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열 VC 톺아보기]'AUM 1위' KB인베, 금융계 '순익 톱 타이틀' 지켜낼까⑥우리벤처, 21·22년 실적 경쟁사 압도…KB지주 차입금 이자비용에 손익 부담감
이효범 기자공개 2023-10-25 08:10:31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4대 금융지주 산하 벤처캐피탈(VC) 중에서 가장 양호한 실적을 내왔다. 신한금융, 하나금융 산하 VC가 이제 막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김종필 대표이사 체제 아래 급성장하면서 실적 측면에서 확고한 격차를 드러냈다.다만 올들어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이같은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3년간(2020년~2022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우리벤처파트너스가 금융지주 산하 VC들에 비해서 양호한 수치를 기록해왔다. KB인베스트먼트는 특히 우리벤처파트너스에 비해 운용자산(VC+PE AUM)이 크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면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벤처투자·하나벤처스에 비해 양호한 실적 달성
KB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상반기 영업수익 887억원, 순이익 15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24.73%, 순이익은 356.84%씩 증가했다.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최근 3년간 연간기준 영업수익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KB인베스트먼트의 영업수익은 2020년 744억원, 2021년 642억원, 2022년 457억원 등으로 매년 감소세다. 각 해 연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은 매년 늘어났지만 영업수익은 뒷걸음질 친 셈이다. KB인베스트먼트의 영업수익이 최근 몇년 간 저하된 건 운용 중인 펀드에 편입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진데 따른 지분법손익 영향이 크다.
VC의 영업수익은 크게 관리보수, 성과보수, 지분법손익 등으로 구성된다. 관리보수는 통상 AUM이 클수로 커지는 경향이 있다. KB인베스트먼트가 4대 금융지주 산하 VC 가운데 AUM이 가장 큰 만큼 관리보수를 가장 많이 창출한다. 지난해 관리보수는 230억원으로 금융지주 산하 VC 중에서 200억원을 유일하게 넘었다. 관리보수라는 실적 안전판을 통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실적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성과보수는 운용 중인 펀드를 청산해 초과수익을 달성할 경우 발생한다. 지분법 손익은 GP로서 펀드 결성 당시 GP커밋(운용사 출자금)을 태우면서 펀드의 성과나 손실이 GP의 실적에 지분율 만큼 반영되는 개념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수년간 4대 금융지주에 소속된 VC 중에서는 가장 양호한 실적을 내왔다. 지난 2021년 네오플럭스에서 사명을 바꾼 신한벤처투자는 같은해 영업수익 321억원, 영업이익 209억원, 순이익 159억원을 달성했다. 하나벤처스는 영업수익 157억원, 영업이익 75억원, 순이익 55억원을 냈다.
KB인베스트먼트는 같은 해 영업수익 642억원, 영업이익 340억원, 순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우리벤처투자파트너스가 우리금융그룹 소속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대 금융지주 소속 VC 중에서 KB인베스트먼트의 영업수익 규모가 가장 컸던 셈이다. 순이익 기준으로도 유일하게 200억원을 상회했다.
2022년에도 이같은 양상은 지속됐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 및 회수 활동이 위축되면서 국내 VC들의 영업실적은 전반적으로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KB인베스트먼트는 영업수익 457억원을 기록하면서 신한벤처투자, 하나벤처스의 영업수익 198억원, 15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순이익도 43억원으로 금융지주 산하 VC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달성했다.
◇'우리금융 편입' 우리벤처, 수익성 앞세워 대항마
다만 올들어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되면서 이같은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최근 3년간 연간 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네트워크 시절부터 다올인베스트먼트 시절까지 양호한 실적을 달성해왔다.
2020년 영업수익 670억원, 영업이익 446억원, 순이익 358억원을 냈다. 당시 KB인베스트먼트와 비교해 영업수익은 크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높은 수준이었다. 다른 금융지주 산하 VC 들에 비해서도 양호한 실적이었다. 2021년과 2022년 업황에 부침이 있긴 했지만 영업수익, 영업이익, 순이익 측면에서 모두 금융지주 산하 VC들을 압도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특히 2021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설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수익 100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 고지를 밟았다. 당시 2020년에 이어 2021년 조단위 AUM을 유지했던 가운데, 운용중인 펀드 운용성과가 반영되는 조합지분법이익을 586억원 창출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규모였다.
회수실적이 쌓였던 게 주효했다. 2021년 우아한형제들(회수원금23억원, 회수이익 596억원)을 비롯해 넥스틴(회수원금 13억원, 회수이익 212억원), 아리바이오(회수원금 17억원, 회수이익 113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회수원금 30억원, 회수이익 112억원) 등을 통해 성과를 냈다.
2021년을 제외하면 2020년, 2022년 영업수익 측면에서는 KB인베스트먼트가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앞선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더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전체 운용자산 측면에서 보면 KB인베스트먼트가 우리벤처파트너스를 훌쩍 웃도는 규모라는 점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말 기준으로 KB인베스트먼트의 AUM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AUM을 하회한 적은 한번도 없다.
◇KB인베, 모기업 대출이자에 수익성 저하
KB인베스트먼트가 AUM 규모와 무관하게 우리벤처파트너스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한 건 영업비용과도 무관치 않다. 최근 3년간 영업비용은 금융지주 산하 VC 가운데 KB인베스트먼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KB인베스트먼트와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각각 375억원, 277억원으로 나타났다. 대략 100억원 규모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영업수익은 457억원, 449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순이익 측면에서 각각 43억원, 133억원으로 3배 넘는 격차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이다.
영업비용이 100억원 가량 차이나는 이유는 판관비와 이자비용 탓으로 풀이된다. KB인베스트먼트의 2022년 판관비는 195억원으로 우리벤처파트너스의 판관비 151억원에 비해 45억원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KB인베스트먼트는 우리벤처파트너스와 달리 이자비용 65억원으로 영업비용으로 계상했다. 이는 KB금융지주로부터 단기차입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KB인베스트먼트의 단기차입금은 3100억원에 달한다. 이자율은 2.5% 안팎 수준이다. 대출처는 모기업인 KB금융지주다.
최근 수년간 잇따라 펀드를 결성하면서 외형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GP커밋(운용사 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모기업과 대출 거래를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KB인베스트먼트의 단기차입금은 2017년말 100억원에 2018년말 500억원으로 늘었다가 그 뒤로도 매년 수백억원 씩 증가했다. 2020년말 1800억원, 2021년말 2500억원으로 불어났다.
KB인베스트먼트는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벤처투자의 영업실적을 큰폭으로 앞질렀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영업수익 188억원, 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대규모 회수에 성공하면서 영업수익 887억원, 순이익 156억원을 달성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한컴이노스트림, '도장 인식 시스템' 특허 취득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