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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한독]'건기식 강화' 기대 못미친 테라벨류즈③310억 투입 100% 지분 확보…영업권 손상, 극심한 실적 변동

박동우 기자공개 2023-11-09 07:35:44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10: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은 '토탈 헬스케어(Total Health-care) 기업'으로 진화하는 밑그림을 그리며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 강화도 염두에 뒀다. 이는 기능성 원료 테라큐민 제조에 특화된 일본 기업 '테라벨류즈(Theravalues)'를 인수한 배경과 맞닿아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총 31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실적 변동성이 극심한 탓에 영업권 손상이 발생했다. 한독 매출원 가운데 건기식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대로 미미한 실정이다.

◇'테라큐민 제조' 특화 일본업체

테라벨류즈는 2007년에 출범한 업체로 일본 도쿄에 본사를 뒀다. 식품 제조에 쓰이는 기능성 원료를 생산해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하는데 주안점을 맞췄다. 강황 주성분인 커큐민의 제형을 바꿔 체내 흡수율을 향상한 테라큐민(Theracurmin)이 대표적이다.

한독이 테라벨류즈에 투자한 건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신하는 행보와 맞물렸다. 경영진은 의약품 생산 본업 외에도 건기식, 진단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수익을 증대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2014년에 선보인 숙취해소제 '레디큐'는 창사 이래 처음 출시한 일반음료이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상에 부합했다.


레디큐에 강황 성분을 함유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수급하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한독이 2013년에 테라벨류즈와 공급계약을 맺은 이유다. 레디큐 제품이 시장 호응을 얻으면서 식품부문 사업에 탄력이 붙었고 테라벨류즈는 사업에 중요한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한독은 협력관계를 넘어서 테라벨류즈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2016년 12월에 테라벨류즈 지분 67.86%(2375주)를 인수하는데 213억원을 투입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테라큐민 원료 판권을 얻게 되는 만큼 국외 매출처를 넓히는 취지가 반영됐다.


◇장부가 '250억→170억'

자금을 집행하면서 관계사인 제넥신도 97억원을 들여 테라벨류즈 지분 32.14%를 사들였다. 이때 제넥신은 보유주식을 한독에 처분할 수 있는 주식 풋옵션도 함께 가졌다. 이후 2020년 풋옵션 행사를 계기로 한독은 제넥신이 갖고 있던 테라벨류즈 주식 일체를 97억원에 매입했다.

테라벨류즈를 인수한지 7년이 지났지만 실적 성장세가 미흡한 실정이다. 인수 이듬해인 2017년 6억원의 순손실을 시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에는 매출이 68억원, 순이익은 1억원에도 못 미쳤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률은 9.1%로 집계됐는데 작년 같은 기간의 22.2%와 견줘보면 13.1%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한독 본사의 식품 사업에 시너지를 내겠다는 기대효과도 구현하지 못했다. 한독 매출 가운데 컨슈머헬스 사업으로 거둬들인 수익 비중이 방증한다. 2018년 3.6%를 기록한 이래 △2019년 2.7% △2020년 1.7% 등으로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컨슈머헬스 사업 수익이 64억원에 그쳤다. 연간 매출 5366억원과 견줘보면 1.2% 규모에 불과했다.

테라벨류즈의 사업 부진은 한독이 보유한 지분 장부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2020년 말 소유지분 100%에 대한 장부가액은 251억원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말 한독은 보유주식 가치의 79억원 평가손실을 반영해 장부가를 172억원으로 인식했다. 47억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이 발생하자 기타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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