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찾는 철강 주조사]슈퍼개미도 못 바꾼 동원금속 '배당·ESG' 달라진 배경은②2년 연속 호실적 내자 8년만 배당 실시…첫 ESG 평가 'C' 오명 씻겠단 의지도
서하나 기자공개 2023-11-07 09:57:19
[편집자주]
100년 이상 지속해온 철강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철강 주조사들은 저마다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경량화 추세로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신소재가 각광 받으면서 자동차용 철강 주조사들은 더욱 큰 위기에 직면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 업계 맏형을 비롯한 기업들은 저마다 유보 자금과 신규 투자를 활용해 M&A 대상을 물색하고 신규 사업 투자를 검토하며 새 활로를 찾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더벨에서 새 기회를 찾는 철강 주조 산업의 중견 기업들을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 동원금속이 2015년 이후 첫 배당을 실시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을 강화하는 등 장기 성장 채비에 나섰다. 최근 2년 연속 좋은 실적을 거두며 이익이 쌓였고 자동차 업황 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또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전방위적 ESG 강화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동원금속은 올해 7월 1주당 2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시가 배당은 2.16%, 배당금 총액은 9억3490만원 규모였다. 특히 올해 배당은 2015년 이후 무려 8년 만에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동원금속은 2015년 6월 1주당 100원씩 총 25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이후 단 한 번도 배당을 결의하지 않았다.
배경엔 우선 준수한 실적이 있다. 3월 결산법인인 동원금속은 제38기(2022년4월~2023년 3월) 연결기준 매출로 약 5386억원을 기록, 직전연도 약 3874억원 대비 40% 가까운 외형 성장을 이뤘다. 당기순이익도 182억원(제38기), 227억원(제37기) 등으로 2년간 409억원을 거뒀다. 2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4.6%로 제조업 특성을 감안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반기 들어 자동차 업황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도 오랜만의 배당 시행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최근 2년간 부진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부품 공급 지연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고, 유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구매력 감소마저 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10월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양호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내년 글로벌 신차 수요는 약 3%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시장 미국과 유럽에서 신차 수요가 3%, 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가량 정체됐던 이연 수요 회복이 글로벌 전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다만 동원금속은 다음 회계연도에 배당을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관계자는 "배당 관련 특별한 방침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며 "다만 어느 정도 이익이 쌓이면 결산 실적에 맞춰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엔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동원금속은 2015년 경영권 분쟁 당시 배당과 관련 단단히 홍역을 치렀다. 2015년 소위 '슈퍼개미'로 불리는 손명완 세광 대표이사는 동원금속 지분 확보를 바탕으로 경영진에 배당 확대, 적자 공장 매각, 소액주주를 위한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한 때 지분율을 40% 수준까지 확보하면서 이은우 동원금속 대표이사 회장의 지분율을 앞질렀다. 2년 이상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하며 이어진 경영권 분쟁은 2018년 1월 손 대표가 보유 중이던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막을 내렸다.
동원금속의 달라진 모습은 배당뿐만이 아니다. 최근엔 ESG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커지고 있다.
동원금속은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로부터 첫 ESG 등급 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항목에서 모두 'C'를 받으며 다소 부진했다. KCGS는 ESG 평가 등급을 S부터 D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이 중 C는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체제 개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동원금속은 최근 DGB대구은행로부터 컨설팅을 통해 ESG 정책을 보완·강화하는데 힘을 싣고 있다.
최대 협력사인 현대차의 영향도 있다. 현대차는 최근 자동차 생산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핵심 협력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ESG 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안전보건과 환경관리 표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ESG 리스크 진단·실사 등을 통해 안전·환경 사고 발생 현황을 점검한다.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다음 협력사 선정 시 벌점을 주는 등 불이익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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