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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명암]화려한 데뷔, 꿈 못 따라가는 주가①따따상 기대했지만 첫날부터 '미지근'…시장·로봇주 하락 중 상장 여파

허인혜 기자공개 2023-10-26 11:12:52

[편집자주]

새 출발에는 늘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여러 출발선에 동시에 선 두산로보틱스에게도 장밋빛 전망과 실망이 동행했다. 10월 기업공개(IPO)로 스스로의 가치를 시장에 물어야 했고 산업계의 새 먹거리로 등극한 로봇산업의 선두도 자청했다. 두산그룹의 미래 동력이라는 계열사로서의 역할도 충족해야 한다. 거시시장의 상황과 로봇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오랜 적자 등 좋고 나쁜 재료들이 혼재돼 있다. 첫 발인 주가는 뜨뜻미지근하다. 더벨이 두산로보틱스의 명과 암을 살펴보고 성장 기회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들은 필연적으로 기대와 실망을 한 몸에 받는다. 통상 IPO의 예비관문인 수요예측까지 성공리에 마친 기업들이 최종 상장을 결정하는 만큼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떠나 IPO에 나선 것만으로도 공모가 대비 2배·4배로 뛰어오르는 따상과 따따상을 기대한다.

특히 주목받는 미래기술 기업에게는 관심이 더 쏠린다. 그래서 두산로보틱스의 데뷔는 여느때보다 화려했다. 과거 청운의 꿈 정도로 여겨졌던 로봇 사업이 기업의 차기 먹거리로 꼽히기 시작했고 협동로봇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상장 결정까지 '적기'에 잘 골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대가 너무 컸을까. 소문난 잔치였던 두산로보틱스는 첫날 공모가 대비 160%의 장중 최고가를 보인 뒤 하락세로 돌아서 이후 주가 방향도 우하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따따상까지 거론했던 투자자들의 기대감에는 못미치는 성과다. 지주사 할인까지 겹치며 '두산+두산로보틱스'의 전체 가치도 예상밖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코스피200 조기입성 기대했지만…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 날인 10월5일 5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첫 거래는 2만2600원으로 시작했고 장중 6만76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공모가 2만6000원 대비 160% 상승한 수치다. 이후 하락해 공모가 대비 97.69%의 오름세를 보였다. 따따상이었다면 주가는 주당 10만4000원을 찍었어야 했다.

상장 직후뿐 아니라 이후 기류도 시장의 기대와는 다르다. 이튿날 5만1800원으로 주가가 소폭 올랐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했다. 떨어질 때는 천원 단위로 떨어지고 오를 때는 백원 단위로 반등하다보니 전체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3만6000원까지 내렸다. 첫날과 비교하면 29.96% 하락세다.

반등의 기미가 없는 게 문제다. 하락세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200 조기입성까지 기대됐지만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2조3000억원대다. 코스피 114위인 지금으로서는 50위권 안에서 15거래일을 버텨야 하는 특례편입 기준에 부합하기 요원해졌다.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전망에 못미치는 사이 지주사 할인이 겹쳤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를 품고 있을 때는 간접 투자수요가, 두산로보틱스를 독립 시킬 때는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쏠렸지만 이벤트가 끝나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두산은 9월12일 16만660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최근 거래일인 23일에는 7만5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금리상승에 성장주 하락기…좋지만은 못했던 '상장의 때'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는 왜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까. 우선 '때'와 관계가 깊다. 두산로보틱스가 본격적으로 상장을 예고한 건 2021년 말이다. 2022년 한 해를 상장 준비에 썼다. 당시나 지금이나 적자기업이지만 상장을 추진한 건 로봇, 특히 두산로보틱스가 강한 협동로봇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나쁜 것은 시장 자체의 영향도 있다. 우선 코스피와 코스닥 자체가 불안했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전날인 4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9월 27일 대비 2.41% 낮아졌다. 상장 당일도 전일대비 -0.0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4% 폭락한 뒤 -0.79%가 연거푸 빠졌다.

특히 같은 기간 로봇주는 코스피와 코스닥 하락세보다 더 두드러지게 몸값이 하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가 중심인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 그중에서도 미래산업으로 분류되는 로봇주 악영향이 두드러진 탓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로봇 관련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유진로봇, 티로보틱스, 뉴로메카, 로보스타 등이다. 최근 3개월간을 기준으로 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9월11일 최고가인 24만2000원을 기록했는데 전날 종가는 13만3100원이다. 45% 감소다. 유진로봇도 9월8일 1만7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전날 종가 기준 1만830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티로보틱스도 같은 기간 최고가와 전일 종가를 비교하면 50.22%의 감소세를 보였다.

두산로보틱스가 데뷔 기대감을 모으는 와중 기반 산업의 주가는 내리는 중이었다는 이야기다. '신규 상장'이라는 재료가 소진된 뒤에는 두산로보틱스도 로봇 산업의 주가 흐름과 무관할 수는 없다. 또 두산로보틱스 상장이 곧 로봇주의 상승을 이끄는 기폭제이기도 했다.

증권가 리포트 등을 참고하면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산로보틱스의 주가 상승을 전망한다. 로봇주 자체를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섹터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다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섹터 성장이 아닌 두산로보틱스만의 주가 상승 재료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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