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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웰킵스하이텍, 재무 대청소 다음 스텝은 자본 충분 불구 25% 무상감자 선제 단행, 후속 유증 통해 반도체·신사업 재정비 수순

조영갑 기자공개 2023-11-06 08:32:0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웰킵스하이텍(옛 크로바하이텍)이 회사 정상화의 마지막 고비를 넘는다. 지난 2021년 3월 마스크 제품 제조사 '웰킵스홀딩스(웰킵스)'가 새 대주주로 등극한 이래 유상증자, 기심위 회생안 제출 등 2년 넘게 이어진 기업 정상화의 끝물에서 웰킵스하이텍은 무상감자를 결정,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동요가 있지만, 웰킵스하이텍은 대청소 이후 반도체 본사업과 신사업을 재정비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웰킵스하이텍은 25% 수준의 무상감자를 결정하고, 자본금의 규모를 줄인다. 웰킵스하이텍의 감자 전 발행주식은 3615만1850주에서 감자 후 2712만1388주 수준으로 줄어든다. 자본금역시 180억8093만원에서 135억6069만원으로 감소한다. 타 회생기업들의 감자 규모에 비하면 대규모는 아니지만, 웰킵스하이텍이 노리는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웰킵스하이텍 전원사업부는 전신인 크로바하이텍 시절부터 만성적인 적자가 발생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작용했다. 웰킵스하이텍의 전원사업부는 가전기기와 산업기기에 사용되는 전원부용 트랜스 및 코일류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TV(OLED, LCD, LED) 모니터, 어댑터, 무선충전기기 등이다. 하지만 제품 자체의 마진이 낮은 데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웰킵스하이텍은 2013년 이후 현재까지 2회계연도를 제외하고, 매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원사업부의 사업 지속 탓이 크다. 2019년 매출액 353억원, 영업이익 -46억원, 2020년 매출액 238억원, 영업이익 -27억원, 2021년 매출액 331억원, 영업이익 21억원, 지난해 매출액 209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매년 음수(-)를 기록하면서 현금 유출이 지속됐다. 현재 전원사업부는 사실상 사업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구조조정의 효과로 웰킵스하이텍은 올 2분기 말 매출액 89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결손금이 해마다 누적, 이월되면서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리스크로 대두된 만큼 웰킵스하이텍은 선제적인 감자를 통해 건전성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웰킵스하이텍의 결손금은 2021년 320억원, 지난해 328억원 등이었다. 올 2분기 말 기준 236억원이다.

다만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은 총 600억원 이상을 유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새 대주주 웰킵스 등이 유상증자로 유동성을 투입한 덕에 자기자본(자본총계)은 2021년 말 286억원에서 올 2분기 말 416억원으로 늘었다. 통상 자본잠식 혹은 부분자본잠식에 빠진 한계기업이 감자를 결정하는 데 반해 웰킵스하이텍은 주주들의 반발을 감내하면서 선제적으로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이후 자본금이 약 45억원 가량 줄어드는 웰킵스하이텍은 해당 감소분을 결손금 보전에 활용, 감자 이후 결손금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자본금은 줄지만, 자기자본의 규모는 변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웰킵스하이텍이 무상감자를 택한 배경은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더해 유통주식 수를 조정해 후속 유상증자에 나서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감자를 거치면 기준주가가 현 가격보다 올라가 주가가 높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누릴 수 있다. 웰킵스하이텍의 감자 전 발행주식은 총 3615만1850주 수준으로, 과대 발행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25% 감자를 완료하면 2712만1388주로 조정, 향후 증자를 대비한 적정 유통량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웰킵스는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유상증자 등으로 통해 약 100억원의 유동성을 회사에 투입했다. 여기에 적자 사업부의 구조조정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캐시플로가 보강, 올 2분기 말 현금성자산이 253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본사업과 신사업을 정비해 수익성을 강화하자면 추가 투자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웰킵스의 지분율이 37.56% 수준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외부 투자가 유력하다.

웰킵스하이텍은 전원사업부를 사실상 청산하는 동시에 꾸준히 수익을 냈던 반도체사업부를 재정비해 내년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업사이클(호황)에 대비한다는 복안이다. 웰킵스하이텍은 드라이버IC 디자인(Driver IC Design) 팹리스, DDI(Display Driver IC) 패키징, EDS(Electrical Die Sorting), COF(Chip On Film) 등 다양한 반도체 후공정 패키지 사업부문을 갖추고 있다. 기업 규모에 비해 매출원이 많다.

특히 주력 부문 중 하나인 DDI 패키지의 경우 올해 고객사 모바일 출하가 부진했지만, 내년 메모리 시장의 재기와 함께 웰킵스하이텍에도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웰킵스하이텍은 LX세미콘을 통해 LG디스플레이에 OLED용 COF 패키지를 납품하고 있으며, 동부하이텍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와 OLED용 TV를 개발하고 있다. 18μm(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파인피치 패키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 이성수 상무의 역할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향 영업이 강화될 전망이다.

웰킵스하이텍 관계자는 "내년 LSI(시스템반도체) 시장이 재차 사이클을 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존 주력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부문에 투자를 강화해 주주들에게 과실을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웰킵스하이텍은 통신장비, 소프트웨어 개발, 자동차 부품, 전기저장용 장치 등과 관련된 신사업 목적을 정관이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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