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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자본잠식' 세아STX엔테크, 김웅기 회장 사재로 475억 대여쌍용건설과 장기적 시너지 복안

이민호 기자공개 2023-11-09 07:38:51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2: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자본잠식에 빠진 세아STX엔테크 살리기에 팔을 걷었다. 김 회장이 사재로 대여한 금액은 475억원에 이른다.

그룹 지주사 글로벌세아뿐 아니라 세아상역과 태림페이퍼 등 그룹 계열사들도 자금지원에 동원됐다. 세아STX엔테크가 기존 금융권 차입을 대부분 상환하고 김 회장과 계열사로부터의 대여금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이익 회복이 대여금 회수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세아STX엔테크 순손실 지속…글로벌세아 유상증자에도 자본잠식

글로벌세아가 세아STX엔테크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은 2018년 7월이다. 세아STX엔테크는 STX중공업의 플랜트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신설된 회사로 환경·발전 분야 화공설비 등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이 주력이다. 글로벌세아는 건설사업 진출을 위해 세아STX엔테크 지분 100%를 취득하는 데 180억원을 썼다.


지난해말 기준 세아STX엔테크는 자본잠식 상태다. 수주를 확충하면서 매출액은 꾸준히 늘었지만 한정된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세아STX엔테크는 글로벌세아그룹 편입 이후 5년(2018~2022년)간 2020년(97억원)을 제외하고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폭이 컸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034억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780억원으로 주저앉으면서 자본잠식 상태로 전환했다. 자본금이 2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본잠식률은 490.1%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아STX엔테크의 재무적 위협은 금융권 차입으로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2020년까지 이어오던 무차입 기조를 2021년 포기했으며 지난해말 총차입금은 주로 은행에서 조달한 단기차입금 383억원과 종금사에서 조달한 사모사채 200억원을 더한 583억원까지 늘었다. 이중 그룹 계열사로부터 끌어온 자금은 태림페이퍼로부터의 100억원뿐이었다.

이 때문에 그룹 내 자금지원 책임은 그룹 지주사이자 모회사인 글로벌세아가 주로 졌다. 글로벌세아는 지분 인수 직후인 2018년 50억원(대여금 출자전환)에 이어 지난해 100억원을 세아STX엔테크에 유상증자로 투입했다.


◇김웅기 회장 475억 사재 대여…주력 계열사들도 자금지원 동원

하지만 올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그룹 내 자금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웅기(사진)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글로벌세아그룹 창업주인 김 회장은 글로벌세아 지분 84.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회장이 세아STX엔테크에 제공한 대여금 합계는 475억원에 이른다. 대여금액 측면에서 어떤 그룹 계열사보다도 많다. 지난 7월 45억원과 8월 60억원 등 올해 들어 꾸준히 자금을 공급했다. 지난해말 기준 세아STX엔테크가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차입금 총액(483억원)을 대부분 갚을 만한 금액이다. 심지어 김 회장의 대여금에 매겨진 금리는 연 4.60%로 글로벌세아(115억원) 8.30% 등 비슷한 시기 제공된 다른 계열사들의 대여금보다 낮다.

김 회장이 사재를 투입해서라도 세아STX엔테크 살리기에 나선 배경에는 건설사업 확장에 대한 열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해 12월 두바이투자청으로부터 쌍용건설 경영권을 인수했다.

글로벌세아가 15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아본데일인베스트먼트가 구주매입과 유상증자로 쌍용건설 지분 90%를 확보하는 형태다. 세아STX엔테크를 정상화해 장기적으로 쌍용건설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룹 주력 계열사들도 세아STX엔테크 살리기에 동원됐다. 의류제조업체인 세아상역이 지난달 합산 315억원을 대여했다. 금리는 225억원에 대해 5.308%, 나머지 90억원에 대해 8.30%가 매겨졌다. 세아상역의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이 38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세아STX엔테크 지원에 상당한 비중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세아상역의 완전자회사이자 골판지원지 제조업체 태림페이퍼는 세아STX엔테크에 대한 대여금을 지난해 100억원에서 올해 10월 200억원으로 증액했다. 금리는 5.308%다. 태림페이퍼도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이 370억원으로 세아STX엔테크 지원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이외에 글로벌세아가 7월 115억원의 대여금(금리 8.30%)을 제공했다.

세아STX엔테크는 김 회장과 그룹 계열사들로부터의 대여금을 운영자금과 기존 차입금 상환에 이용한다고 밝힌 상태다. 김 회장과 계열사들로부터의 대여금 합계는 1105억원이다. 세아STX엔테크는 기존 금융권 차입을 대부분 상환한 뒤 김 회장과 그룹 계열사 대여금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대여금 회수 여부는 세아STX엔테크 이익 턴어라운드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세아STX엔테크는 2021년 79억원, 지난해 1008억원으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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