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지금]대출 성장→트래픽 증가 '선순환', 안주는 금물④앱 MAU는 국내 은행 중 1위…비바리퍼블리카 토스와 비교해 '질적 성장' 필요
김서영 기자공개 2023-11-09 08:08:59
[편집자주]
카카오뱅크는 올해로 출범 6년 차를 맞았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간 카카오뱅크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이 2분기 대비 두 배로 뛰는 등 대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오토론 사업에 뛰어들었고 신용카드업도 넘보고 있다. 그랩과 협업으로 글로벌 사업도 첫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확대를 억제하고 대주주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맞은 카카오뱅크의 현 상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성장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앱) 트래픽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객이 늘어나자 신규 고객 유입에 따른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큰 폭으로 늘었다. MAU 증가로 가격 경쟁력이 개선돼 다시 주담대 규모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앱이 유일한 판매 창구이자 기업가치인 카카오뱅크에겐 반가운 성과다.다만 안주는 금물이다. 아직 절대적인 MAU 수치는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을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 앱도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금융지주가 보유한 고객 수와 자본력으로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금융 플랫폼 경쟁자인 토스의 성장세가 거세다. 트래픽 증대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모색할 시점이다.
◇대출 성장·트래픽 증대 '두 마리 토끼' 다 잡았다
카카오뱅크의 사업적 근간은 플랫폼 파워에 있다. 플랫폼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트래픽이 증대된다는 의미인데 이는 카카오뱅크의 조달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조달비용이 낮아지면 신규 대출 고객이 늘어나고, 신규 고객이 늘어나 트래픽이 증가하면 다시 조달비용이 낮아져 더 많은 대출 고객을 유치하게 된다. '트래픽 증가→가격 경쟁력 개선→대출 증가→신규 고객 유입→트래픽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제를 이루게 된다.

카카오뱅크의 MAU는 매 분기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월평균 MAU는 1735만명으로 기록됐다. 2020년 3분기만해도 분기 평균 MAU는 1190만명에 불과했다. 작년 1분기 1500만명을 넘기더니 같은 해 연말 1600만명을 초과했다. 매 분기 최대 MAU 기록을 경신하는 셈이다. 올해 2분기 고객수는 2174만명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6개월 만에 132만명 늘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9월 시중은행 앱의 MAU는 KB스타뱅킹이 1222만명, 신한SOL이 876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1498명을 기록해 시중은행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수준이다.
플랫폼 파워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 상품은 주담대와 모임통장이다. 주담대 성장으로 40대 이상 고객이 신규 유입돼 플랫폼 파워를 키웠다. 주담대는 상품 특성상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보다는 일정 수준 자산을 형성하고 소득을 갖춘 고객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고객의 56%가 4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40대와 50대의 침투율은 각각 64%, 40%에 달한다.
40대 이상 고객은 저원가성 예금 잔고가 30대 이하보다 크다. 40대 이상 주담대 고객의 1인당 요구불 잔고는 전체 고객의 2.7배에 이른다. 이들이 신규 고객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조달비용이 하락해 대출금리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모임통장의 경우 예금금리가 0.1%에 불과하지만, 카카오뱅크 수신 규모 확대에 한몫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모임통장 이용자 수는 920만명으로 나타났다. 통장 잔액은 모두 5조9000억원으로 총 수신의 13%에 이른다. 이용자 연령 비중도 30대가 32%로 가장 크고 40대 26%, 50대 이상 20%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모임통장이 전 연령에서 히트를 친 배경에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파워가 있다. 모임 지인들이 같은 은행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카카오뱅크의 MAU가 국내 은행 앱 중 가장 많다. 다수의 이용자을 은행 서비스에 묶어 두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이용자를 확보해 플랫폼 트래픽이 증대됐다. 조달비용 감소와 플랫폼 파워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젠 '질적 성장' 이룰 때, 시중은행의 추격과 선두 굳히는 토스
금융권에선 카카오뱅크가 트래픽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이젠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중은행과 핀테크 사이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KB스타뱅킹은 기존 서비스에 증권과 손해보험 등을 포함한 슈퍼앱(Super App)을 지향한다. 신한SOL은 음식 배달(땡겨요), 서울Pay, 쏠야구 등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변신했다.
무엇보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9월 토스의 MAU는 1900만명으로 2000만명에 육박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토스는 카카오뱅크와 MAU 기록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 9월 카카오뱅크를 따돌렸다. 트래픽의 질적 측면을 분석하는 앱 체류 시간에서도 토스가 승기를 잡았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1인당 평균 체류시간이 14~16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토스는 2021년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체류시간을 보이다 2021년 이후 사용자 체류시간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7월부터 90분까지 늘어났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짧은 시간 안에 토스를 따라잡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풀이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는 슈퍼앱을 처음 시작한 곳으로 하나의 앱에 △뱅킹(은행) △주식거래(증권) △서비스를 결합해 트래픽을 집중시켰다. 이는 핀테크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증권,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가 추진 중인 신용카드업 진출이 트래픽의 질적 성장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용카드업은 은행업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고금리 대출 이자이익 확보가 쉬운데 트래픽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는 라이선스"라고 말했다.
비은행 계열 상위 카드사인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올해 9월 MAU는 각각 633만명과 565만명으로 상위권 증권사 MAU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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