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한독]'해외 연구거점' 레졸루트, '실적·주가' 볕들 날 언제쯤④2019년 이래 500억 집행, 신약개발 장기화 '지분법손실 지속'
박동우 기자공개 2023-11-10 07:34:21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5: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북미 바이오 벤처기업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레졸루트(Rezolute)는 한독이 낙점한 '해외 연구 거점'이다. 2019년 이래 500억원을 집행했고 한독은 레졸루트의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대사성 희귀질환 치료제 상업화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취지가 반영됐다.다섯 차례에 걸쳐 자금을 투입했지만 레졸루트의 실적과 주가는 아직 볕이 들지 않았다.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R&D)이 길어지면서 영업 적자가 이어졌고 지분법손실이 지속됐다. 주가 역시 3년새 20달러에서 1달러로 추락했다.
◇북미 바이오벤처, 대사성 희귀질환 치료제 R&D
레졸루트는 2010년에 출범한 미국 벤처기업으로 대사성 질환 가운데 발병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적응증을 겨냥한 신약 연구에 매진해 왔다. 5만명당 1명 수준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인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 개발에 몰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주일 간격으로 투여하는 인슐린 주사제 임상도 추진했다.
한독이 레졸루트에 관심을 드러낸 건 '협력과 공유'에 방점을 찍은 신약 개발 기조와 맞닿아 있다. 바이오업계에서 연구 역량이 탄탄한 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되 상업화에 따른 수익을 함께 향유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경영진은 국내외에서 유망한 업체를 탐색하다가 레졸루트를 주목했다.
과거 레졸루트 연구진들이 성장호르몬 치료제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갖춘 대목이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한독은 제넥신과 2010년대 초반부터 지속형 성장호르몬 신약 임상에 힘을 쏟았다. 연구·개발(R&D) 접점이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 신약 상용화를 둘러싼 공조가 용이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2019년 1월 한독은 관계사 제넥신과 함께 레졸루트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1250만달러(140억원)를 각각 집행해 전환우선주(CPS)를 125만주씩 사들였다. 여세를 몰아 같은 해 하반기에 118억원씩 추가 투입해 보통주 3448만2758주도 각각 매입했다. 2019년 말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이 62.2%를 기록하며 한독은 레졸루트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레졸루트를 겨냥한 투자는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았다. 2020년에 43억원을 들여 18만9472주를 확보했다. 이후 2021년(59억원)과 2022년(158억원) 잇달아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실탄을 납입했다. 다섯 차례에 걸쳐 한독이 레졸루트에 집행한 금액은 518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새 나스닥 주가 '20달러→1달러'
한독이 500억원 넘는 실탄을 투입했지만 레졸루트가 성과를 구현하려면 갈 길이 멀다. 선천성 고인슐린증 신약 후보물질 'RZ358'의 경우 올해 4분기 중으로 유럽에서 임상 3상을 시작한다. 먹는 방식의 당뇨성 황반부종 치료제 후보물질 'RZ402'는 지난해 12월 임상 2a상으로 진입했다.
연구가 길어지는 사이 레졸루트는 뚜렷한 수익원을 찾지 못했다. 투자 원년인 2019년 이래 해마다 영업손실을 시현했다. 지난해 97억원, 올해 상반기 61억원 등 지분법손실 역시 매년 이어졌다. 지분법손실은 한독 순손익에도 영향을 끼쳤다. 한독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020년 270억원 △2021년 33억원 △2022년 106억원으로 집계됐고 올해 1~6월에는 10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과 R&D 장기화 등은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0년 11월 나스닥 증시에 입성한 직후 레졸루트 주식은 20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최근에는 1달러 안팎에 형성돼 있다. 보유 주식을 처분해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독은 레졸루트를 해외 신약 개발 거점으로 설정하고 계속 협업하는 기조를 채택했다. 임상 중인 당뇨성 황반부종 치료제에 대한 한국 시장 판권을 한독에서 확보한 대목과도 맞물렸다. 상장 이래 한독이 보유한 레졸루트 지분율은 2020년 말 31.1%에서 올해 6월 말 16.14%까지 희석됐으나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동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피플 & 보드]'배당 창구' 코스트코코리아, 이사진 전원 '외국 국적'
- [보수위 톺아보기]출범 1주년 맞은 LS일렉트릭 보상위 '빛과 그림자'
- 베일에 가려진 임원 '보상기준'
- [피플 & 보드]10대그룹 총수일가 취임·승진, 미등기 사례가 '75%'
- [이슈 & 보드]카카오 투자·감사준칙 성패 좌우하는 '준법지원인' 면면은
- [Board Keyword]코오롱글로벌 이사진 화두 떠오른 '재무구조 개선'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배당논란' 홈센타홀딩스, 박병준 회장 '혈연' 중심
- [보수위 톺아보기]IS동서 권혁운 회장 '미등기' 7년간 100억 수령
- [2024 이사회 평가]LS에코에너지, 4개 영역 '1점대'…외부등급도 '미흡'
- [2024 이사회 평가]동원시스템즈, 이사진 활동 모니터링 체계 '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