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서울보증보험에 대해 기관 투자자들이 우려하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국내외 딜로드쇼(DR)에 참여한 서울보증 한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 3가지를 소개했다. '경기 민감성'과 '순이익 확대 가능성', '유통물량' 확대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순이익 개선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영역이다. 서울보증은 보험업법 규제를 받는 탓에 주기적으로 보험료율을 조정해야 하는 의무가 생겨 큰폭의 순이익 개선이 어렵다. 이에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쳐 IPO 이후 '자산운용' 비즈니스를 강화해 주주들의 이익환원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조적 한계…이익 우상향 반전 위한 타개안은

지난주까지 진행된 서울보증 국내 DR에서 다수의 투자자들은 순이익 추가 확대 가능성에 대해 의문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보증은 매출만 놓고 보면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성장' 추세다. 하지만 당기 순이익의 경우 수년째 4000억~5000억원대 박스권 내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서울보증은 공공기관(HUG)과 달리 민간기업이라 보험업법 규제를 받고 있다. 보험료 손해율이 낮아질 경우 3년에 한번씩 보험료율을 인하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수수료가 아닌 보험료로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당기순이익을 큰폭으로 끌어올리기는 무리가 있는 구조다.

순이익 추이 개선 측면에선 구조적 한계가 명확한 탓에 주저하는 투자자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물론 보험료율을 낮출 경우 신규 고객 유치 기회는 늘어난다는 장점도 있다. 보험료가 저렴해지면 80개 경쟁 기관의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IPO 성공을 위해 서울보증과 예금보험공사 등은 순이익 개선 솔루션 찾기에 매진했다. 자문용역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상장 이후 '자산운용 비즈니스 강화' 청사진을 내놨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의 수익 구조는 크게 보험영업과 자산운용 등 크게 두축으로 나뉜다. 서울보증은 보험영업으로 꾸준한 이익을 내온 덕에 자산운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서울보증 한 관계자는 "IPO 이후 주주들이 생기면 투자 가치를 환원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며 "당기순이익을 최대로 내서 배당기조를 이어가려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자산운용 부문에서 청사진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보증이 굴리는 자산운용 자금은 총 8조원 규모다. 투자 기조는 보수적이다. 우량 채권에만 투자를 하며 2% 초중반 수익률을 내고 있다. 향후 대체투자 부문을 확대하면 5년 내 3% 중반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수익률이 이전대비 1% 수준 개선된 것이지만, 자산운용 규모가 무려 8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8000억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순익 증가로 이어질 경우 배당여력도 높아진다.

서울보증의 자산운용 규모에서 대체투자 비중은 현재 15% 수준이다. 중장기적으로 30%까지 늘리는게 목표다.
◇'경기 민감도' 영향 미미…'금리' 리스크는 잔재

투자자들은 DR에서 서울보증의 경기 민감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서울보증과 IB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봤을 때, 경기 만감도는 낮은 편이다. 과거 회사채 보증액을 크게 늘렸다 부메랑을 맞았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금융성 보증을 보수적으로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서울보증 한 관계자는 "IMF 전에만 해도 100조원 넘게 회사채 보증을 했다"며 "그러나 이후 대우, 삼성 등 주요 기업과 하청업체들이 차례로 부도가 났고 서울보증이 메꿔야 할 금액들을 모두 공적자금으로 충당한 것, 서울보증은 이후 금융성 보증상품에 대해선 극도로 보수적인 기조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보증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리스크 관리를 보수적으로 하고 있어서다. 최근 건설업계의 PF투자 부실 발생 우려가 커진 가운데 서울보증은 비교적 안전지대에 있는 이유다.

서울보증이 취급해온 금융보증 상품을 보면 개인 전세대출, 생활안정 대출, 중금리 대출 등이 전부다. 물론 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건 우려 요인일 수 있겠으나 경기 민감도 자체는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통물량 단계적 확대, 구체적 계획은 無

해외에선 '유통 물량'에 대한 관심도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통 물량이 적은 점이 공모에 참여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큰 영향이 없지만, 추후 주가에는 민감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장기적 투자 관점을 지닌 탓에 오버행 이슈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서울보증 한 관계자는 "해외에선 조금씩이라도 물량을 확대하길 바라는 니즈를 확인했다"며 "지수 편입 등을 통해 주가관리를 하는 방향 등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은 오는 19일까지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오는 2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를 열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