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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시총 40% 증발' 티에스이, 연말 반도체 리레이팅 받을까'실적·밸류 이중고' 10월 말 하락세 완연, 4개월 새 1600억 빠져…연말 업사이클 수혜 고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3-11-06 08:29:2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별 도리가 없네요."

말 그대로 별 도리가 없는 하락입니다. 티에스이 측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과 밸류에이션 변동을 보라고 말했습니다. 검사부문 하청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 '큰집'의 위기와 외따로 실적이나 시총이 올라갈 수는 없다는 이야기죠.

티에스이는 최근 4개월 간 다소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우하향 그래프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이 대거 빠졌습니다. 7월 초 장중 한때 5만88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속적으로 빠지면서 10월 31일 종가 기준 3만5450원까지 내려 앉았습니다. 시총 역시 같은 기간 5600억원 수준에서 4000억원 대로 1600억원 가량 빠졌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추락이지만, 주주를 상대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문제는 최근 반도체 후공정 및 패키징 시장이 전방 고객사의 투자 재개 선언으로 훈풍이 도는 와중에도 티에스이의 주가는 더 래디컬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10월 말 들어 4만원 중반 대에서 1만원 이상이 빠지면서 시총 변동폭이 커졌습니다.

10월 24일 4만40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약 일주일 만에 3만5000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순매도를 던지면서 수급에 밀린 측면이 컸습니다. 기관이 이를 받아 순매수로 버텼지만, 역부족이었죠. 다만 1일 장이 열리면서 3.5% 가량 반등하는 분위기입니다.

여의도 투자업계에서는 "31일 폭락은 수급 문제로 보이지만, 딱히 이유를 찾기 힘든 하락이라 기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개인들의 매도세가 강했던 걸로 보입니다.

▲티에스이 4개월 주가 흐름(출처=네이버 증권)

◇Industry & Event

티에스이는 1995년 설립된 반도체 부품 및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업체입니다. 인터페이스 보드(Interface Board)를 시작으로 프로브 카드(Probe Card), 테스트 소켓(Test Socket)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후공정 및 테스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습니다. 프로브 카드는 전공정 이후 웨이퍼 테스트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며, 인터페이스 보드와 테스트 소켓은 패키징 최종 검사에 활용됩니다.

사업 부문은 크게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로 구분됩니다. 반도체는 다시 프로브 카드, 인터페이스 보드, 테스트 소켓으로 나뉘며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은 검사 장비로 구분됩니다. 총 매출(연결기준) 대비 반도체 부문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는 각각 7%, 5% 수준입니다. 티에스이 자체만 놓고 보면 별도기준 프로브카드 매출 비중이 40% 수준으로 가장 크고, 인터페이스 보드는 30%, 테스트소켓 20%, OLED 검사장비 10% 수준입니다. 수출 비중이 60% 이상으로 중국 내 팹(fab)을 운영하는 고객사향 물량이 절대적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IDM의 낸드 플래시 검사 물량을 받아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본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가 '양날의 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 제품 내 낸드향 매출 비중이 약 70% 수준이라 양대 고객사의 낸드 업황에 민감한 매출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양대 고객사의 업황이 좋으면 테스트 물량이 늘어 매출볼륨이 커지지만, 반대로 올해 같이 D램 재고가 업황을 짓누르는 구조가 되면 물량이 대폭 줄어 매출이 위축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둔화와 부품 업체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티에스이는 메모리 제품 내 낸드향 매출 비중이 60~70%를 차지하고 있어 수요부진 영향에 따른 매출 변동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재고 이슈와 미국 무역제재 등의 매크로 이슈로 인해 수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향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매출 변동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죠.

실제 올해 티에스이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습니다. 1분기부터 적자전환 하면서 현금유출이 이어졌습니다. 올 1분기 티에스이는 매출액 446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매출액 573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흔치 않은 분기 연속적자 입니다. 다행히 3분기 매출액 622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지만, 연말 BEP(손익분기점)를 맞출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합니다. 4분기 수주 상황에 달려있죠.

티에스이의 사업 전략 중 하나는 적극적 M&A 입니다. 특정 신사업에 진출할 경우 인수합병해 계열사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전체 기업집단의 위용을 키워왔습니다. 티에스이 기업집단 내 계열사는 8개입니다. 티에스이가 전체 기업집단의 사업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용하고 있죠. 프로브 카드, 로드 보드(Load Board), PCB 사업을 영위하는 타이거일렉, 포고 핀(Pogo pin)을 제조하는 메가터치 등이 주요 계열사입니다.
▲티에스이 사업영역(출처=상장사IR협의회 리포트)

이중 메가터치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밴드 상단을 초과한 48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습니다. 경쟁률은 765.86대 1을 기록, 나름대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분기 이후 DDR5 등 메모리 시장이 재차 업사이클을 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밸류 산정에서 선방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통상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가 되는 자회사 상장 이슈에도 불구하고, 티에스이의 주가가 외려 역행하는 것은 그만큼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 내에 팽배해 있다는 방증으로 보입니다.

◇Market View

1~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에 3분기 이후 티에스이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소 요원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는 5월 신한투자증권의 리포트인데요, 티에스이의 목표가를 기존 7만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했습니다. 하락의 전조를 읽은 셈인데요, 그럼에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해당 리포트에서 "2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하지만, 반도체 업체의 감산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성장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구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티에스이는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내면서 오 연구원의 예측은 틀렸습니다. 다만 감산 영향에 따른 티에스이의 매출 위축과 밸류에이션 조정 가능성은 시장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졌습니다. 리포트 이후 티에스이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죠.

이른바 레거시 기관이 아닌 소규모 기관 투자자(부띠끄)들의 이야기도 들어볼만 합니다. 티에스이가 테스트, 패키징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과 매출액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본 사업 외에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방식으로 그룹사 외형을 키우는 게 티에스이 자체의 밸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메가터치가 다행히 기관투심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상장 이후 반도체 업사이클에 올라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비슷비슷한 류의 계열사가 도열해 있는 구조가 시장의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얘기죠. 이는 티에스이 기업집단을 최상단에서 지배하고 있는 권상준 회장의 지분율(21.23%)이 비교적 낮은 탓도 있습니다. 크지 않은 지분율로 전체 기업집단을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M&A 후 IPO 방식으로 벌크업, 지주사 구축에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Keyman & Comments

티에스이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탁정 부사장입니다. 2000년 회사에 합류해 권상준 회장을 보필하면서 티에스이의 '그로우업'을 모두 목격한 핵심 임원 중 한 명입니다. 혜전전문대학교 세무회계학을 거쳐 이원중공업, 한국폴리우레탄공업, 티에스이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친 경영지원 및 재무통입니다.

대형 고객사의 PO(구매주문)을 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반도체 B2B 회사가 그러하듯, CFO의 역할이 재무관리에 집중돼 있는 것은 티에스이의 별 수 없는 구조적 한계입니다. 반도체 밴더들은 일반적으로 시장 소통이나 주가 관리에 크게 역점을 두지 않습니다. '큰집'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죠. 기업의 규모에 비해 증권사 리포트, 일반 언론보도가 많지 않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입니다.


다만 일반 IR, 주주대응은 배건호 부장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재영입 케이스인 배 부장은 일반 주주, 언론대응을 도맡아 하는 실무의 핵입니다. 배 부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최근 주가의 변동성에 대해서는 연유를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올해 주요 고객사들의 실적이 모두 지난해 대비 크게 빠진 탓에 밴더사들 역시 시련의 계절을 겪고 있는데, 이것이 주가로 시현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티에스이는 올해보다 내년 업사이클을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특기할 만한 멘트는 현재 후공정 패키징 업체들이 올라타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플로우에 티에스이 역시 편승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배 부장은 "현재 고객사와 HBM 관련 패키징 관련 신제품 협의(데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고객사에서 유의미한 콜(call)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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