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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부품 작은 거인들]박준표 알멕 총괄사장 "세계적 금속회사로 키울 것"③'EV부품사 전향' 해외파 오너2세 안목…대규모 적자·IPO 고배 딛고 '내실' 집중

서하나 기자공개 2023-08-31 08:15:27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하면 포스코, '아연'하면 고려아연이 떠오르는 것처럼 한국엔 유독 세계적인 금속 회사들이 많다. 알루미늄, 특히 압출 분야는 시장이 상당히 크지만 아쉽게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아직 없다. 알멕을 '알루미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국 대표 기업으로 키우고자 한다."

박준표 알멕 총괄사장겸 최고운영책임(COO, 사진)은 최근 더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박 총괄사장은 그동안 알멕을 이끌었던 박수현 회장이 올해 3월을 기점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총괄을 맡은 오너2세다.

◇'알루미늄 특화 EV 부품 제조사' 비전 수립한 1982년생 젊은 오너

알멕은 지난해 1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문턱을 넘었다. 이후엔 커지는 전기차(EV) 시장의 대표 수혜주로 잇달아 수주를 따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고 고비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얻은 깨달음이 오히려 알멕을 더 단단한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게 박 총괄사장의 설명이다.


박 총괄사장은 1982년생 젊은 오너다.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중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텍스 전문 회계사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육군 재무회계 중위로 복무했고 EY한영 컨설팅 법인을 거쳤다. 2013년 미국 콜롬비아대에서 MBA 학위를 받은 뒤 ㈜한화 해외전략 인수합병(M&A)팀에 합류해 2년 정도 여러 경험을 쌓았다.

박수현 회장은 한양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전통 엔지니어 출신인 만큼 후계자인 박 총괄사장이 재무·전략 전문가의 길을 걷길 원했다. 결과적으로 박 총사장의 합류 이후 알멕은 '알루미늄 특화 EV 부품 제조사'란 장기 비전을 세우고 새로운 길을 걷는 전환점이 됐다.

박 총괄사장은 "MBA, 한화를 거치면서 제조업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전략과 M&A에 대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이후 알멕에 합류하고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다 보니 장기적인 전략 방향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방향성을 하나씩 잡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2017년 LG화학의 베터리 케이스 제작 주문은 높은 난이도만큼 많은 교훈 남긴 사건이었다. 박 총괄사장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사전에 주문을 포기하거나 거절했을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얇고 정밀한 형태의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몇 번이나 금형을 깨뜨리는 난관을 겪었지만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 '고정관념'을 깨자 서서히 성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알멕은 박 총괄사장이 합류한 지 약 2년 뒤인 2017년 GM코리아의 1차 벤더로 등록하며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엔 쌍용차의 코란도 프로젝트, 현대차의 펠리세이드, 기아차의 텔룰라이드 등에 루프렉을 공급했다. 올해 상반기엔 EV 부품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바라볼 만큼 완전히 변신에 성공했다.

물론 사업 전환은 단순히 비용뿐 아니라 인적 구성도 바뀌어야 하다보니 녹록지 않았다. 박 총사장은 "자동차 산업은 진입도 어렵지만 수주가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보니 개발부터 매출까지 2년 정도 시차가 소요돼 소위 '보릿고개'도 찾아왔다"며 "특히 기존 사업이 이미 하향세에 들어선 상황에서 전환을 하려다보니 난이도가 더 높았다"고 말했다.

알멕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서 약 50억원 규모로 첫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재무통이자 전략가의 길을 택한 박 총괄사장이 직접나서 투자유치 쾌거를 올렸다. 이후 알멕은 2020년부터 준비해온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불어닥친 팬데믹에 2021년 이례없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며 한 차례 더 고비를 겪었다.

박 총괄사장은 "대신금속이 종업원 지주제였던 알멕을 인수해 자동차 부품사로 전향한 일, 코로나19란 외부 요인으로 대규모 적자를 낸 일, 한 차례 재수 끝에 코스닥에 입성한 일 등이 모두 큰 고비였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단순히 덩치만 커지고 이익이 안나는 경우를 두려워하게 됐고, 절대적인 수익 창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해외 EV 고객사 '러브콜' 부응해 당분간 CAPA 증설 '집중'할 것

알멕은 EV 시장 성장세와 함께 해외 고객들로부터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7월 말 기준 이미 2조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채웠는데 2030년까지 수주 잔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량(CAPA) 증설은 알멕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과제다.

알멕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총 600억원 투자를 통해 연간 2만톤(t) CAPA를 달성한단 포부다. 글로벌 EV 제조사들을 정조준해 알라바마주 몽고메리 지역에 물류법인과 생산법인을 세우고 2026년 가동하는 게 목표다. IPO를 통해 확보한 약 500억원도 대부분 여기에 쏟는다.

박 총괄사장은 "해외 고객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빠르게 증설 계획을 수립했고 즉각 실행하며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EV 고객들은 빠른 의사결정, 고객과 소통을 중시해 그런 부분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인 신상호 대표이사도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신 대표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와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거친 전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박수현 회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처음엔 감사로 알멕에 합류했다가 6개월 만에 대표에 올랐다.

박 총괄사장은 "신 대표는 STX에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경험을 해봤고 시니어 엔지니어로서 기술적인 부분을 끌고 가는데 능하다"며 "상호 보완이 되는 분과 함께 이제는 코스닥 상장사로서 투자자분들과 같은 이해관계를 바라보고 처절하게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알멕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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