 취임 25주년 행사도 조용히 넘기기도 한 바 있다.

때마침 최 회장의 '승계 계획'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최 회장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SK그룹의 승계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최 회장은 '구체적인 승계 방식은 무엇인지', '누구에게 물려줄 생각인지', '자녀들과 협의가 이뤄진 내용인지'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