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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울산함 수주전]가처분 기각된 HD현대, '감점 개정' 목적지는 그대로행정소송보다 권익위·방진위 접촉…일정 밀린 한화는 '속도 높이기'

허인혜 기자공개 2023-10-16 07:36:54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중공업이 해군 차기 호위함 사업과 관련해 제출한 가처분신청은 결국 기각됐다. 방위사업청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택한 절차로 업계 안팎에서는 선례에 비춰 기각을 점쳐왔다.

결말이 예상되는 데도 가처분신청을 낸 이유는 단일 수주전 결과에 불복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때문에 이번 기각 결정에도 HD현대중공업은 궁극적 목표였던 페널티 개정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 '마지막 카드' 행정소송은 않을 듯

서울지방법원은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확인 가처분신청을 최근 기각했다. HD현대중공업이 불복 가처분을 신청한 것은 8월로 약 2개월 만이다.

HD현대중공업은 7월 방위사업청에 이의신청을 한 바 있다. 앞서 사업제안서 평가 점수와 사유 등에 대한 설명을 듣는 디브리핑도 신청했다. 디프리핑과 이의신청, 가처분신청을 연달아 진행했다.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본격 소송 직전 단계까지 '불복'의 의지를 드러내는 모든 행동을 취한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전을 두고는 본격적인 법적 다툼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판단에 따르지만 민사의 영역이다. 법적 구속력이 있다기보다 행정소송에 선행하거나 병행해 밟는 효력 정지 절차에 가깝다. 가처분 신청 결론이 날 때까지 시시비비를 한번 더 가리고 한화오션의 수주전 본 계약이 미뤄지는 정도에 그친다.

따라서 '끝까지 간다'는 각오라면 법적 조치로 아직 행정소송이라는 카드가 남았다. 다만 꺼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HD현대중공업의 목표가 5·6번함 수주전 뒤집기가 아니어서다.

HD현대중공업도 "관련 추가 대응 방안은 공식적으로는 결정된 바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본안 소송을 하더라도 이번 호위함 입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본안 소송에 대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귄익위·방진위 두드리는 HD현대 '감점 개정 목표 그대로'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의 감점규정 개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는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5·6번함 수주전이라는 개별 안건에 추가적인 조치를 하기보다 다른 방식의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국민권익개선위에 규제 개선을 신청한 게 대표적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출했다. 앞선 이의제기와 가처분 신청 등과 같은 취지다.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 과정 중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개선해달라는 내용이다. HD현대중공업은 가처분 신청 당시 '방위력 개선사업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기준의 합리성'을 판단해 달라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시정권고를 내린 사안은 이행률이 약 70~80%에 이르는 만큼 영향력이 적지 않다.

방산 시장의 여론을 움직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방안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예를 들면 방사청에 대한 직접적인 제도 개선 요청이나 한국방위산업진흥회를 통한 요구, 방산 관련 전문가 집단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 등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감점규정 개정이 하루아침에 결론까지 도달하지는 못한다. 그 사이 방위사업청이 진행하는 수주전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당장 내년에 실시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에서 치열한 접점이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감점규정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기술 부문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KDDX 모형. 사진=방위사업청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기술력 강조 등의 부가적인 노력으로 실제 감점 격차를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혹여 HD현대중공업의 경쟁사가 수주 물량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면 건조 캐파에 제한이 있어 물량이 넘어오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경쟁사도 수주 잔량이 충분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해외 수주전에도 집중해 수주목표를 이행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경이 발주하는 해경선이나 어업관리단이 주문하는 어업지도선 등도 수주가 가능하다.

다만 방사청 물량이 특수선 부문에서는 절대적이다.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도 방사청 수주에 적합한 기술을 다수 탑재하고 있다. 페널티 기간으로 전망되는 3년간 국내 방산 물량이 잡히지 않으면 사업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걸음 늦어진 한화오션, 속도 높인다

한화오션은 본래 계획대로라면 8월 방사청과 수주계약을 체결하고자 했다. 그 사이 HD현대중공업이 이의신청과 가처분 신청을 이어가며 수주계약 일정이 미뤄졌다. 해군 납기일자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계약 일정이 밀리면 건조 기간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어 한화오션도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왔다.

한화오션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본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정당한 입찰을 통한 결과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행위에 대한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쌓은 함정 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울산급 호위함 프로젝트의 성공적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한화오션은 '신뢰와 도덕성'이라는 키워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8월 더벨에 "방위산업은 국토 방위와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사업인 만큼 신뢰와 도덕성이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핵심가치인 사업"이라며 "한화는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으로서 국익과 안보 수호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번 법원의 판단을 두고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대한민국 해군과 함께'라는 수식어구가 추가됐다. 향후 수주전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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