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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해외서도 뿌리내리길" [현장줌人]이정희 유한양행 의장 "40년 전 영업맨부터 지켜본 협업 결실 감회 새로워"

최은수 기자공개 2023-10-24 11:12:1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과 얀센의 조인트벤처(JV) 한국얀센이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양사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 신약개발 개념이 생소한 시절부터 맞손을 잡고 혁신신약을 위한 상생과 동행을 이어왔다. 이제 유한양행은 렉라자, 얀센은 리브리반트라는 혁신신약으로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병용약물을 첫 출시하는 역사의 분기에 섰다.

얀센과 유한양행의 협업과 동행, 한국얀센의 출범 현장을 '유한맨'으로서 지켜본 이정희 의장은 이날 40주년 기념 현장에 참석해 남다른 감회를 나타냈다. 더벨이 만난 이 의장은 과거 얀센이 그러했듯 유한양행 또한 해외 유력 바이오텍과의 협업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뿌리를 확장해 나가는 미래를 그린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레이저티닙 빅딜 원천, L/O 당시 적은 업프론트에도 기업 철학 큰 공감대"

이 의장은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얀센 창립 40주년 기자간담회에 패널로 참석했다. 이 의장은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후 공식 행보를 최대한 자제해 온 터라 당초엔 참석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첫 글로벌 제약사와의 JV인 한국얀센의 창립 40주년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고려해 용단을 내렸다.

이정희 유한양행 의장(사진 오른쪽)이 한국 얀센 창립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우춘 얀센백신 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의장과 얀센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의장은 한국얀센이 출범하기 이전인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했으며 한국얀센이 설립될 당시에는 영업 현장 일선에 몸담고 있었다.

이 의장은 "한국얀센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유한양행이 얀센의 제품을 국내에 도입해 공급해왔기 때문에 유한의 영업맨으로서 얀센이 갖는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당시부터 얀센이 공유해 온 인간 존중의 가치와 유한양행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경영철학이 많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2018년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테크에 EGFR 표적 항암 치료 신약후보물질이었던 레이저티닙 L/O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총 계약규모는 약 12억5500만 달러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의장은 당시 유한양행 대표(2015년~2021년)를 맡으면서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담당했다. 특히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의 개발 파트너 후보군으로 떠오른 여러 빅파마를 제치고 얀센과 계약을 맺게 된 일화도 소개했다.

이 의장은 "당시 복수의 후보군을 두고 여러 논의를 진행했는데 사실 J&J 측에서 제시한 업프론트(초기 계약금) 규모가 다른 곳보다 적은 편이었다"며 "그럼에도 양사가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고 질병보다 앞서가기 위한 혁신, 즉 신약개발에 대한 J&J의 의지에 주목해 빅딜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오프이노베이션 토대 다진 장본인… "업계 성장을 위해 해외로도 손 뻗기를"

이 의장은 유한양행이 주도해온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이정희 의장이 대표로 역임하던 시절 유한양행은 국내에 오픈이노베이션 문화를 확장시키면서 폐쇄적인 신약개발 문화를 지금의 개방형 협력 형태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의장은 "과거 얀센이 유한과 손잡았기 때문에 해외의 선도 문화를 유한양행이 한층 빠르게 접할 수 있었고, 연구진들도 역량 계발에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며 "내부에서 육성을 진행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신약개발 천재나 인재가 불쑥 나타나긴 어렵기 때문에 산업 성장과 육성 차원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더불어 국내 제약업계가 앞으로도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방향성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글로벌 제약사의 문화가 유한양행과 한국얀센을 통해 국내에 뿌리내렸고 이제는 함께 손을 잡고 글로벌 병용 신약 탄생의 목전까지 다다랐다"며 "상생의 미덕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곧 나올 것"이라 말했다.

이 의장은 마지막으로 "글로벌 빅파마인 얀센은 40년 전 유한과 손잡고 국내 제약업 토양을 다졌다"며 "유한양행을 비롯해 대형 제약사로 성장했거나 올라오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도 국내는 물론 해외 경쟁력 있는 바이오텍과 지속적으로 손을 잡는 것이 선순환과 밸류업을 위한 첩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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