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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열 VC 톺아보기]신한벤처, 이사회 키워드 '원 신한' 정체성 강화⑥지주 소속 김태연·김지욱 기타비상무이사 활동, 신한 스퀘어브릿지 연계 투자 확대

김진현 기자공개 2023-10-26 08:24:46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0년 네오플럭스 인수 후 이사회를 빠르게 손질했다. 두산 색채를 걷어내고 신한 색을 입히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사회 구성을 살펴보면 '원(one) 신한' 전략을 녹여내고자 했다는 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원 신한' 전략을 통해 계열사 역량을 집중해왔다. 조용병 전 회장 부임 이전 13곳이었던 계열사는 조 전 회장 임기 동안 18개로 늘었다. 계열사가 늘어난 만큼 계열사들간의 통합과 시너지 창출이 중요했다. 신한금융이 계열들의 '내실 다지기'를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방향성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그룹 전략을 통일성 있게 전달할 인력을 이사회에 포진시킨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 개수는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다. KB금융그룹은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우리금융그룹은 15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14곳의 계열사가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사회 전원 교체

신한금융그룹은 네오플럭스 인수 이후 사령탑(CEO)을 비롯해 이사회 구성에 즉각 칼을 들이댔다. 신한금융은 두산 출신의 이상하 전 대표이사를 먼저 교체 대상으로 삼았다. 이 전 대표는 1983년 오비맥주에 입사해 두산그룹 기획실, 전략기획본부 등을 거쳐 2011년 네오플럭스 사령탑에 올랐다.

네오플럭스의 성장 주역이던 이 전 대표를 교체하는 배경은 두산 그룹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데 있었다. 이 전 대표는 네오플럭스를 2011년 이후 9년간 이끌며 1000억원 대 운용자산(AUM)을 9배 가까이 끌어올린 주역이다.

2020년 인수 당시 업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한동안은 이 전 대표에게 네오플럭스를 맡기지 않겠냐는 관측이 존재하기도 했었다. 업계의 예상과 달리 신한금융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부터 네오플럭스를 이끌 경영진 후보를 물색했다. 당시 헤드헌터를 통해 외부 후보자를 추천받기도 했으며 내부 핵심인력에 대한 인사 절차도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선임된 인물이 당시 VC2본부장이던 이동현 대표다. 외부 출신을 영입해 혼란을 야기하는 대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력을 대표로 선임해 잡음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이 이 전 대표 외에도 즉각적 변화를 준 곳은 이사회다. 당시 이사회에는 두산그룹계열 증권사 BNG증권 대표를 역임한 최완석 이사를 포함해 두산 부사장 출신의 백승암 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인수 이후 신한금융그룹은 지주회사 김태연 당시 재무팀 본부장과 김지욱 당시 신한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을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앉혔다. 김태연 본부장은 현재 지주의 글로벌&신사업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내고 있으며 김지욱 본부장은 현재 신한리츠운용 대표로 영전했다.


◇그룹 내 '전략통' 배치…벤처 육성 '시너지' 노림수

신한금융그룹은 2021년 1월 신한리츠운용 수장이 된 김지욱 대표를 대신해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신한벤처투자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고 부사장은 신한금융그룹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룹 계열사 최연소 부사장으로 신한금융그룹의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특히 진옥동 회장 아래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에서 신뢰을 받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고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강릉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인재개발부, 종합기획부, 투자금융부, 개인영업추진부, 개인고객부 등을 거쳐 세종로지점 부지점장, 뉴욕지점 부지점장을 지냈다.

이후 조 전 회장 시절인 2018년 신한금융지주 브랜드전략팀 부장으로 발탁돼 전략기획팀 팀장, 경영관리팀 본부장, 경영관리3팀 본부장 등을 거쳐 그룹내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이 됐다. 고 부사장은 지난해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의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에 속한지 6년만에 부사장직에 오른 그는 현재 그룹의 브랜드 전략과 지속가능전략, 그룹 전략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고 부사장이 이끄는 그룹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 산하에는 사회공헌팀이 있다. 사회공헌팀은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중 하나인 '신한스퀘어브릿지(S² Bridge)를 운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네오플럭스를 인수한 해인 2020년 신한스퀘어브릿지를 출범했다. 서울, 인천, 대구, 제주 등 지역 거점 형태로 혁신성장 플랫폼 발굴, 육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지주의 그룹디지털부문이 운영하는 신한퓨처스랩이 스타트업 발굴에 초점을 두는 프로그램이라면 스퀘어브릿지는 후속투자와 육성, 연계에 초점을 두는 프로그램이다. 스퀘어브릿지는 신한금융그룹의 '트리플K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특화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과, 혁신기업 해외진출 기회 확대, 유니콘 기업 육성이 목표다.

고 부사장이 신한벤처투자 기타비상무이사가 된 이후 신한금융그룹은 본격적으로 그룹차원의 협업을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신한벤처투자는 지난해 9월 330억원 규모의 신한금융그룹 스타트업 육성 펀드인 '신한 스퀘어브릿지 ESG 투자조합 제 1호'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는 신한스퀘어브릿지 연계 스타트업 성장 지원을 목적으로 결성됐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펀드 결성액 총액을 출자해 펀드 결성에 참여했다.

신한벤처투자 이사회 구성은 그룹의 '원 신한'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음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현재 고 부사장과 함께 기타비상임이사로 근무 중인 김 본부장은 글로벌&신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다.

해당 조직은 그룹신사업부문 산하 본부다. 신한금융그룹의 미래 지속 가능 성장에 초점을 두고 해외 투자와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신한벤처투자의 글로벌 투자와 SI 투자를 통한 신사업 협업 역량 발굴을 주문하기 위해 김 본부장을 기타비상임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벤처투자는 올해 글로벌투자본부와 시너지투자본부를 설치하고 그룹의 글로벌투자와 SI 시너지 투자를 목표로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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