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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코웰패션, 패션사업 '인적분할'로 날개 달았다전자·패션 분리 발표 이후 주가 2배 ‘급등’, 내년 슈퍼드라이 론칭 추가 성장 기대

김규희 기자공개 2023-10-20 11:07:5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웰패션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속옷이 생각나는 분이 많을 텐데요. 코웰패션은 아디다스, 캘빈클라인, 푸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언더웨어를 생산하며 성장해 온 업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언더웨어를 기반으로 의류회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브랜드와 쌓아왔던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 범위를 서서히 넓혀왔기 때문입니다. 40여개 글로벌 브랜드의 언더웨어뿐 아니라 스포츠웨어, 화장품, 가방 등 패션과 관련된 모든 품목을 제작·판매하고 있습니다.

그저 평범하고 익숙한 코웰패션의 주가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코웰패션 주가는 2021년 10월 984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9840원은 무려 23년 전인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입니다.

지난 7월 26일 52주 최저가 3750원을 찍더니 이후 ‘V자’ 반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승 기울기도 매우 가파릅니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지 한 달이 지난 무렵 7000원 선을 가볍게 돌파했습니다. 한 달 만에 주가가 2배로 뛴 셈입니다.

상승세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6000~7000원대 박스권에 묶여있는 듯했지만 지난 16일 7.64%의 상승률을 보이며 7890원을 기록했습니다.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만큼 조만간 8000원선을 넘어 올해 안에 2년 전 최고가 9840원을 경신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Industry & Event

최근 2년간 코웰패션의 주가가 하락 국면이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사업구조 때문입니다.

코웰패션은 언더웨어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졌습니다. 창립 초기 스포츠 브랜드 엘레세의 속옷 라이선스를 취득해 스포츠브랜드 언더웨어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이후 브랜드 확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2012년 푸마 보디웨어 라이선스, 2014년 아디다스, 리복 언더웨어 등으로 협력사 숫자를 늘려나갔습니다.

2015년 전자회사인 필코전자와의 합병으로 우회상장에 성공한 이후에도 언더웨어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2016년 이탈리아 의류잡화 명품브랜드 아.테스토니(a.testoni), 캘빈클라인 및 엠포리오아르마니 언더웨어 등 협력사를 계속해서 넓혀갔습니다.

2017년부터는 카테고리 확장에 속도를 냈습니다. 푸마골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골프웨어 사업에 진출한 것입니다. 이후 아디다스 골프, 캘빈클라인 골프, 밀레 골프 등 다수의 골프웨어를 시장에 내놓으며 의류사업을 키웠습니다.

푸마 스포츠, 아디다스 스포츠 등 레포츠뿐 아니라 골프웨어, 가방 등 잡화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등 노력 끝에 지금의 △언더웨어 △레포츠·의류 △코스메틱 △액세서리 카테고리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코웰패션은 2010년대 후반 정체기에 빠졌습니다. 카테고리를 다각화하는 데엔 성공했지만 사업구조가 내수 시장에 한정되어 있어 외형확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코웰패션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대부분이 내수 시장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전체 매출액의 98%가량이 국내에서 나왔습니다. 그나마 있는 수출액도 주력인 패션사업이 아닌 전자사업에서 나온 매출이었습니다.

판로도 오프라인이 아닌 홈쇼핑, 온라인 등에 묶여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캘빈클라인,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맺은 계약 대부분이 홈쇼핑 등 온라인 공간에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언더웨어를 포함해 의류, 신발, 가방 등도 주로 홈쇼핑을 통해 판매가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실적과 채널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이같은 특성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지난해 총매출액 1조1933억원 중 수출액은 257억원(2.3%)에 불과했습니다. 다시 말해 97.7%가 내수 시장에서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또 국내 매출의 대부분은 홈쇼핑 채널에 쏠려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의 4분의 3이 홈쇼핑 매출입니다. 이어 인터넷이 18% 정도이고 오프라인은 2%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계를 깨달은 코웰패션은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오프라인 채널 확장입니다. 피파1904와 BBC earth(비비씨 어스)는 코웰패션이 집중 육성에 나선 신규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때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점포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올 연말까지 피파1904는 총 40개점, 비비씨 어스는 총 10개점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사활을 걸고 있는 건 영국 캐주얼 브랜드 ‘슈퍼드라이(SUPERDRY)’입니다. 코웰패션은 내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지난 3월 슈퍼드라이의 아시아·태평양(인도·호주 및 뉴질랜드 제외) IP를 5000만달러(약 65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슈퍼드라이는 유럽과 미국에 7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다만 아시아에서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운영되고 있는 매장 수도 47개에 불과합니다.

코웰패션은 내년 7월 국내 및 해외에 매장을 동시에 론칭하고 3년 내에 매출액 6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향후에는 연매출 1조원 규모의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입니다.

이같은 흐름 속에 주가 반등의 트리거가 된 건 ‘인적 분할’입니다. 코웰패션은 지난 7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구조를 전자사업부문과 패션사업부문으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결의했습니다. 폰드그룹을 신설하고 핵심인 패션사업을 맡도록 했습니다.

인적분할에 나선 건 사업부문 간 전문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전자사업과 패션사업을 분리해 경영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얘기입니다.

독립 경영을 통해 독자적으로 투자 및 성과 관리에 나설 예정인 만큼 빠르게 사업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Market View

코웰패션은 코스닥 상장사지만 현재 코웰패션을 커버하는 증권사들은 많지 않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IBK투자증권, 한국기업데이터, 이베스트증권 등에서 리포트를 냈지만 전자사업과 패션사업으로 구성된 어중간한 사업구조, 실적 악화 등이 지속되자 하나둘씩 관심을 놓았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하나증권이 리포트 하나를 내놨습니다. 김두현 연구위원은 코웰패션에 대해 “자체 브랜드 확보와 이를 통한 해외 매출 확대로 벨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출 1조원 규모의 업체인 슈퍼드라이와 추가적으로 코웰패션이 슈퍼드라이 영국 본사와 체결한 10년간 5억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언급하며 “이를 통해 연간 약 400억원 이상의 신규 해외 매출이 발생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았으나 아시아권에서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며 “향후 중국 시장 진출 시 외형 확대의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s

코웰패션은 현재 3인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용석 대표가 전자사업부를 이끌고 있고 임종민·김유진 대표는 패션사업부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패션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건 임종민 대표(사진)입니다. 임 대표는 1961년생으로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코웰패션에 합류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임 대표가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폰드그룹에서도 대표이사로 활동할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코웰패션은 임 대표가 경영환경에 적합한 판단을 내리는 등 패션사업을 잘 키우고 있다고 판단하고 그를 모두 폰드그룹 대표에 선임할 예정입니다. 회사의 신뢰가 두툼한 만큼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더벨은 코웰패션의 주가에 대한 임 대표 생각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안 됐습니다. 이후에도 회사에 연락해 임 대표와 통화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하는 등 컨택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의 목소리를 듣진 못했습니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임 대표를 만난 뒤 더벨에 “임 대표가 회사 주식에 대해 직접 코멘트를 남기는 데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해왔습니다.

네이버 종목토론방 등 각종 게시판에서 주주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는 상황에서 임 대표의 설명이 있었다면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대신 코웰패션의 IR 담당자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진영 IR팀 차장은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온·오프라인 공략을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글로벌 패션브랜드 슈퍼드라이 아시아·태평양 IP를 인수하는 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인적분할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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