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점검]글로벌 확장하는 젠테, 일본 찍고 동남아 공략 나선다②8월부터 해외 판매 본격화, EU 법인 설립해 비효율 최소화 추진
양용비 기자공개 2023-11-09 08:49:20
[편집자주]
팬데믹 시절 눈에 띄게 성장한 플랫폼 산업 중 하나가 '명품 이커머스’다. 면세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규모를 급격하게 키웠다. 명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 모험자본이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펀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더벨은 시장 핵심 플레이어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젠테가 글로벌 명품 커머스 플랫폼 파페치(FARFETCH)에 대항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내실 경영을 이어가면서 올해부터 해외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지난해 탄탄한 부티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브랜딩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글로벌 진출도 순항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확장의 첫 공략지로 일본을 선택한 젠테는 내년부터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6월 일본 진출, 현지 기업이 먼저 '러브콜'…"올해 1억엔 매출 목표"
젠테가 글로벌 확장의 신호탄을 쏜 곳은 패션 선진국 일본이다. 올해 6월 현지 대형 명품 직구 플랫폼 기업과 협약을 맺고 일본에 진출했다. 젠테는 현지 명품 직구 플랫폼과의 API 연동을 통해 100여개 부티크의 100만개 이상상품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진출은 젠테의 사무소나 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는 아니다. 플랫폼을 현지에 직접 론칭하지 않고 일본 명품 직구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을 택했다. 협업을 시작한 시기는 6월이었지만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시기는 8월이다.
젠테의 일본 진출은 현지 명품 직구 플랫폼 기업이 먼저 협업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젠테가 부티크 직소싱 비즈니스를 전개하면서 상품 경쟁력,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해당 강점을 기반으로 일본 명품 패션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일본 진출 이전 현지 고객의 론칭 문의도 많았다는 게 젠테 측의 설명이다. 일본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의 패션과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명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젠테에 대한 일본 고객의 관심도 높아졌다.
올해 일본 시장 매출 목표는 1억엔(한화 약 8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309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전체 전망이 500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첫 해외 진출 성과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일본에서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외형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젠테 관계자는 “해외 진출 첫 국가로 일본을 선택한 건 명품 시장이 한국 시장과 유사하기 때문”이라며 “현지에서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 일본에서 1억엔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동남아 영토 확장 '채비', 유럽 법인도 추진
젠테는 올해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추후에는 중동과 북미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동남아시아 시장 첫 공략지로 인도네시아를 택한 건 MDI벤처스와 협업하기 위해서다. MDI벤처스는 젠테에 베팅한 인도네시아 투자사다. 지난해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 참여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인 텔콤(Telkom) 그룹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텔콤 그룹은 가입자 1억6000만명 이상을 보유했다. 아시아 1위이자 세계 4위 통신 사업자로 뉴욕 증시에 상장한 그룹이다. MDI벤처스가 텔콤그룹의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젠테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공략 과정에서 우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젠테는 해외 시장 공략 과정에서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유럽 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유럽 부티크에서 상품을 소싱하면 한국 젠테 본사로 들여온 뒤 다시 해외에 배송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부티크들이 대부분 유럽에 모여있는 만큼 유럽 법인을 설립하면 이같은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 젠테 유럽 법인을 통해 상품을 소싱한 이후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현지로 곧바로 배송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을 거치지 않고 배송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올해 젠테는 유럽 내 부티크, 영업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ITCCK)의 회원사로 등록했다.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 가입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최초다. 이를 통해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내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젠테가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와 인연을 맺은 건 풍부한 부티크 네트워크가 한 몫했다. 유럽 내 부티크 한 곳에서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와의 가교를 자처했다.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 가입을 계기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네트워크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는 현지 톱티어급의 부티크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를 통해 유럽상공회의소까지 관계를 구축하면 도달하기 힘들었던 부티크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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